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시대] ① 가상현실 뒷받침할 K-'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
상태바
[메타버스 시대] ① 가상현실 뒷받침할 K-'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21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플랫폼 구현 위해 하드웨어 기술 필요
메타버스 세상을 구현할 반도체 기술
메타버스가 디스플레이 산업 변화 주도
AR용 OLEDoS 기술로 중국과 격차 유지
한국 기업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현에 필요한 하드웨어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가상·초월(meta)과 세계·우주(universe)의 결합을 뜻하는 메타버스(Metaverse)가 차세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이 등장한 후 IT업계는 플랫폼 경쟁에서 밀리면 종속될 수밖에 없음을 경험했다. 차세대 플랫폼 주도권 확보를 위해 미국과 중국의 IT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가오는 메타버스 시대, 하드웨어부터 플랫폼,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메타버스 시장의 주도권을 넘겨주지 않기 위해 준비 중인 한국 기업을 3편에 걸쳐 분석한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한국 기업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현에 필요한 하드웨어 기술 개발에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미국 게임업체 로블록스 등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만 하드웨어 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할 수 없다. 

기술적 측면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의 가장 밑단에는 현실을 그래픽으로 재구현한 가상세계를 실시간으로 운영해줄 데이터센터와 서버가 있다. 메타버스 세계관 속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버추얼 휴먼(가상인간), AI 아이돌, NPC(Non Player Character) 등이 실제 사용자의 아바타와 교류한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이용자들의 상호작용을 모두 그래픽으로 처리해야 하는 만큼 메타버스 구현을 위해선 대규모 데이터의 빠른 처리가 필수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의 컴퓨터에서는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 고성능 CPU와 GPU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요구한다. 

메타버스 세상을 구현할 반도체 기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와 그래픽 D램(GDDR)을 출시한 후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D램 인터페이스인 ‘컴퓨터인스플레스링크(CXL)’ 기반 D램을 개발해 주요 글로벌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업체와 협력을 진행 중이다. 

기존 기술로는 D램의 용량을 늘리는데 물리적 한계가 있었다. 서버용 플랫폼의 경우 CPU 한 개에 DDR 인터페이스의 D램 모듈 16개를 탑재하는게 최대치였다. (가정용 PC는 4개.) 인터넷데이터센터 내 공간은 한계가 있다.

삼성전자의 CXL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DDR 인터페이스에 더해 메모리 용량을 TB급(1000GB바이트)까지 늘릴 수 있다. CPU와 GPU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데이터센터 내 공간 활용도를 대폭 늘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데이터센터의 공간효율과 전력효율을 높이기위한 ‘I-Cube’ 기술 역시 메타버스 시대의 본격적인 개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삼성전자의 고유 기술이다. I-Cube는 4개의 고대역폭메모리와 GPU, CPU 등 로직반도체를 하나로 묶는(패키지) 기술이다. 

서로 다른 반도체를 하나의 패키지에 배치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고 반도체 면적은 줄였다. 삼성전자는 같은 패키지에 탑재하는 HBM의 수를 6개, 8개로 늘리는 기술은 연구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HBM의 강자다. 지난해 10월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DDR5 D램을 출시했다. 이전 세대인 DDR4의 전송속도(3200Mbps) 보다 최대 1.8배(4800~5600Mbps) 빠른 제품으로 전력 소비 역시  20% 줄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제품 신뢰성을 대폭 개선하고 전력 소모가 줄어들면서 DDR5가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비용을 절감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버스가 디스플레이 산업 변화 주도

글로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산업을 주도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역시 메타버스 시대에 주목받는 기업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1에서 “전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이 메타버스라는 변곡점을 맞고 있다”며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을 넘어 온라인과 디지털을 통한 모든 행동과 생활양식이 넓은 의미”라고 정의했다.

최 사장은 “앞으로 OLED를 비롯해 QD, OLED 등 다양한 자발광 기술을 발전시켜 관련 산업을 이끌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이 메타버스를 구현할 주요 도구로 꼽히면서 디스플레이업계 역시 관련 기술과 제품을 공개하며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가상 공간의 현실감을 더해주려면 해상도가 높은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 VR은 헤드셋 등 기기를 착용해야 하지만 AR의 경우 디스플레이 기술력 자체로 추가 기기 없이 구현이 고해상도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  

최근 디스플레이업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추가 기기 없이 메타버스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AR의 대중화다. 자발광 OLED를 활용하면 스마트폰 등 주변기기에서는 물론이고 자동차, 빌딩, 지하철에서도 메타버스를 체험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SID 디스플레이위크 2021'에서 AR용 OLEDoS(OLED On Silicon)를 선보였다. 유리 기판을 활용하는 기존 OELD와 달리 OLEDoS는 실리콘 기판을 활용해 해상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LG디스플레이가 공개한 AR용 0.42인치 OLEDoS는 현존하는 AR 디스플레이 중 최고 수준 해상도와 휘도(발광체 단위 면적당 밝기)를 구현한다. OLEDoS를 활용하면 안경 등 소형제품에서도 AR을 체험할 수 있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구현이 가능해진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가 OLED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중인 상황에서 OLEDoS는 중국과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유망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주도권에 더해 하드웨어 리더십 이어가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로블럭스, 텐센트 등 세계적 IT기업들이 메타버스 플랫폼 선점을 위해 경쟁 중이다.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는 이 같은 치열한 경쟁에서 한국 기업의 주도권을 지킬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페이스북과 MS와 경쟁해 한국 기업이 글로벌 플랫폼을 마련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어느 플랫폼이 트렌드가 돼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품 수요는 늘어난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자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고성능메모리 반도체와 AR·VR 용 디스플레이 패널 소비도 늘어난다. 최악의 경우 미국이나 중국 IT업체의 플랫폼 영향력이 막강해져도 하드웨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키움증권은 "메타버스를 현실과 이어주기 위한 AR·VR기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3D세계 구현을 위한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