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머스크, 천재 기업가는 어쩌다 신뢰를 잃었나
상태바
[Who is] 머스크, 천재 기업가는 어쩌다 신뢰를 잃었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5.14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YT "머스크는 믿을 수 없는 서술자" 비판
FT "세계적인 천재는 왜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을 이제 알았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량 구매시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밝힌 후 많은 투자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량 구매시 비트코인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밝힌 후 많은 투자자들이 분노하고 있다. 사진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한 때 '천재'로 불리고, 무려 50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며 선망의 대상이 됐던 인물이지만, 순식간에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그간 다양한 이슈에서 오락가락 행보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던 중에 비트코인에 대해 순식간에 말을 바꾸면서 암호화폐 시장을 충격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 상에서는 'Don't Buy Tesla'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으며, 테슬라 차량 계약을 취소한 영수증을 경쟁하듯 인증하는 등 머스크를 향한 분노가 달아오르고 있다. 

선망의 대상이던 천재 기업가...잦은 말 바꾸기에 신뢰도 바닥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머스크는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주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팬실베이니아대에서 물리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후 스탠버드대 응용물리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인터넷 열풍이 일어나자 학업을 중단하고 인터넷 결제업체 '페이팔'을 만들었다.

엄청난 성공 이후 페이팔을 매각한 머스크는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와 전기차 선두업체인 테슬라를 창립해 또다른 '혁신'을 일으켰다. 

잇단 성공으로 '천재적 사업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엄청난 부와 인기를 끌던 머스크가 순식간에 '사기꾼'으로 전락했다. 

비트코인을 두고 말을 바꾼 것이 '천재'에서 '사기꾼'으로 180도 다른 평가를 이끌게 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는 믿을 수 없는 서술자(narrator)일 수 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지난 2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면서 비트코인을 차량 구매 결제 수단으로 허용하겠다고 언급하는 등 비트코인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으며 비트코인 고공행진의 일등 공신이 됐던 머스크.

불과 3개월만인 지난 12일 머스크는 돌변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한다"며 비트코인의 결제 허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허용한 것은 기업들이 비트코인을 수용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장기적인 호재로 인식됐다.

포문을 열었던 테슬라가 갑자기 돌변하니, 비트코인 가격은 폭락했고, 투자자들의 분노는 치솟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적인 천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 모두가 알고 있던 비트코인의 환경 문제를 알아차리는데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머스크가 말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위터 상에서 자신을 '도지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자처하던 머스크는 최근 새터데이나잇라이브(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은 사기"라고 말했다.

물론 이것은 가벼운 농담이었지만, 방송 직후 도지코인 가격은 무려 35% 폭락했다. 도지코인 투자자들에게는 마냥 가볍지만은 않았던 농담이었던 것이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ull Self-Driving) 서비스와 관련해서도 수시로 말을 바꿨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해 말까지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말했고, 이것을 올해 초로 미뤘다가, 다시 2분기 중 출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달에는 "5월 출시가 확실하다"고 말했지만, 막상 5월이 되자 지난 12일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릴 것"이라며 또 말을 바꿨다. 

지난해 '테슬라 배터리데이'에서 머스크가 3년 안에 2만5000달러짜리 전기차를 내놓겠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미 언론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NYT는 "머스크는 종종 예상보다 오래 걸리거나 결코 도착하지 않는 혁신을 약속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언급했으며, CNN 역시 "머스크가 약속을 이행할 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NYT "발표 전에 비트코인 팔았는지 7월에 지켜볼 것"

머스크는 말만 바꾼 것이 아니다. 15억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고, 이후 비트코인 가격을 띄우는 데 상당한 공(?)을 세웠으나, 정작 테슬라는 비트코인 매도로 지난 1분기 1억100만달러(약 110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당시 머스크는 "테슬라는 대차대조표에 현금을 보유하는 대안으로 비트코인 유동성을 입증하기 위해 (비트코인) 보유 지분의 10%를 팔았다"면서 "나는 내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자꾸 말이 바뀌는 머스크를 두고, 미 주요 언론들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 

NYT는 "왜 지금일까?"라며 "테슬라나 머스크가 (비트코인의 결제수단 허용 중단) 발표 전에 비트코인을 팔았을까"라고 되물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한 성명에서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 것"이라며 "채굴 과정이 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되는 즉시 거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언론은 "오는 7월 2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최근에 거래가 성사됐는지 지켜보겠다"며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할 때 직전이나 직후의 모든 조치는 면밀히 검토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의 결제수단 허용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에너지의 1% 이하를 사용하는 다른 가상화폐를 대안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는데, 13일 도지코인의 효율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결제수단 허용 중단과, 도지코인의 효율성이 같은 시점에 언급되면서 사실상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한편 머스크의 언급에 암호화폐 시장의 대장 격인 비트코인이 휘청거리면서 암호화폐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UBS의 폴 도노반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만일 한 사람이 소비력을 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면 화폐의 기준인 '안정적인 가치 저장'은 충족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