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웃었다” 백화점 '빅3'…1Q 호실적, 2분기도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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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웃었다” 백화점 '빅3'…1Q 호실적, 2분기도 이어질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5.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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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에·루’ 다 있는 신세계, 명품에 집중
롯데, 니치 향수 수요 증가에 브랜드 유치
현대, 체험 공간 넓혀 제 2의 ‘더현대’ 꿈꿔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2021년 1분기 실적이 모두 개선된 가운데, 2분기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백화점 3사의 2021년 1분기 실적이 모두 개선된 가운데, 2분기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현대백화점에 이어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까지 국내 백화점 3사 모두 올해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부진을 털어내 ‘함박 웃음’을 지었다.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시지 않아 다시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럼에도 백화점들은 각자의 경쟁력을 살려 2분기 준비에 한창이다. 

명품 덕에 살아난 신세계, ‘VVIP’ 적극 모시기

12일 신세계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45.5% 성장한 1236억 원, 매출은 10.3% 성장한 1조3200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특히 이번 영업이익은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결과로, 신세계는 올해 연 누계 실적도 지난 2019년에 이은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국내 백화점 매출 1위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백화점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인 823억 원으로 전년 1분기에 비해 198.3% 성장했다. 매출 역시  49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샤넬)·에(에르메스)·루(루이비통)'를 모두 보유한 곳으로, 해외에 가지 못한 고객들의 보복소비 수요가 명품으로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온라인몰 SSG닷컴과 손잡고 신선식품, 가전 카테고리를 제외한 신세계백화점 전체 상품 52만 여 종을 무료로 배송, 반품하는 ‘백화점 배송·반품 ALL 프리패스’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로 했다. 쓱닷컴 내 신세계백화점몰 이용 고객은 무제한으로 무료 배송을 누릴 수 있고, 단순 변심에 따른 무료 반품은 월 10회까지 가능하다. 특히 명품까지도 무료로 배송, 반품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초우량고객(VVIP) 고객을 대상으로 고가 브랜드 매장에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는 ‘명품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 VIP 가운데 연간 구매금액이 1억 원 이상인 다이아몬드 회원과 최상위 999명인 트리니티 회원에게만 제공된다.

플래티넘(연간 구매금액 4000만 원 이상), 골드(2000만 원 이상), 블랙(800만 원 이상) 등 다른 VIP 고객은 이용할 수 없어 그야말로 ‘초 VIP’를 위한 서비스다. ‘샤·에·루’ 중 샤넬과 에르메스를 제외한 루이비통·구찌·디올·프라다·고야드·카르티에·몽클레르 등 유명 고가 브랜드의 매장에 줄을 서지 않고 들어갈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은 주요 VIP 고객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2021년 1분기 실적. 자료=각 사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의 2021년 1분기 실적. 자료=각 사

롯데쇼핑 중 유일 성장 롯백, ‘니치 향수’에 집중

롯데쇼핑은 올 1분기 매출이 3조8800억 원, 영업이익 618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은 4.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8.5% 늘었다. 순손실은 406억원으로 적자 폭이 지난해 1분기 433억원보다 축소됐다.

사업부문 별로는 백화점의 매출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백화점은 올 1분기 매출 6760억 원, 영업이익 103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국내 백화점의 경우, 해외명품 및 생활가전 상품군의 매출 성장세 지속, 패션 상품군의 매출 회복세에 힘입어 기존점이 18.1% 신장했으며, 매출 호조 및 판관비 전년 수준 유지에 따라 영업이익도 증가했다.

해외 백화점 역시 전년 동기 코로나19 기저 영향으로 기존점 매출이 고신장 했으며, 중국 구조조정 비용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흑자전환 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당분간 니치향수 브랜드 유치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로 지난해 롯데백화점 니치 향수 매출은 전년 대비 21% 신장했으며, 올해 1~4월에는 61%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고가 선물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1일부터 일주일간 평균 가격대가 30만 원 이상인 니치 향수 판매량이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신규 니치 향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입점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7일 잠실점 에비뉴엘 지하 1층에 세상에 하나 뿐인 맞춤형 향수를 제작할 수 있는 ‘메종 21G’와 프랑스 고급 향수 ‘퍼퓸드 말리’를 국내 백화점 중 처음으로 유치했다.

오는 15일에는 영등포점 3층에 클린·비건뷰티 트렌드에 맞춘 프랑스 비건 니치 퍼퓸인 ‘르쿠방’과 스타 조향사 쟝 끌로드 엘레나가 조향한 ‘더 디퍼런트컴퍼니’를 새롭게 선보인다. 올해 오픈 예정인 동탄점에도 다양한 니치 향수를 한자리에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롯데백화점의 시그니처 향수 조닝 ‘퍼퓸 아일랜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외에도 다양한 라이징 니치 향수를 발굴해 본점, 잠실점 등에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니치 향수는 20만~40만 원대의 고가이기 때문에 직접 방문해 시향을 하려는 고객들이 많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향수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는 14일부터 30일까지 17일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휴대폰을 통해 360도로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 VR 백화점 ‘VR 판교랜드’를 운영한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는 14일부터 30일까지 17일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휴대폰을 통해 360도로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 VR 백화점 ‘VR 판교랜드’를 운영한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덕본 현백, 탈(脫)백화점 앞장서

국내 백화점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백화점은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65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36% 증가했다. 매출액은 68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올랐다. 당기순이익은 5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8% 늘었다.

백화점 부문 별도 영업이익은 7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3% 늘었다. 순매출은 497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성장하며 역대 1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에는 4771억 원이었다.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로 타 백화점들이 몸집을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것과는 달리 확장 전략을 폈다. 지난 2월 말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 생긴 '더현대서울'은 사전 오픈 첫날부터 매출 20억4000만원이 넘어 목표치였던 15억7000만원을 상회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더현대 서울의 올해 매출이 6000억원을 기록할 것이고 5년 내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고 분석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부문은 더현대 서울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등 신규점 오픈 및 패션 상품군의 소비 회복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쇼핑 위주였던 백화점을 체험과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1위 판교점의 경우 온라인 상에 가상현실(VR) 기술을 적용한 ‘VR 백화점’을 선보이고 오프라인 매장에는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한 포토존을 운영하는 등 리테일테크를 접목한 쇼핑 실험에 나선다. 

오는 14일부터 30일까지 17일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휴대폰을 통해 360도로 매장을 둘러볼 수 있는 VR 백화점 ‘VR 판교랜드’는 VR 기술을 적용한 가상의 백화점이다. 판교점 지하 1층부터 10층까지 총 11개 층 50여 곳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어 고객들에게 실제 백화점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할 예정이다. VR화면에 있는 화살표를 터치하면 매장을 이동할 수 있고 비행선 모양의 아이콘을 터치하면 백화점에서 진행하고 있는 행사 정보도 알 수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관계자는 “기존 가상현실 매장이 단순 온라인 쇼핑을 위한 이색 콘텐츠였다면, ‘VR 판교랜드’를 통해 고객들에게 오프라인 마케팅과 접목한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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