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신3사 인터넷 속도 전수조사"...통신업계 “사태 장기화 안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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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신3사 인터넷 속도 전수조사"...통신업계 “사태 장기화 안될 것”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23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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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섭발 인터넷 통신 품질 논란...정부 통신3사 전수조사 나서
SKB·KT, 자체조사 결과 초고속 인터넷 품질 문제 없어
초고속 인터넷 이용 회선 대다수눈 B2B 고객...품질 기준 달라
금융투자업계 "인터넷 시장은 과점, 품질 논란에도 대체재 없어"
이날 오전 코스피 시장서 KT·SKT는 52주 신고가 경신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월 통신 3사 대표들과 영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사진=연합뉴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2월 통신 3사 대표들과 영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화면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이 KT 인터넷 품질 문제와 관련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까지 통신 3사를 전수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통신업계는 KT발 인터넷 품질논란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부의 조사 범위와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김현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KT에 대해 선착수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10기가 상품은 물론이고 하위 제품에 대해서도 조사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23일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것 외에 다른 입장은 없다”며 “아직 조사 방법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아 어떤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터넷 품질 저하 논란은 앞서 IT 유튜버 '잇섭'이 지난 17일 KT 10기가(10GB bps) 인터넷 상품 서비스가 실제로는 100분의 1 수준인 100메가(MBbps) 속도로 제공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논란이 확산되자 KT는 지난 21일 임직원 명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같은날 구현모 대표가 기자들과 만나 재차 사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신 업계에서는 이번 초고속 인터넷 품질 논란이 향후 검사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는 KT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아 SKT의 SK브로드밴드(SKB)나 LG유플러스를 비롯해 지역 사업자들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자체가 적다는 것이다. 

SKB와 LG유플러스는 KT 사태 직후 자체 조사 결과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의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월 기준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수는 KT가 923만 9000여명, SKB가 649만명, LG유플러스는 457만명 수준이다. 

KT는 이번에 논란이 된 10기가 인터넷 상품의 이용자가 180여명이라고 밝혔다. SKB와 LG유플러스의 10기가 등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수는 그 보다 훨씬 적은 수십여명 수준 인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서비스는 이동통신 시장과 달리 KT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통신 3사외에도 유선 방송과 전화 등을 묶은 상품을 판매하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도 수백만명의 이용자에게 자체망을 기반으로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10기가, 5기가, 2.5기가, 1기가 등 초고속 인터넷 사용 고객을 전수 조사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며 “유튜버 잇섭의 경우는 특수한 사례고 대부분 그 정도 속도를 이용하는 고객은 B2B 고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KT는 인터넷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인 1위 사업자”라며 “지역의 케이블 사업자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초고속 인터넷 고객은 KT에 몰려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10기가(10GB bps) 수준의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대부분 기업고객(B2B)으로, 기업고객은 회선수, 인터넷 속도 등을 모두 개별 설정한 뒤 통신사와 통신요금을 산정한다. 

정부가 인터넷 통신 품질 조사에 나서도 개별 상황에 따라 통신 요금과 속도를 설정한 병원, 학교, 기업체 등 B2B 고객에 대한 전수 조사는 사실상 어렵다.

조사를 해도 B2B고객은 현장 수요에 따라 필요한 인터넷 서비스 품질이 다르다. 개별 병원, 학교, 기업체 등의 요구를 반영해 인터넷서비스 제공자와 서로 다른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품질 문제를 거론하기도 어렵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수백만명에 이르는 일반 인터넷 가입자의 품질까지 전수조사하는건 사실상 무리”라며 “예단할 수는 없지만 샘플링을 하거나 추후 일정 속도 이상의 상품을 조사하는 등의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매년 통신3사를 상대로 통신서비스품질평가를 진행 중이다. 

통신업계에서는 KT를 포함한 이통3사가 이미 소수의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전수 조사를 끝낸 상황에서 다른 서비스 역시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 품질 논란 역시 장기화 되지 않고 곧 종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통신 품질을 조사해 어떤 결과가 나와도 과점인 인터넷 시장에 대체제는 없다"며 "통신사 매출에서 인터넷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3%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인터넷 품질 논란은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한 때 코스피시장에서 KT와 SKT는 각각 2만9350원(전날 대비 0.69% 상승), 31만6500원(전날 대비 1.77% 상승)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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