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중국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 의혹....발칵 뒤집어진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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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중국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 의혹....발칵 뒤집어진 일본
  •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4.21 17:5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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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의 관여 가능성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
사이버 공격 배후로 지목된 중국 ‘61419부대’
‘61419부대’ 주로 한국과 중국을 담당
일본에 체재했던 두 명의 중국인이 범행에 가담
이번 발표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
‘스파이 방지법’ 발의 필요성 제기
중국에 강경한 일본 정부의 노림수라는 지적도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 경시청 공안부는 지난 20일, 2016년에서 2017년에 걸쳐 다수의 일본 주요 기관 및 연구 시설에 사이버 공격이 있었으며, 이 공격에는 중국군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경시청은 이 사이버 공격이 중국 해커 집단인 ‘틱(Tick)’이 주도했으며, 일본에 체재하고 있던 두 명의 중국인 남성의 도움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특히 ‘Tick’에게 지시를 내린 중국군은 주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담당하고 있다고도 발표했다. 

경시청은 이날 발표 후 타국의 기관에 의한 일본으로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이 수사로 밝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성과를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이번 일본의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그런데 이번 발표가 최근 미국과 손잡고 중국에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는 일본 정부의 의도가 개입됐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일, 교토통신은 2016년에서 2017년 사이에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일본 국내 약 200곳의 연구기관이나 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있었고 여기에 중국이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 보도 이후 일본 언론은 일제히 관련 기사를 내보냈고 일본 공중파 방송의 메인 뉴스에서도 심도 있게 다뤘다. 

일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JAXA’ 외에도 ‘미쓰비시’, ‘히타치’ 등의 민간기업과 ‘게이오대학’, ‘히토쓰바시대학’ 등이 일제히 사이버 공격을 받았으며, 특히 방위·항공 관련 기술 정보나, 최첨단 연구 성과 등을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JAXA’는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사이버 공격에는 불특정 다수가 사용할 수 있는 일본 내의 임대 서버가 사용됐다며 여기에는 일본에 체재한 이력이 있는 중국 공산당 당원인 30대 남성이 관여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영 대기업 통신 회사에 근무하는 이 중국인 남성은 여러 가명으로 임대 서버를 계약해 ID를 취득했고 그 ID를 중국의 'Tick'이라고 불리는 해커 집단에 넘겼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Tick’은 중국 산둥성 칭다오를 거점으로 하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61419부대'와 연결되어 있어 군의 명령으로 사이버 공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시청은 밝혔다.

지난 20일 ‘대규모 사이버 공격,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관여했나?”’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NHK의 밤 메인 뉴스 ‘뉴스워치 9’. 사진=NHK 화면 캡처
지난 20일 ‘대규모 사이버 공격, 중국이 “국가 차원에서 관여했나?”’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NHK의 밤 메인 뉴스 ‘뉴스워치 9’. 사진=NHK 화면 캡처

또 공범으로 유학생이었던 다른 중국인 남성의 경우, 한 여성으로부터의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도 알아냈다고 전했다. 그래서 그 여성을 조사하니 남편이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사이버 공격 전문으로 ‘61419부대’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21일 요미우리신문은 거론된 여성의 요구가 갈수록 대담해져, 신분을 위장해 일본 기업만 구매할 수 있는 보안 프로그램을 사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중국인 유학생은 구매 신청을 했지만, 실패했다. 이에 “더 거짓말을 하면 체포될 것 같다” “잘못된 일”이라고 하소연했지만, 그 여성은 “국가에 이바지하라” “남편의 출세를 위해서”라고 강요했다고 보도했다.

경시청은 두 명의 중국인 남성을 불러 조사를 했지만, 당시에는 바로 입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직후 두 사람은 출국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20일, NHK의 밤 메인 뉴스인 ‘뉴스워치 9’에서는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이 20일에 열린 경제 포럼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세계 평화에 이바지해 세계 발전에 공헌하여 국제 질서를 지킬 것이라고 발언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NHK는 이어 이런 중국이 일본의 기밀 정보를 노린 사이버 공격을 군을 통해 감행한 의혹이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의 수사기관이 관련 의혹에 대해 중국을 직접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도 보도했다. 이번 성과를 올린 곳은 4년 전에 경시청 공안부에 설치된 ‘사이버 공격 대책 센터’로 전문 지식을 가진 100여 명이 소속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또, 한 수사 간부의 “상대방의 작은 실수를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추적한 결과다”라는 자화자찬성 발언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중국 공산당원인 남성(30대), 2016년 등, JAXA의 사이버 공격에 악용된 임대 서버를 가명으로 계약한 혐의’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후지TV의 밤 메인 뉴스 ‘Live News α’. 사진=니혼TV 화면 캡처
지난 20일, ‘중국 공산당원인 남성(30대), 2016년 등, JAXA의 사이버 공격에 악용된 임대 서버를 가명으로 계약한 혐의’라는 자막과 함께 보도하고 있는 후지TV의 밤 메인 뉴스 ‘Live News α’. 사진=니혼TV 화면 캡처

한편, 중국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질문을 받자, 어이없는 추측을 해서는 안 된다며 중국을 흠집 내고 비열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반발하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어서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2016년과 2017년에 공격을 받은 곳은 항공, 우주 분야였지만, 자동운전, 의료용 로봇, 반도체 관련 등, 근래 중국이 중요시하고 있는 산업 분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20일 니혼TV의 밤 메인 뉴스인 ‘news zero’에서는 미국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중국 ‘인민해방군’에는 '네트워크 시스템부'라는 부서가 있는데, 이곳은 사이버 스파이 활동, 컴퓨터 공격, 적의 정보시스템 방해 및 교란이 임무라고 전했다. 그리고 대상 지역별로 부대에 숫자가 부여되어 있어 일본과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부대의 경우 ‘61419부대’라고 보도했다.

한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정부 기관이나 주요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의 경우, 조직화와 은밀화가 진행되고 있어, 이러한 공격에 대한 대응은 정부로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관계 기관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20일, 산케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는 스파이 행위 자체를 단속할 '스파이 방지법'이 없다고 전했다. 반면, 관과 민간을 불문하고 모든 조직과 인물을 동원해 활동하는 중국 당국의 첩보 활동에는 무방비 상태로 법 정비 등 대책이 검토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이번에 경시청은 경종을 울리자는 의미에서 중국군을 지명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던 것과 일본이 미국과 함께, 대(對) 중국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 뒤처진 일본의 디지털 환경이 비판을 받는 가운데, 중국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경시청의 수사 능력을 어필하기 위한 노림수도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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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중 2021-04-23 08:59:30
참 애매한 상황

보렐정리 2021-04-22 21:36:31
민폐 국가들 서로 싸워서 자멸하는게 좋겠네요 ㅋㅋ
좋은 기사 잘 보고 있습니다. ^^

소시민 2021-04-21 19:56:06
공자학원 폐쇄하자 중국도 한한령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