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최대주주 지위 내려놓겠다"…주가는 상한가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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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 "최대주주 지위 내려놓겠다"…주가는 상한가 마감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5.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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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주가, 전일 대비 29.84% 상승한 57만 원에 마감
홍원식 일가 지분 53.08%, 한앤코에 3107억원에 양도
경영 외부로 넘기고 쇄신키로…설립 57년 만
20년 넘도록 꾸준히 문제 일으켜…이미지 회복이 1순위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에서 자사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빚어진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8일 지분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남양유업은 상승 제한폭인 전일 대비 13만1000원(29.84%)오른 57만원으로  마감했다. 

남양유업은 이날 장 초반 13만1000원(29.84%)까지 치고 마감 때까지 계속 상한가를 유지했다. 

이는 남양유업의 매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오너 리스크 해소'에 따른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홍원식 전 회장, 고별사 보내며 떠났다

이날 홍원식 전 회장은 남양유업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오늘부터 저는 남양유업 경영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자 남양유업 가족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린다"며 고별사를 보냈다. 

홍 전 회장은 "사태 해결을 위해 회장직에서 내려왔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했으며 비대위 지배구조 개선 요청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투명하게 교체하겠단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회사 안팎의 따가운 시선은 피할 수 없었다"며 "제 노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고 설명하며 지분 매각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내부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회사의 가치를 올려 예전처럼 사랑받는 국민 기업이 될 수 있기를 바랄뿐"이라며 "이를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고심 끝에 저의 마지막 자존심인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를 포기하리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과 홍 전 회장의 부인 이운경씨, 아들 홍명식씨, 손자 홍승의씨 등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을 전부 한앤코19호 유한회사에 양도하기로 했다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했다.

한앤컴퍼니로 넘어가는 주식은 37만8938주이고, 매각 대금은 3107억 원이다.

남양유업 지분의 51.68%는 홍 전 회장이 보유 중이고, 오너 일가 지분을 합치면 53.08%에 이른다. 대금 지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8월 31일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 대금 지급이 이뤄지고 주식이 양도되면 남양유업 최대주주는 한앤컴퍼니로 변동된다. 1964년 창업한 남양유업은 57년 만에 오너 일가와 완전히 결별하게 됐다. 

28일 홍원식 전 회장은 남양유업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지분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28일 홍원식 전 회장은 남양유업 임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지분 매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말많고 탈많았던 오너가…소비자 마음 돌릴까

홍 전 회장과 일가의 퇴진은 오너의 지배력이 어느 기업보다 크고, 상명하복식 시스템이 만연해 '소통 없는 기업'으로 꼽혀왔던 남양유업의 오래된 문화에 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을 포함한 오너가의 사건 사고로 기업 이미지가 크게 흔들렸다. 

홍 전 회장은 1999년 남양유업 부하직원을 통해 병무청 징병관에게 1500만 원을 주고 아들 홍진석씨의 군입대를 제외시켜 병역비리로 불구속되기도 했다.

지난 2003년에는 충남 천안시에 남양유업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건설사로부터 13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대신 회장으로 취임했다.

소비자가 반감을 가지게 된 대표적인 사건은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이다.

당시 남양유업 본사 직원이 대리점 직원에게 폭언하며 물량 밀어내기(강매) 갑질을 했다가 적발되면서다. 하지만 남양유업은 진정성 있는 사과나 행동보다 변명하기 급급했다. 제품에서 남양유업 사명과 로고를 최대한 안보이게 배치하거나, ‘백미당’처럼 남양유업 사명과 로고를 아예 지운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는 식이었다. 

이밖에도 결혼이나 출산을 한 여직원을 계약직으로 전환시키는 등의 사내 성차별 논란, 홍보대행사를 동원한 경쟁업체 비방, 홍 전 회장의 장남 홍진성 상무의 외제차 임대 등 회삿돈 유용 의혹 등 남양유업과 관련된 사태는 대부분 오너가의 윤리의식 부재로 비롯된 문제들이었다. 

여기에 지난 3월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무리한 마케팅을 펼쳤고, 결국 홍 전 회장과 일가는 남양유업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는 등을 돌린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경영쇄신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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