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리는 국내 카드업계…동남아 시장서 '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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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눈 돌리는 국내 카드업계…동남아 시장서 '격전'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5.18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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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4개국 진출…은행과 함께 진출해 시너지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태같은 지정학적 리스크 대비해야
"해외 진출 분산해서 리스크 완화하는 방법 가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가 점점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할부금융이나 리스 등과 함께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는 현재 총 10개국에 진출했거나 진출 예정이다. 진출 국가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신남방 지역이 많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남방 쪽은 상당히 한국에 우호적"이라며 "국내 금융회사들이 글로벌에서 현지화할때 가장 많이 진출하는 곳이 동남아인데 주로 은행이 들어갈때 카드사도 같이 들어가는 방식을 쓴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카드는 은행 비즈니스의 한 분야이기 때문에 은행계 카드사가 비은행계보다는 유리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자료=각 사 취합
자료=각 사 취합

신한 4개국·KB국민 3개국 진출…해외 현지법인 없는 회사도

가장 많은 해외지사를 둔 카드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카자흐스탄, 미얀마에 법인을 두고 있다. 서 연구원은 "신한카드의 경우 은행과 함께 베트남에 진출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며 "은행과 카드가 시너지를 거둬서 현재는 외국계 카드사 중 리딩 사업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많은 것은 KB국민카드로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영업 중이다. KB국민카드는 미얀마에도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정식 법인은 아니기에 영업은 하지 않고 당국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해외진출이나 신규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오고 있다"며 "올해는 기존에 나가있는 캄보디아와 지난해 진출한 인도네시아, 올해 초 태국까지 세 곳의 해외 법인들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정상궤도에 연착륙시키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필리핀과 싱가포르, 일본 등 3개국에서 해외 카드 매입 업무 라이선스를 취득할 예정이다. 카드 매입 업무는 이용자가 카드를 결제하고 나면 가맹점이 카드사에 결제대금을 청구해 받을 수 있도록 매입사가 카드 매입전표를 수거하고 정리한 뒤 카드사에 이를 제출하는 것을 말한다. 

비씨카드의 경우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해있는 상태로 곧 베트남 진출을 앞두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29일 베트남 내 POS 단말기를 유통하는 와이어카드베트남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베트남 카드결제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와이어카드베트남은 베트남 주요 은행과 전자결제 사업자 40여 곳에 결제 단말기를 공급 중이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분 인수 계약이 완료됐으며, 실제 지분 인수를 위한 대금 정산과 지분 이전은 3분기 내로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롯데카드와 우리카드가 각각 베트남과 미얀마에 진출해 있다. 롯데카드의 경우 지난 2017년 베트남의 소비자금융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의 지분 100%를 인수하고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을 설립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테크콤 파이낸스의 경우 우량한 재무구조에 비해 영업이 부족해 롯데카드가 지분을 인수해 영업을 시작했다"며 "지금은 투자단계라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지만 빠르면 3~4년 이내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을 했지만 지금은 철수하고 재고려 중인 회사도 있다. 삼성카드는 2002년부터 운영하던 미국 사무소를 지난 3월 철수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신남방국가 등 성장성이 높은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해외진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 베트남 금융사 FCCOM 인수를 포기함으로써 첫 해외진출이 좌절됐다. 

각 나라마다 영업환경 달라…지정학적 리스크도 고려해야

다만 일각에서는 수익 다각화만을 위해 해외 진출에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각 나라마다 규제와 영업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에 맞춰서 사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미얀마에 진출해있는 신한카드와 국민카드, 우리카드의 경우 쿠데타로 인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파견된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환경이나 주거 상황을 시시각각 보고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위험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 연구원은 "해외 진출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인 것은 분명하다"며 "전세계 선진 은행들도 해외 진출할 때 리스크를 감수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나라에 투자함으로써 해외진출에 대한 리스크를 완화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본적으로 한국은 규제가 심해 총자산순이익률(ROA)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낮은 편"이라며 "그에 비해 해외에 나가면 마진이 국내에 비해 3~5배가량 높다 보니 해외 진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금융 경쟁력은 선진국 내에서는 높은 편이며 특히 서비스 부문이 강하다"며 "그래서 최근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이 해외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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