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달러도 뚫은 '금'...얼마나 더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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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달러도 뚫은 '금'...얼마나 더 오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5.27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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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금값 온스당 1900달러 돌파
지난 1월 초 이후 처음
추가상승 여부는 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금 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금 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섰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섰다.

한 때 '디지털 금' 혹은 '금 2.0'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오히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미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보인 점,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이 금의 매력도를 더욱 높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리적 저항선인 1900선을 넘어선 금 가격이 향후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금이 상승 모멘텀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금, 온스당 1900달러 돌파...5개월만에 처음

26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온스당 1901.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 가격이 온스당 19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초 이후 약 5개월만에 처음이다. 

금 가격은 지난 4월부터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3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온스당 1600달러대에서 움직였으나 불과 두달만에 10% 이상 올랐다.

월별 기준으로 보더라도 5월에만 이미 7.6%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월간 최고 상승률이다.

금 가격이 5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보인 것과 관련해 크게 3가지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한 때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며 일부 낙관론자들 사이에서 금의 대체제로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대표적인 비트코인 지지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변심과, 각국 정부의 날카로운 규제 속에서 변동성이 극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 대체제로 여겨지던 비트코인이 휘청거리자 투자자들은 오히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이다. 

구겐하임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스콧 마이너드는 "가상화폐의 혼란스러운 가격 움직임이 투자자들을 금과 은 등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밀어넣고 있다"며 "돈은 가상화폐를 떠났고, 여전히 인플레이션 헤지를 원하는 이들로 인해 금과 은 시장은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국채금리 하락과 달러화지수 약세 역시 금 가격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56%까지 떨어졌는데, 이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1.70%까지 올랐던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미 국채금리의 하락세는 금 가격에는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 금의 매력도는 떨어지는 반면, 반대로 국채금리가 하락하면 금에는 호재가 된다. 

여기에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 역시 금 가격이 싸보이게 하는 효과로 연결된다. 

26일 달러인덱스는 장중 89.57선까지 떨어졌다. 전날에는 89.53까지 떨어졌으며, 이 역시 지난 1월7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금 추가 상승 여부..전문가들도 의견 엇갈려

금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900달러를 넘어섰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금 값의 상승세를 전망하는 이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금 값 상승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인 금이 각광을 받게 되는데,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금의 추가적인 상승세가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본격적인 상승추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FX엠파이어는 "최근 1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평선을 넘어섰는데, 이는 본격적인 상승 추세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금 값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미 경제 회복 기조에 따라 미 달러가 강세로 전환될 경우 금 가격에는 악재가 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특히 연준이 실제로 테이퍼링에 나설 경우 실질 금리 상승 및 달러 강세를 유도해 금의 추세적인 상승세를 제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당시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의 통화 부양책을 철회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금 값은 역사적으로 폭락한 바 있다. 

CNBC는 "연준 인사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일시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영향력이 있는 리처드 클라리드 부위원장이 정책 변화에 대해 이야기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인정함으로써 미묘한 기조 전환에 나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시장이 연준의 테이퍼링과 하반기 인플레이션 지속을 고민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정책이나 금리는 금 가격에는 불리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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