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앱 사용자는 1위·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7위…’카톡’에 쇼핑 더할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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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앱 사용자는 1위·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7위…’카톡’에 쇼핑 더할 전략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10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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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커머스 시장, 1위 네이버·2위 쿠팡
다수 ‘판매자·구매자’ 보단 ‘플랫폼’ 자체 경쟁력
카카오톡, 사용자 수 1위·이커머스 플랫폼 점유율은 7위
교보증권 "페이 결제 증가는 '커머스 성장' 사이클 전초"
네이버·쿠팡이 물류에서 앞서
지난해 네이버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카카오가 국민앱 ‘카카오톡’을 활용한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지난해 네이버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카카오가 국민앱 ‘카카오톡’을 활용한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플랫폼 영향력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16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이베이코리아가 점유율 18%로 1위를 차지했고, 11번가(10%), 네이버(7%)가 뒤를 이었다. 검색 등 개별 플랫폼 영향력 보다는 다수 판매자와 구매자를 옥션, G마켓 등 플랫폼에 끌어 모은 이베이코리아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거래액을 늘리는 판도였다. 

다수 ‘판매자·구매자’ 보단 ‘플랫폼’ 자체 경쟁력

4년사이 시장 판도는 완전히 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19.1% 증가한 161조1000억원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승자는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가진 업체가 됐다.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를 모으는 장소로서 플랫폼이 아니라 검색, 동영상, 음악 등 특화된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이 이용자를 끌어모아 이커머스 점유율까지 확보하는 모양새다. 미국에서 구글이 검색을 기반으로 쇼핑을 강화하고 아마존이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서비스를 이용해 쇼핑 매출을 높이는 전략이 한국에서도 되풀이되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18.6%), 쿠팡(13.7%), 이베이코리아(12.4%), 11번가(6.2%) 순이었다. 4년 전 3위 였던 네이버는 1위에 올랐고 이베이코리아와 11번가는 후발주자인 쿠팡에 밀렸다. 

이베이코리아는 SK텔레콤, 롯데, 신세계, MBK파트너스 등이 인수 후보자와 오는 6월 중 매각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몇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업계 평균에 못미치며 잠재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쿠팡이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배경을 플랫폼 경쟁력으로 꼽는다. 네이버는 검색 시장을 비롯해 웹툰, V LIVE 등 동영상, 제페토 등 메타버스 플랫폼, 블로그, 카페 등을 아우르는 한국에서  대표적인 IT 플랫폼이다. 

후발주자인 쿠팡이 20년 전통의 강자 이베이코리아를 단기간에 역전할 수 있었던 비결 역시 플랫폼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은 1485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바탕으로 OTT인 ‘쿠팡플레이’, 음식 배달서비스 ‘쿠팡이츠’, 라이브 방송을 위한 '쿠팡라이브 크리에이터', 간편결제 서비스 '쿠팡페이'까지 갖췄다. 플랫폼 경쟁력에서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3·4위 사업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규모다. 

이커머스, 시장 1·2위만 남는다...네이버보다 체류시간 긴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월평균 사용자수가 가장 많고 월평균 이용 시간 또한 네이버보다 긴 카카오는 지난해 커머스 플랫폼 시장 점유율 2.9%를 기록해 7위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2025년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27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은 국가별로 1~2위 사업자가 시장을 독과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IT업계에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역시 플랫폼 경쟁력을 기반으로 네이버와 쿠팡의 ‘2강’체제로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잇따른다. 

영향력 있는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IT업계와 이커머스 업계는 네이버와 쿠팡에 가장 위협적인 도전자 중 하나로 카카오를 지목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이 완고한 2강 체제로 굳어지기 전에 카카오가 5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와 가입자 5200만명을 넘긴 ‘국민앱’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최근 인수한 ‘지그재그’ 등을 활용해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에서 월간 사용자수(MAU)가 가장 높았던 앱은 카카오톡(4536만 5969명)이다. 카카오톡 사용자는 유튜브(4315만 1967명)와 네이버(4002만 3936명), 구글(2941만 4318명) 보다도 많았다. 

월간 평균 사용 시간도 카카오톡(평균 약 11시간)이 네이버(평균 약 10시간)보다 길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 "지난 1분기 톡채널 매출 및 톡스토어·페이 거래액의 고성장은 향후 발생할 '커머스-광고-커머스'의 선순환 구조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의 매출을 포함한 ‘톡비즈’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 성장한 361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톡 하단의 우물정자(#)를 누르고 쇼핑탭을 선택하면 나타나는 '카카오톡 스토어'는 하루 방문자만 600만명에 이른다. 

박 연구원은 ▲카카오 채널 친구 수 증가 ▲ 지그재그를 통한 패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증대 ▲ SMB(중소·중견기업) 판매자의 톡스토어 입점 확대 ▲ 구독서비스 등 카카오톡 비즈니스 기능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전망했다. 

이를 통해 이커머스 분야 매출액이 늘면 자연스럽게 카카오톡 내에 비즈보드, 메시징 광고 등 광고 매출이 따라 늘어난다. 결제시 사용하는 카카오페이 거래액도 늘어나는 '사이클'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 선순환이 더 많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카카오톡 스토어로 끌어들여 ‘슈퍼사이클’이 도래한다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카카오 페이 거래액은 지난 1분기 2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올해 연간 페이 거래액은 전년 대비 47.7% 증가한 98조 8000억원으로 전망하며 이 중 30조원이 결제와 금융 서비스 거래액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쿠팡, 역전 허용할 수 없어

이 같은 전망에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쿠팡이 물류 서비스와 구독 서비스를 강화해 카카오의 추격을 견제할 것이라 예측한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심해지면서 이제 물건을 싸게 사고 편하게 사는걸 넘어 내가 원하는 때와 장소에서 받아야 한다”며 “네이버와 쿠팡에 비해 물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게 카카오의 단점”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물류센터 확충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29일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신세계와 신선식품과 물류, 명품 관련 파트너십 협의 중”이라며 "신선식품 장보기 물류와 관련해 성공사례를 만들고 나머지 부분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이커머스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경쟁 중인 페이서비스와 플랫폼 전반의 이용자를 늘릴 수 있는 구독서비스까지 엮여 있다”며 “어느 누구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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