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② 게임업계 새로운 먹거리, '엔터와 메타버스의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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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대] ② 게임업계 새로운 먹거리, '엔터와 메타버스의 결합'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21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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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나이트·로블록스 등에 K팝 활용해 맞서
"메타버스는 K팝 콘텐츠 생산·판매·교류하는 공간"
'네이버·하이브vs카카오·엔씨' 대결 구도
넥슨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 준비 중
"대작 게임 매출 비중 줄이기 나서"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하이브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결합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 IT업계는 플랫폼 경쟁에서 밀리면 종속될 수밖에 없음을 경험했다. 차세대 플랫폼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국과 중국의 IT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 하드웨어부터 플랫폼,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준비 중인 한국 기업을 3편에 걸쳐 분석한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메타버스 플랫폼 선점을 위한 게임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페이스북의 호라이즌, 로블록스 등 미국의 글로벌 IT기업에 맞선 국내 업계의무기는 ‘K팝’이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업체들이 있다. 

미국 에픽게임즈가 만든 모바일 게임 ‘포트나이트’ 속 ‘파티로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가입자가 3억5000만명을 넘어섰다. 

네이버의 제페토와 로블럭스도 각각 2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아직 본격적인 메타버스 플랫폼 시장이 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게임을 제작·운영하며 쌓은 3D 캐릭터 생성과 콘텐츠 판매 등 운영노하우를 메타버스 구현에 적용하며 글로벌 게임사가 앞서가는 모양새다. 

콘텐츠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키움증권은 “팬덤과 커뮤니티 그리고 구독 경제 시스템의 구축 정도 등에 따른 소비 지속성이 높은 엔터테인먼트, 트레이닝, 교육 분야가 핵심 부가 콘텐츠로 성장할 것”이라며 “메인 콘텐츠인 게임 및 SNS와 생태계 구축의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메타버스 업계는 K팝의 영향력에 주목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IT기업 출신 경력직 개발자를 대거 채용한 것으로 알려진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는 이미 플랫폼 선점에 나섰다. 올해 초 하이브는 자사의 팬 플랫폼 ‘위버스’와 네이버의 ‘브이라이브(V라이브)’를 1년 내에 통합할 것이라 밝혔다. 

래퍼 트레비 스캇은 메타버스 플랫폼 '포트나이트'에서 공연했다. 사진=포트나이트
래퍼 트레비 스캇은 메타버스 플랫폼 '포트나이트'에서 공연했다. 사진=포트나이트

전세계 K팝 팬들은 위버스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고 교류한다. 양사는 브이라이브의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와 위버스를 결합해 팬 커뮤니티 플랫폼 운영에 있어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3일 네이버와 위버스컴퍼니의 플랫폼 통합을 위한 기업결합 건에 대해 경쟁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내 메타버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위버스와 브이라이브 통합 이후의 수순이다. 통합 위버스 플랫폼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것은 아니지만 네이버의 제페토에서는 이미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아이돌 그룹이 활동 중이다. 

제페토의 MZ세대 이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옷이나 헤어스타일을 반영한 아이템을 직접 만들어 사고 판다. 이를 통해 한달에 300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는 사용자도 생겨났다. 

2억명의 제페토 이용자 중 90%가 해외 이용자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가 추후 제페토를 위버스 통합플랫폼과 연계해 K팝 팬들을 위한 상품판매, 팬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활용할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유튜브에서 알 수 있듯 창작자가 수익을 얻어가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고 더 많은 이용자가 몰리면서 창작자 수익이 커지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며 “K팝을 활용해 자체 뮤비나 굿즈, 아이돌 관련 아이템 등을 거래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유뷰트와 다른 특성으로 K팝 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네이버에 맞서는 카카오·엔씨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K팝은 국내 시장을 넘어설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라며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에 이어 요즘은 북미에서도 K팝이 소구력을 가진 소재”라고 말했다. 

엔터업계가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에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게임업계 역시 게임이 아니라 K팝 팬들의 활동 공간으로서 메타버스에 접근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이브와 네이버에 맞서 엔씨소프트는 카카오와 협력하는 모양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월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공개했다. 유니버스는 아바타의 자유도를 높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유니버스에 진출한 K팝 아티스트들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체 뮤직비디오와 화보를 촬영한다. 여기에 그룹 오마이걸·위아이·크래비티가 각각 출연하는 오리지널 예능 시리즈 3편도 지난 4일 공개됐다.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와 보이그룹 드리핀도 최근 '유니버스'에 합류했다. 사진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와 보이그룹 드리핀도 최근 '유니버스'에 합류했다. 사진=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울림 엔터테인먼트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 “엔씨소프트는 현재 유니버스가 기업 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없다”면서도 “카카오 소속 아티스트들을 포함한 16개팀의 입점, 멜론 계정 연동을 통한 연계 시너지 등 의미 있는 기업가치로 격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 업체 매출액 1위인 넥슨 역시 메타버스 플랫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지난 3월 넥슨은 9가지 신규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대규모 특별 수시 채용을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넥슨이 공개한 신규 프로젝트 중 ‘MOD’와 ‘페이스플레이’를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추정하고 있다. 

넥슨에 따르면 이들 프로젝트는 각각 게임메이킹 플랫폼, 신개념 놀이 플랫폼이다. 넥슨은 MOD는 기존의 게임 개발 경계를 허무는 시도라고 소개했다. 페이스플레이는 딥러닝과 비전컴퓨팅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반응형 진행과 연출 시스템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대작 게임에 치중하는 수익 구조는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매출에 큰 영향을 준다”며 “여전히 본업은 게임이지만 엔터를 활용한 신영역 구축 필요성은 분명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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