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트렌드] 하루 220조원 증발 '가상화폐'..낙관론자도 "반토막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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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트렌드] 하루 220조원 증발 '가상화폐'..낙관론자도 "반토막난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2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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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한 때 5만달러 붕괴...전체 가상화폐 시총 2000억달러 날아가
규제 우려 속 바이든 '증세' 가능성이 매도촉발
WSJ "레버리지 투자 강제청산이 최근 하락 배경"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2000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2000억달러가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가상화폐 시장이 털썩 주저앉았다.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만에 2000억달러(약 223조5000억원)가 사라졌다.

비트코인 규제와 관련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소득층의 주식과 가상화폐 등에 대한 자본이득세율을 거의 2배 올리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레버리지 투자 강제 청산이 급락세를 이끌었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약세를 이끈 원인과 관계없이 비트코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당분간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부 낙관론자도 가상화폐 가격이 현 수준 대비 반토막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비트코인 한 때 5만달러 아래로 털썩

24일 오전 9시 현재(한국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5만달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주 6만5000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 때 4만700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리플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지속중이다.

CNBC는 "이날 가상화폐 시장에서 200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펼치던 가상화폐 시장의 분위기를 돌려놓은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본이득세율을 2배 가까이 인상할 예정이라는 블룸버그통신의 보도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년 이상 보유한 자산에 대한 자본이득이 100만달러 이상인 개인의 경우 자본이득세를 기존 20%에서 약 두 배 수준인 39.6%로 상향하는 방안을 조만간 제시할 예정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년간 무려 6배가 치솟는 전례없는 상승세를 보여왔다. 시총 기준 2위인 이더리움이나 3위인 리플 등도 강세 흐름을 이어왔다. 

가상화폐를 1년 이상 보유했다면, 상당한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자본이득세율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이들의 세금 부담도 크게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세금이 인상되기 이전에 차익실현에 나서려는 욕구가 강해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에서 매도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을 해석된다. 

특히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의 벽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증세'가 거론됐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에도 미 정부가 가상화폐를 활용한 돈세탁 조사에 나설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등이 급락한 바 있다. 이 '루머'의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앞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고 투자자들이 겪을 수 있는 잠재적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규제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역시 "가상자산은 투기 수단일 뿐 실제 결제에 활발히 쓰이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제시 파월 크라켄 암호화폐 거래소 최고경영자(CEO) 역시 "미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강화는 암호화폐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WSJ "레버리지 투자 강제청산이 배경"

일각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 강제 청산이 최근 하락의 배경에 있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처음에 (가상화폐에 대한) 매도 공세를 촉발시킨 것이 무엇이든지 관계없이, 투자자들이 가볍게 투자했던 막대한 규모의 레버리지 베팅이 무너지면서 매도 공세가 가속화됐다는 게 트레이더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WSJ가 인용한 데이터 제공업체 바입트(Bybt)에 따르면,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지난 18일 기준 총 101억달러를 청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청산된 자금의 90%가 비트코인이나, 다른 가상화폐의 가격 상승에 베팅했던 파생상품에서 나온 것이다.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만 50억달러의 청산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페 레버리지 투자는 적은 금액을 투자해도 거액의 가상화폐 선물을 살 수 있는 투자다. 

예컨데, 바이낸스 거래소에서는 최대 125대1의 레버리지 비율을 적용한다. 이는 80센트를 예금해 100달러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한다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엄청난 손실로 돌아온다.

이 경우에는 추가로 예치금을 납입해야 하지만, 예치금을 납입하지 못할 경우에는 거래소는 자동으로 투자자들의 보유 주식을 청산하게 된다. 

암호화폐 거래 회사인 DRW 홀딩스 컴벌랜드의 글로벌 헤드인 크리스 쥘케는 "투자자들의 가상화폐가 연쇄적으로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가상화폐 속임수"..."반토막 난다"

가상화폐가 폰지사기와 비슷한 속임수라는 의견도 나왔다. 

베스트 셀러인 '블랙스완' 저자인 나심 탈레브는 CNBC에 출연해 "비트코인이 폰지사기의 특징을 갖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과 비트코인 사이에는 아무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헷지 상품으로 인기를 끌며 '디지털 금'이라고도 불렸지만, 이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한 때 비트코인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던 탈레브는 "처음에 내가 속았다"며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오는데 비트코인 가격은 제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체계는 잘 만들어졌지만, 그것이 경제적인 무언가와 연계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하루 5%, 한달에 20% 등락하는 것은 화폐가 될 수 없다"며 "순전한 투기일 뿐 마치 게임과 같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비트코인 낙관론자로도 유명한 스콧 마이너드 구겐하임파트너스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비트코인 가격이 반토막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짧은 기간동안 비트코인이 보여준 엄청난 움직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거품이 끼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2만~3만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현재 5만달러 안팎의 비트코인이 2만~3만달러까지 떨어진다면, 현 수준 대비 반토막이 나는 셈이다. 

비트코인 전문가들도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인스위치 쿠버의 아시시 싱할 CEO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약세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정기간 하락세를 통해 거품을 해소하고 난 이후에는 다시 강세장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마이너드 CIO는 "이는 장기적인 강세장을 위한 정상적인 과정의 일부"라며 "비트코인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개당 40만~6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루노 가상화폐 거래소의 비제이 아야르 사업개발 헤드 역시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올랐고, 다음 상승장 이전에 냉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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