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십만전자' 걸림돌이 '반도체 공급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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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십만전자' 걸림돌이 '반도체 공급부족'?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26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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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FT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품 주문 줄여"
금융투자업계,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 '10만5909원'
"반도체 공급부족이 세트 판매에 영향 줄 수 있어"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공백 가능성도"
대만 난야의 D램 증설..."D램 가격 협상에 부정적일 수도"
반도체 공급부족이 삼성전자의 '10만전자'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에 반도체 공급부족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초기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 가능성이 거론된 이후 반도체 제조 경쟁사들은 생산라인 증설을 위한 투자에 나서며 반도체 사업 부분의 수익성 감소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 관계자를 통해 “이달 부터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품 주문을 줄이기 시작했다”며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카메라 센서 등이 모두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시적인 판매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하반기에는 지연 주문이 더 많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다음달부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르다 멈추는 삼성전자 주가, 여전히 8만원대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모바일)사업부는 AP, 카메라 센서 등을 파운드리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사업부에서 공급받는다.

일부 AP는 퀄컴 등 외부 업체와 거래하기도 한다. 그 밖의 스마트폰 제조에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으로부터 납품받으며 수직계열화했음에도 공급 부족을 피해가긴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경고한 바 있다. 다수 증권사는 지난해 말부터 삼성전자를 두고 ‘십만전자’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주가는 지난 1월 이후 8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24개 증권사가 설정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치는 10만5909원이다. 

하나금투, 삼성전자 목표주가 11만1000원 제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7000원으로 설정한 유안타 증권은 최근 리포트에서 “비메모리반도체의 극심한 공급부족이 스마트폰 등 IT 기기의 생산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하반기 잠재적인 리스크 요인”이라며 “IT 기기 생산 차질은 일시적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 공백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목표주가를 11만1000원을 제시한 하나금융투자 역시 “전대미문의 부품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세트·완제품·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생산)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공통적 현상”이라며 “이런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세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높은 삼성전자가 부품 확보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스마트폰 부품 수급에 불확실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스마트폰 제조사”라며 “바잉파워를 기반으로 수급에 있어서 중국 제조사 대비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부족'의 역설...공급 인플레이션 우려

고동진 IM부문장(사장) 역시 지난 1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심각해 매일 아침 부품 공급 문제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달려들고 있다"며 "2분기가 문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라 세트 제조에 차질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만 D램 생산업체인 난야(Nanya)가 신규 투자를 발표했다.

그간 금융투자업계에서 ‘십만전자’를 예상한 주된 근거 중 하나는 2분기 중 D램 가격 상승으로 '메모리 빅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메모리 빅사이클이 2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던 상황에서 변수가 나타난 것이다.  

지난 25일 외신에 따르면 난야는 3000억대만달러(약 11조9000억원)을 투자해 대만 북부 신베이 난립과학단지에 12인치 웨이퍼 생산시설을 설립한다. 

난야는 신설 생산라인에 극자외선(EUV)장비를 도입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동급인 10나노미터(nm) 대 D램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난야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2.9%로 세계 4위다. 사실상 세계 D램 시장은 삼성전자(42.1%), SK하이닉스(29.5%), 마이크론(23%)간 3파전이 진행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EUV 도입에 따른 기술격차 축소와 공급 증가에 대한 기대 심리를 우려한다. 

난야 등 소규모 반도체 업체, EUV로 기술격차 줄여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D램의 미세공정 경쟁이 10나노 대에 들어서면서 기술 격차가 축소된 상황이다. 기술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EUV 장비를 공정에 도입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EUV를 이용해 만든 4세대 10나노급(1a) D램은 1세대 10나노급(1x) D램보다도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이 2배 높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이 줄어드는 이러한 환경 변화로 난야와 같은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는데 자신감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난야는 2024년 양산을 목표로 웨이퍼 기준 월 4만5000장 수준의 D램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증설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없지만 공급량 증가에 따른 시장의 기대 심리 형성은 별개 문제”라며 “예상치 못한 공급량 증가 이슈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그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D램 시장 선두권 업체는 각기 다른 이유로 D램 생산량 증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투자에 집중하는 상황이고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마이크론 역시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중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난야가 EUV를 도입해 2024년까지 목표한 수율과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도 “D램 공급사 입장에서 공급량 증가는 가격 협상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재료도 남아 있다. 삼성전자가 평택 P3 공장 증설이나 미국 내 파운드리 생산시설 증설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고, 차량용 반도체 생산기업인 NXP를 인수할 수 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11만원으로 제시하며 “주가는 신의 영역이라 언제 십만전자가 된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삼성이 발표하지 않은 투자 계획을 제외하고라도 장기적 펀드멘탈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0만원 이상 갈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전날 대비 0.85%오른 8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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