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인기 시들? 넷플릭스 구독자 감소...토종기업도 힘 못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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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인기 시들? 넷플릭스 구독자 감소...토종기업도 힘 못써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1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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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넷플릭스 월간 활성 이용자 61만명 줄어
1분기에도 가입자 증가폭 예상치 밑돌아
"넷플릭스 만 아니라 OTT서비스 전반 이용률 줄어"
"콘텐츠 수급 차질, 야외활동 증가 등 복합적 원인" 의견도
영과관을 찾는 관객이 줄면서 OTT업계 역시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CGV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넷플릭스 구독자와 월간활성화 이용자수가 감소하는데도 국산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가 반사이익을 누리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자금력이 부족한 국산 OTT의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내 OTT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특정 업체만이 아니라 OTT 서비스 전반적으로 이용시간이나 활성 이용자수가 조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정확한 시청 시간이나 구독자 증감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며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거 같다”고 말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에이웍스는 지난 17일 넷플릭스 지난 4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가 991만명으로 전월 대비 61만명 줄었다고 집계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2월 한국에 서비스 중인 OTT 서비스 중 유일하게 월간 활성 이용자수가 1000만을 돌파한 바 있다. 이는 나머지 국내 OTT 서비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를 모두 합친것과 비슷한 규모다. 

왓챠 관계자는 "OTT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 사업은 다 계절적 영향이 있다"며 "원래 이시기가 비수기인데 지난해 코로나로 외부활동이 억제되며 생긴 특수로 기저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개봉 직후 영화 등을 주로 취급하는 OTT는 영향이 있겠지만 왓챠는 구작과 다양한 해외시리즈를 독점 공급하면서 당장 영향이 큰 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넷플릭스 신규가입자는 398만명으로 4년만에 가장 적었다. 통상 1분기는 추운 날씨로 실내활동이 늘면서 OTT 신규 가입자가 가장 많은 시기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이 시기에 6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적이 시장 예상치의 절반에 그친 셈이다. 

넷플릭스를 떠나는 이유는...콘텐츠? 구독 피로?

넷플릭스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신규 가입자외에 우리가 발표한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가입자의 증감이나 월간활성화 수 등은 모두 외부 기관이나 업체의 조사를 바탕으로한 자료라는 설명이다. 외부자료를 기반으로 구독자의 변화 등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다는 게 넷플릭스의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작’ 콘텐츠의 부족, 구독피로 등이 넷플릭스 구독자 감소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제 ‘넷플릭스에서 볼만한 콘텐츠는 다봤다’는 구독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지난 14일 공개한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 정리사입니다'를 비롯해 '고요의 바다', 'D.P.', '마이네임', '오징어 게임',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킹덤: 아신전',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등 넷플릭스 한국 시리즈와 '카터' 및 '모럴센스'(가제)의 넷플릭스 한국 영화까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콘텐츠 공개 일정을 말하긴 어렵지만 장르를 망라한 K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OTT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콘텐츠 수급에 있어서 넷플릭스는 어떤 OTT보다 경쟁력 있다”며 “콘텐츠 수급이 어려운건 나머지 업체들도 다 마찬가지 상황에서 오히려 자본력이 있는 넷플릭스가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콘텐츠...영화관·OTT·IPTV 모두 걱정

영화관과 OTT는 물론이고 인터넷TV(IPTV)까지 미디어업계에서는 영화와 드라마 등 콘텐츠 공급량이 코로나19 이전 보다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드라마나 영화는 시나리오 작업과 기획 등을 포함해 최대 3~4년이상의 제작 기간이 소요된다. 

콘텐츠 배급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콘텐츠 제작단계에서 미뤄지는 작품들이 많다”며 “지난해와 올해 나온 작품들은 이미 코로나 전에 작품 제작이 마무리단계까지 진행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의 경우 상영관을 잡기 어려워지면서 사실상 제작을 중단한 경우가 많다. 국내 극장 점유율 1위인 CGV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직전년도 보다 70%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전까지 영화 배급사는 극장 상영이후 주문형비디오(VOD)로 공급해 추가 수익을 창출했다. 

영화 수입·배급업계 한 관계자는 “영화관에 걸리면 반응이 좋으면 몇개월까지 계속 상영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OTT의 경우 판권을 한 번에 판매해 그 이후에 몇명이 보더라도 추가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SF영화인 ‘승리호’의 경우 240억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됐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며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넷플릭스가 310억원에 판권 전체를 구매한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관 한국OTT포럼 이사는 “승리호가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1000만 관객을 확보했을 것으로 본다”며 “OTT로 직행하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IPTV와 OTT쪽에서 모두 콘텐츠 공급량 자체가 줄면서 VOD를 수급하는게 쉽지 않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제작환경 때문에 공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도 문제...숏폼이 대안되나

국내 OTT업계에서는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OTT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OTT서비스 시청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이게 일시적인지 추세적인 현상인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한다”며 “줄어든 이유도 콘텐츠 부족, 구독피로, 야외활동 증가 등 다양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명확한 이유를 알기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외부 콘텐츠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구독자 확보를 위해 OTT업계가 공을 들이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오리지널콘텐츠는 OTT업체가 자체 제작하는만큼 수급 시기나 제작편수를 조절하는 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일각에서는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숏폼’ 콘텐츠에 주목하기도 한다. 최근 유튜버 진용진이 기획한 ‘머니게임’의 경우 에피소드 영상 조회수가 평균 400만회를 넘어섰다. 지난해 ‘가짜 사나이’ 이후 다시 한 번 유튜브 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짜사나이’는 유튜브 공개 이후 왓챠와 카카오TV에서 방영됐다. 업계에서는 가짜사나이 영향을 받아 채널A가 제작한 예능 ‘강철부대’도 성공을 거두며 머니게임 역시 또 다른 종편 예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 11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 ‘강철부대’ 8회는 시청률 5.9%(채널A·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특히 20~49세 시청자 시청률은 3.25%로 지상파를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 1위에 올랐다.  

웨이브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의 인기는 사실 최근의 일이 아니”라며 “머니게임이나 가짜사나이의 인기가 높지만 OTT와 겹치는 영역이 아니라 숏폼이 대체재가 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유튜브에서 별도 비용 지불없이 볼 수 있는 숏폼 콘텐츠가 유료 OTT서비스 구독을 취소하는 이유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국내 OTT업계 관계자는 "일단 사용자가 줄어드는 현재의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우선 지켜봐야 한다"며 "콘텐츠 공개 일정에 따라 구독자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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