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글로벌 공략 확대...리스크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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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글로벌 공략 확대...리스크 관리 필요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4.22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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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개선 위해 해외시장으로 진출 확대
저금리·저성장 탈피… 국내 규제여건도 발목 잡는 요인
미얀마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에 유의해야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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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국내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수익개선을 위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넘어서서 잠재성장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방은행들까지 가세해 시중은행의 해외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 다만 미얀마 사태 같은 현지 위험요인이 증가함에 따라 해외 사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은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 수도 타슈켄트에 해외사무소를 설립했다. BNK경남은행은 23년여 만에 해외진출을 재개한 만큼 앞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 20여개국에 지점·출장소 비롯 네트워크 보유

이미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는 20여개가 넘는 국가에 진출해 각각 지점을 두고 있다. 

KB국민은행은 9개 도시에 지점과 사무소를 두고 있다. KB캄보디아은행과 KB미얀마은행 등 KB금융그룹의 타 회사까지 합치면 지점을 비롯한 출장소, 현지법인, 현지법인자지점, 사무소 등은 모두 합쳐 663개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20개국에 161개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지점 14개, 현지법인 10개, 법인지점 143개, 법인자회사 1개, 단독법인 2개, 대표사무소 1개가 영업 중이다. 

하나은행은 24개국에 지점, 출장소, 대표사무소, 현지법인, 현지법인자지점을 합해 126개의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역시 23개국에 447개의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각종 규제 발목… 해외로 눈 돌리는 국내 금융사들

이처럼 금융사들이 해외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국내 환경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은행을 보는 시각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감이 있다"며 "은행도 엄연히 이익을 내야 하는 민간기업인데 필요할 때마다 정치권에 이용당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이익공유제 이슈와 금융당국의 지주사 배당 자제 권고,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타 국가에 비해 높은 세율과 경직된 노동시장, 불확실한 금융규제 등도 국내에서 영업이 힘든 이유로 꼽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 진출을 강화하는 것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례로 KB국민은행은 지난 19일 홍콩심사유닛을 확대·개편해 '아시아심사센터'를 신설했다. 

이번 아시아심사센터 신설은 KB국민은행 글로벌 진출 전략의 일환이다. 아시아심사센터는 기존의 홍콩, 중국의 여신 심사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인도, 뉴질랜드까지 업무 범위를 확대해 미주와 유럽을 제외한 글로벌 전 지역의 여신심사 업무를 전담한다. 

김태구 여신관리심사그룹 전무는 "은행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그동안 축적한 심사 역량을 바탕으로 IB·글로벌 부문에서 양질의 자산 성장을 이루겠다"며 "향후 미주, 유럽 지역까지 심사 범위 확대와 글로벌 심사센터의 싱가포르 이전을 추진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미얀마 사태 등 외부 요인에 주의…신중한 현지화 필요

다만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원은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 진출 현황과 그에 따른 리스크 증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이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과거 대비 리스크가 커진 것으로 평가했다. 

한신평은 "은행부문은 연결 자기자본 대비 해외 금융사의 총자산 비율이 55%까지 증가했다"며 "극단적으로 해외 총자산 전액이 손상처리된다고 가정할 경우, 자본비율이 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동남아시아로의 쏠림 현상이 발생하는 것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한신평은 "동남아시아 국가의 글로벌 대비 미흡한 금융관리 체계, 높은 손익변동성 고려 시 부실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며 "또한 동남아시아는 국내와 함께 신흥국으로 분류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에 비슷한 영향을 받는 등 우리나라와 리스크 요인이 비슷해 위험분산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같이 각 금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미얀마 상황이 나빠지면서 신한은행 양곤지점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이 총격을 받아 지난 2일 끝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현지직원과 주재원들의 안전을 위해 양곤지점을 임시폐쇄 조치하고 전직원을 재택근무로 즉각 전환했다"며 "주재원의 단계적인 철수를 검토 중이며 양곤 지점 거래를 위한 필수 업무는 한국 신한은행에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역시 KB미얀마 은행과 소액대출 법인인 KB MFI 주재원 8명 중 절반인 4명의 일시 귀국을 추진했다. 

한신평은 "극단적인 정세 불안으로 미얀마 내 자산의 회수가능성이 크게 저하되거나 통화가치 급락 등의 사유로 현지법인의 자산이 상당 수준 손상되는 경우를 가정할 경우에는, 업체별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는 차이가 있어 일부 금융사는 재무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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