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리뷰 쓰면 ‘실형’…또다른 갑질 '악의적 별점 테러'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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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리뷰 쓰면 ‘실형’…또다른 갑질 '악의적 별점 테러' 해결책은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5.25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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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허위리뷰 작성자, 징역 10개월”
자영업자 “드디어 숨통 트여” 환호
악의적 별점 테러 문제는 여전
요기요·쿠팡이츠도 대책 마련 중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허위 리뷰를 작성한 A씨에 대해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허위 리뷰를 작성한 A씨에 대해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칼을 빼들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허위 리뷰’를 근절하기 위해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 결실을 거둔 것.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타 음식점으로부터 돈을 받고 허위 리뷰를 작성한 A씨에 대해 서울동부지방법원이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해당 판결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내려졌으나, 법원이 최근 업자 측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원심이 최종 확정됐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8년부터 리뷰를 조작한 업자들을 추적해 경찰에 고소했다. 리뷰 조작이란 실제 이용하지도 않은 음식점을 마치 실제 이용한 것처럼 가장해 음식점에 유리한 내용의 허위 후기, 평가 정보를 작성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에 징역형을 선고받은 A씨는 배달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들이 앱에 올라온 리뷰를 참고해 주문을 결정한다는 점에 착안해 범죄를 저질렀다. 다수의 음식점 점주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총 350회에 걸쳐 허위 리뷰를 작성했으며, 다른 허위 리뷰 조작 업자로부터 허위리뷰 작성을 위탁 받고 허위리뷰를 작성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이 허위리뷰 작성 업자에게 실형이라는 무거운 처벌을 내린 것에 대해 업계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허위 후기를 작성해 정식 재판에 회부되더라도 실형이 선고된 경우는 드물었다. 그러나 후기가 음식점 영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재판부도 후기 조작 행위가 다수의 음식점과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힌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자영업자들은 일제히 “다행이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소비자들이 음식을 주문할 때 가장 먼저 가게 리뷰가 얼마나 긍정적인지, 후기가 얼마나 많은지 등을 확인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사활을 걸고 고객들의 리뷰를 관리하지만 일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허위 리뷰’ 세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일이 잦았다.

때문에 그간 자영업자들과 배달앱 플랫폼들은 식당을 대상으로 한 허위 리뷰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74만 명이 넘게 가입해있는 국내 최대 규모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허위 리뷰’와 관련한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허위, 보복성 리뷰 때문에 스트레스다’, ‘허위리뷰 업체 이용하는 가게들 신고하는 방법 없냐’ 등의 내용이다.

한 자영업자는 배민의 이번 성과에 대해 호평하면서도 “이참에 리뷰 작업하는 업체, 자영업자들 다 잡아냈으면 좋겠다”며 “공정하게 거래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다른 자영업자 분들을 위해서라도 걸러낼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자영업자가 타 업체 사장이 본인의 가게에 별점테러를 남기기 위해 심부름 앱으로 사람을 모으고 있음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다. 바로 ‘별점 테러’ 또는 ‘악성 리뷰’다. 이는 음식점 이용 후 악의적으로 음식점에 별점 5점 만점 중 1점만 주는 행위로, 일부 고객들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별점 테러를 무기로 ‘갑질’을 하면서 문제가 됐다.

더 심각한 건 경쟁업체가 찾아와 주문한 뒤 ‘묻지마 1점’을 남기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이다. 강서구에서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최근 본인의 가게에 별점 테러와 함께 악성 리뷰를 남기기 위해 심부름 앱으로 사람을 모으고 있었던 경쟁업체를 제보로 알게 됐다.

당사자는 “경찰서도 다녀왔는데 직접 증거 모아 영업방해로 고소장을 내라고 한다”며 “너무 답답한데, 선배님들 조언 부탁드린다”고 커뮤니티에 호소했다.  

해당 내용은 한 심부름 고용 어플을 통해 경쟁업체가 ‘식사비+2만원’을 지급할 테니 해당 음식점에 별 최소(1점)를 남겨달라며 인원을 모집한 것으로, 악성 리뷰와 별 최소가 확인되면 일정 기간 리뷰를 지우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돈을 입금해주고 있었다.  

제보자는 경쟁업체와 직접 거래하면서 기록된 문자를 캡처해 당사자에게 전달했고, 당사자는 해당 캡처본을 증거로 경쟁업체에게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어 댓글에 “배민과 더불어 다양한 곳에 제보한 상태”라고 진행 상황을 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자영업자가 타 업체 사장이 본인의 가게에 별점테러를 남기기 위해 심부름 앱으로 사람을 모으고 있음을 알리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우아한형제들은 허위 후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후기 조작 행위를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별점 테러와 관련해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고, 내부적으로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신뢰 있는 리뷰 문화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요기요, 쿠팡이츠 등 타 배달앱 플랫폼들도 리뷰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쿠팡이츠의 경우, 권리침해 신고 제도를 통해 스토어의 명예나 초상권, 명예를 훼손했다는 판단이 들 경우 그 게시물을 임시로 게재 중단하고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요기요는 업계 최초로 ‘클린리뷰’ 정책을 도입해 주문과 결제까지 완료한 경우에만 리뷰 작성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밖에도 리뷰 신고 기능 및 이의 제기 창구 운영, CS 전담 대응팀 운영 등 사장님의 피해 방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요기요 관계자는 “실제로 반복해서 특정 상점을 공격하는 악의적인 리뷰에 대한 민원은 지금까지 발생한 적 없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리뷰 작성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사장님들이 매장 운영에 피해를 입으시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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