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도 '증설'...D램가 상승, 올해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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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도 '증설'...D램가 상승, 올해가 끝?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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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월 4.5만장 규모 D램 증설
SK하이닉스, 난야까지 모두 증설 발표
PC·서버·스마트폰 수요는 감소할 전망
증설 규모 적어 가격 상승 계속된다는 반론도
SK하이닉스의 3세대 10나노급 D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3세대 10나노급 D램. 사진=SK하이닉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잇단 D램 증설 소식에 지난 1분기 가격 상승을 시작한 D램 고정거래가격이 올 4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반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D램의 평균판매단가(ASP)가 전년 보다 17% 상승하겠지만 내년에는 올해 보다 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늘어나는 D램 캐파(시설투자)는 내년 초부터 수급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올 4분기 상승을 마지막으로 내년 1분기부터 D램  고정거래 가격하락이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내년엔 D램 수급은 올해 보다 여유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며 연평균 ASP는 10% 하락하고 시장 규모는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분석의 배경에는 최근 계속 발표되는 D램 생산시설 증설에 따른 공급증가량이 예상 수요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PC(19%), 서버(12%), 스마트폰(8%) 등 주요 세트 제품의 수요 증가율에 비해 내년도 증가율(PC -3%, 서버 5%, 스마트폰 4%)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교체 주기를 생각할 때 현재 IT제품 수요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마이크론과 난야, SK하이닉스의 증설 발표

수요증가율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D램 공급증가율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만 타이페이타임스와 포커스타이완 등 외신은 지난 24일 마이크론이 오는 6월 대만에 D램을 생산할 A3 공장을 착공한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웨이퍼 기준 월 5만~6만장 규모의 D램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마이크론 A3 공장 증설을 10나노미터(nm)급 4세대(1a)D램 생산을 위한 기술 확보 차원의 투자로 풀이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연말 극자외선(EUV) 공정을 활용해 1a D램을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3위 마이크론 역시 기술력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약 4000억 대만 달러(약 16조1400억원)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도 연구원은 “최근 마이크론의 기술적 성과가 경쟁사 대비 높다”며 “1αnm DRAM은 1z(10나노 급 3세대)nm에서 경쟁사 대비 부족했던 넷다이(Net Die)를 40% 가까이 늘려기술적 디테일이 매우 우수하다”고 말했다. 

넷다이는 웨이퍼당 생산 가능한 칩 수를 의미한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넷다이가 가장 높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뒤를 잇는다. 웨이퍼 한장으로 삼성전자가 더 많은 D램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미세 공정에서 앞선 탓에 이렇게 만들어진 D램은 전력 효율 등 성능에서 앞서면서 원가 경쟁력도 좋다. 

수요 따라 늘어나는 D램 공급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케펙스(설비투자) 중 일부를 올해로 당겨 올해 말 기준으로 셋업이 가능하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빠르게 늘어나는 D램 수요에 따라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의 90%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4위 업체인 대만의 난야테크놀로지(이하 난야)도 지난달 EUV를 적용한 D램 생산라인 증설을 발표했다. 

난야는 3000억 대만달러(약 11조9500억원)을 투입해 웨이퍼 기준 월 4만5000장 수준의 D램 생산공장을 2023년까지 완공하고 2024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말 시점에서 웨이퍼 기준 월간 D램 생산량은 삼성전자가 57만장, SK하이닉스가 37만4000장, 마이크론이 39만장 수준이다. 난야는 7만1000장수준이다. 시장 점유율은 삼성이 42%, SK하이닉스 30%, 마이크론이 24%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월간 웨이퍼 투입량을 기준으로 내년도 D램 생산량을 삼성전자 64만5000장, SK하이닉스 43만장, 마이크론 44만1000장, 난야 8만장 수준으로 예상했다. 

증설해도 가격 상승 계속될 수 있다는 반론도

반면 최근 발표된 증설 계획에도 슈퍼사이클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8년 9월 8.19달러였던 D램(DDR4 8GB)고정거래가격은 2019년 10월엔 2.81달러까지 떨어졌다. 수요를 공급이 넘어서면서 D램 가격하락은 장기간 계속됐다. 

가격 상승이 본격화된 건 지난 4월이다. 지난달 30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D램(DDR4 8Gb) 고정거래가격을 전달 보다 26.67% 오른 3.8달러로 집계했다. 

지난 1월 5% 오르며 D램 가격의 추세적 상승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는 지난 24일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계약가격이 올 3분기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난야나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증설은 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만한 규모가 아니다”라며 “난야는 니치마켓이고 마이크론이나 SK하이닉스의 투자는 기술 업그레이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D램의 미세공정이 10나노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10조원대 투자를 단행해도 시장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급량 증가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난야의 경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이 1% 수준에 그치는 점 등을 감안하면 증설에 따른 가격 변동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1a D램 생산에 대당 가격이 1500억~2000억원 수준인 EUV 장비가 쓰이면서 증설에 필요한 비용도 대폭 늘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웨이퍼 기준 월 4만5000장의 D램 생산을 위해선 최소 4~5대의 EUV 노광장비가 필요하다. 하나금융투자는 난야가 밝힌 11조9000억원의 투자 비용 중 4조원 이상은 건설 비용·인프라 장치·EUV 노광 장비에 투입되고 실제 반도체 생산을 위한 전공정과 후공정에 투입하는 예산은 6조원 내외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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