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케팅’에 대대적 할인까지…'파상 공세' 롯데온, 반전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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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마케팅’에 대대적 할인까지…'파상 공세' 롯데온, 반전 성공할까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4.26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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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X롯데 자이언츠, 팬에 시구 기회 제공
약 200억 규모 할인 행사 ‘온세상 세로고침’
롯데쇼핑, 올해 이커머스 사업 평가 시험대 될 것
롯데온이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주일간 4000만개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롯데온 홈페이지 캡처
롯데온이 26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주일간 4000만개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온세상 새로고침’ 행사를 진행한다. 사진=롯데온 홈페이지 캡처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롯데의 7개 유통 계열사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승기를 잡기 위해 이를 악 물었다. 안하던 ‘야구 연계 마케팅'에 역대 최대 규모 세일로 물량공세까지 나서며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한다.

시장 점유율 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수장까지 교체한 롯데온이 그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본격적으로 재도약에 나선다는 각오다. 

롯데온, 자이언츠와 연계 마케팅 시작

26일 롯데온은 출범 1주년을 맞아 자사 야구단 롯데자이언츠와 손잡고 ‘롯데 온(ON)제부터 팬이고’ 시구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그동안 롯데는 야구단을 홍보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야구단과 계열사를 연계해 마케팅을 펼친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유통 맞수 신세계의 야구단 등장과 공격적인 연계 마케팅으로 위협을 느낀 모습이다. 

롯데온은 이벤트 참여 고객 중 1명을 선정해 다음달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자이언츠 홈 경기에서 시구의 기회를 제공한다. 참가를 희망하는 고객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가장 오래된 롯데자이언츠 팬임을 인증할 수 있는 사진과 사연을 올리고, 게시글 주소를 롯데온 이벤트 페이지에 남기면 된다.

롯데온은 응모자 중 가장 오랜 시간 롯데자이언츠를 응원해준 팬에게 시구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당첨자는 한 명을 추가로 직접 선정해 시타자로 같이 그라운드에 오를 수 있다. 롯데온은 자연스럽게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롯데온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는 셈이다.

또한 롯데온과 롯데자이언츠는 5월 4일부터 6일까지 진행되는 기아타이거즈와의 3연전에서 사직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롯데온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쿠폰과 경품을 제공하는 다양한 현장 프로모션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은수 롯데온 마케팅팀장은 “롯데온이 출범 1주년을 맞아 롯데자이언츠와 함께 시구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롯데자이언츠와 함께 야구를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할인 행사…약 200억 규모 할인 혜택 

또한 롯데온은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일주일간 2만여 셀러(판매자)가 약 4000만개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한다고 밝혔다. 롯데온이 여는 행사 중 역대 최대 셀러 참여다.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행사명도 ‘온세상 새로고침’으로 정했다.

행사 기간 동안 매일 오후 7시 선착순 5000명에게 10% 추가 할인 쿠폰도 지급한다. 롯데 간편 결제 시스템 ‘엘페이’로 결제하면 20%를 포인트로 돌려준다. 요일 별로 10% 카드 즉시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이번 행사로 제공되는 총 할인혜택 규모는 약 2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색 상품도 선보인다. 최근 주식 열풍을 감안해 주식 구매 시 사용 가능한 ‘KB국내 주식 금액권(2만·3만 원권)’을 10% 할인해 판다. 또 BMW 차량 상담권도 선보인다. 롯데온에서 상담 신청 후 BMW 차량을 5월 이내에 사면 코오롱 리조트 1년 스페셜 멤버십, 차량용 공기청정기 등을 증정한다.
 
그간 지적 받아왔던 이용 편의성도 높였다. 타 이커머스 플랫폼에 비해 비교적 정확하지 않았던 상품 도착일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반년 동안의 배송 데이터를 분석해 ‘배송 도착 예정일 안내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또 1년 전 ‘검색창 없는 쇼핑 플랫폼’으로 초개인화 서비스를 강조했던 것과 달리 상품 검색에 상세 필터 기능도 도입했다. 

올 하반기에는 그로서리 역량 강화의 일환으로 식재료 전문관 ‘푸드온’을 오픈한다. 롯데쇼핑의 그로서리 강점을 활용해 신선식품과 밀키트·HMR(간편식) 등을 강화하고, 해당 제품들을 한 자리에 모아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2019년 대비 2020년 주요 이커머스 기업 거래액 성장률. 자료제공=각 사
2019년 대비 2020년 주요 이커머스 기업 거래액 성장률. 자료제공=각 사

롯데,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확보’ 위기의식

롯데쇼핑에겐 올해가 이커머스 사업을 평가받을 첫 시험대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2년간 3조 원을 쏟아 부었음에도 미미한 존재감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었고, 이를 책임지기 위해 수장이었던 조영제 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이 물러나기까지 했다. 

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30여명의 임원이 참석한 올해 첫 가치창조회의(VCM)에서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말하며 대놓고 롯데온을 저격했다.

이밖에도 롯데온 애플리케이션의 트래픽 과부하, 검색 오류 등 기술적 문제도 계속 지적됐고, 특색 있는 할인 이벤트나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눈에 띄지 않아 고객들은 계속 이탈했다. 

사정이 이렇자 지난 12일 롯데온 수장으로 취임한 나영호 e커머스 사업부장은 전체 이메일을 통해 “롯데그룹은 디지털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혁신해야 하는 상황이며, 그것을 우리 이커머스 사업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하며 취임인사에서부터 롯데쇼핑의 이커머스 사업 개선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실제로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은 전년 대비 19.1% 성장했는데 이 기간 롯데온은 7%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신세계의 SSG닷컴 거래액은 37% 성장률을 보였고, 쿠팡의 거래액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 

이에 롯데온은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최대 목표로 삼고 외형 키우기에 집중한다. 거래액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기 세일 ‘퍼스트먼데이’ 행사 규모도 키울 예정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올해는 ‘퍼스트먼데이’ 등 기존 행사를 더욱 강화하고 마케팅에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커머스 업계 시장 점유율 3위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을 염두에 두고 지난 연말부터 자산 매각을 통해 1조56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는 등 자금 조달에 나섰다. 나영호 사업부장이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자리에 있었던 만큼,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최대 150명의 개발자를 추가로 채용해 개발 역량도 강화한다. 구체적인 매출이나 거래액 목표를 제시하기 보다는 “2만3000여 명인 셀러(입점 판매자)들을 올해 안에 2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가능성 있는 목표를 제시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 필요한 건 롯데온 만이 할 수 있는 서비스나 기술”이라며 “새벽배송도 모든 이커머스 기업이 하고 있듯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서비스는 차별점이 없기 때문에 롯데온이 어떤 부분에 강한지 스스로 판단해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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