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인플레 우려에 IPO·스팩 시장도 얼어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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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인플레 우려에 IPO·스팩 시장도 얼어붙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5.15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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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IPO·SPAC 중대한 위기 직면
일부 IPO 기업들, 일정 연기하기도  
글로벌 증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IPO 및 SPAC 시장 역시 위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증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IPO 및 SPAC 시장 역시 위기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호황기'를 맞이했던 기업공개(IPO) 및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열풍이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점이 성장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IPO나 스팩 열기 역시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년간 막아내지 못했던 미국의 IPO 시장이 이제 과속방지턱에 부딪혔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주식시장이 정체되자 최소 3개 회사가 그들의 IPO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의 에디 몰로이 미주지역 주식자본시장 공동헤드는 "변동성이 거래를 더 어렵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IPO 열풍은 대단했다. 딜로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168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였다.

올해에는 현재까지 이미 1580억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의 열기를 넘어서는 듯 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는 것이 이 언론의 분석이다. 

유명 배우인 제시카 알바가 공동 창업한 회사로 유명한 생활용품업체 어니스트컴퍼니는 지난 5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거래 첫날 공모가(16달러) 대비 44% 급등한 23달러로 거래를 마감했지만, 이후 주가가 줄곧 하락하며 14일 종가 기준 15.97달러로 공모가 아래로 내려앉았다.

데이팅앱 운영사 범블 역시 이번주 26% 주가가 빠지며 역시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국내기업인 쿠팡 역시 화려하게 뉴욕거래소에 데뷔했으나, 13일 32달러까지 떨어지며 공모가(35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14일에는 다시 주가가 회복하면서 공모가를 넘어섰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코인베이스는 신주를 발행하는 일반 공모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공모가가 존재하지 않고, 나스닥에서 정한 준거 가격이 기준가가 된다. 코인베이스의 준거가격은 250달러였고, 상장 첫날 주가는 준거가 대비 31% 오른 328.28달러로 거래를 마감한 바 있다. 현재 주가 수준은 258달러로 데뷔 첫날 주가 수준을 한참 밑돈다. 

딜로직에 따르면, S&P500 지수가 올해 이후 지난 13일까지 9.5% 상승한 반면, 올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은 그들의 공모가 대비 2.1%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과 유사한 성격의 성장주들이 몰려있는 나스닥 지수의 경우 올해 이후 13일까지 1.8% 상승에 그친 바 있다. 

SPAC 시장은 더 어렵다. 5월 현재까지 13개사가 스팩 합병 상장에 나섰는데, 그 중 IPO 가격을 상회하고 있는 기업은 단 한 곳 뿐이다. 

티로프라이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릭 델로스 레예스는 "우리는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IPO와 SPAC 시장의 홍수를 겪었고, 이 때에는 성과가 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정말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인기가 없는 어려운 시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WSJ은 "일부 투자자와 업계 전문가들은 다음 주가 IPO 열풍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스웨덴에 본사를 귀리우유 업체 오틀리그룹AB,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퀘어스페이스의 IPO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IPO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재차 높아질 수 있는 반면, 이들의 계획이 연기되거나 차질이 발생한다면 IPO 시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누버거 버먼의 팀 크리든 글로벌 주식 리서치 헤드는 "모든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것이 바로 인플레이션"이라며 "인플레이션 문제가 그리 빨리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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