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뜨니 'ToF 모듈' 수요 급증...  AR 킬러앱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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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뜨니 'ToF 모듈' 수요 급증...  AR 킬러앱 등장?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1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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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F 모듈 수요 급증에 LG이노텍 첫 연매출 10조원 넘어설 듯
"모바일 카메라 스펙 상향 평준화...차별화 위해 ToF 탑재"
AR·3D 인식 등 기술 구현에 ToF 모듈 필수
LG이노텍이 만든 ToF모듈. 사진=LG이노텍
LG이노텍이 만든 ToF모듈. 사진=LG이노텍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비행시간거리측정(Time of Flight·ToF)모듈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강현실(AR) 킬러 콘텐츠 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AR 기능과 함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ToF모듈의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 예측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이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 1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 전망하며 "ToF 탑재 스마트폰 판매가 늘며 카메라 모듈 ASP(평균 판매 가격)와 매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ToF 카메라 모듈은 피사체에 보낸 빛이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거리 정보를 담은 영상을 만든다. ToF 카메라 모듈을 활용하면 피사체의 입체적 형태와 움직임, 거리를 파악하는 3D인식(3D 센싱)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ToF 기능을 지원하는 기기에서는 한 화면 안에 있는 여러 피사체간 거리 정보를 바탕으로 물체와 물체 사이에 가상 영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AR 콘텐츠를 빠르게 만들 수도 있다.

ToF 카메라를 활용해 3D 센싱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사진=LG이노텍 블로그 캡처

한 ToF 카메라 모듈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카메라 기능을 강조해온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이제 단순한 카메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ToF를 탑재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이후 IT기기 수요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ToF 카메라 모듈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ToF 카메라는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시리즈 등 플래그십 모델에 주로 채용됐다. 최근에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를 중심으로 다양한 스마트폰 브랜드에서 안면인식과 AR 기능 등을 지원하기 위해 ToF 카메라 탑재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유안타증권은 LG이노텍의 올해 연간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21% 늘어난 11조6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LG이노텍의 올해 예상 매출 중 70%이상인 약 8조2160억원이 ToF 모듈 판매 등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 나올 것으로 분석하며 “올 하반기에는 ToF 탑재한 스마트폰 모델이 늘면서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액이 (직전년도 보다)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IT업계 관계자는 "각국에서 5G 상용화가 진행되고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ToF 탑재 비중이 늘고 있다"며 "시장 반응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샤오미·오포·비보가 신제품을 공개하는 2분기 이후에는 ToF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닭이 먼저? 달걀이 먼저?...AR 성장 발판 마련되나

이 같은 ToF 모듈 수요 증가에 AR 앱 제작사, 게임사, 이동통신 3사, 클라우드 기업 등 AR·VR 관련 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몇년간 AR·VR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이통3사가 매년 많은 투자를 집행했지만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CES(국제가전박람회)에서도 이미 몇년전부터 주목한 기술이지만 하드웨어 보급 등의 문제로 시장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공간에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할 때 현실과 가상 공간을 연결하는 기술로 AR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한다. 사진=페이스북

IT 업계에서는 AR·VR 시장 성장이 예상보다 느린 이유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킬러앱’이 없다는 주장과 AR·VR을 지원하는 하드웨어의 보급이 지지부진 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맞서며 ‘닭과 달걀’ 논쟁이 최근까지 계속됐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5G 전국망 등의 관련 인프라가 만들어져야 투자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통신업계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도 킬러 콘텐츠가 없다면 데이터 소비량이 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선다.

이정준 한국산업기술대 ICT융합공학과 교수는 최근 ToF 모듈 수요 증가에 대해 “최근 메타버스와 VR 뿐만이 아니라 스마트폰 기반 AR 서비스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스마트폰 기반 AR 서비스 증가는 앞으로 나올 스마트폰에 ToF 장착률을 더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시간이 걸리겠지만 애플의 아이폰처럼 AR 기능을 지원하는 하드웨어가 늘면서 관련  기능이 많아지면 AR 킬러앱이 나올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공간에 메타버스 세계를 구현할 때 현실과 가상 공간을 연결하는 기술로 AR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롭먼트는 3D 센싱과 이미지 관련 시장 규모가2019년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서 2025년 150억달러(약 16조7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사진=욜 디벨롭먼트

프랑스 시장조사기관 욜 디벨롭먼트(YOLE Development)는 AR·VR 기능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인 3D 영상 및 감지 기술의 전 세계 시장 규모가 2019년 50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서 2025년 150억달러(약 16조7000억원)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IOS이어 안드로이드에서도 AR 앱 늘어날 듯

현재 가장 많은 AR 앱이 등록된 플랫폼은 애플의 앱스토어다.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애초부터 AR을 염두에 두고 함께 설계한다”며 “수억대에 달하는 AR 지원 기기와 수천개의 AR 앱이 등록된 애플스토어는 세계 최대 규모의 AR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애플은 자사의 한국 홈페이지에 AR 활용도가 높은 앱 10개를 뽑아 소개하고 있는데, 그중 유일한 국산어플은 ‘라운즈(ROUNZ)다. 라운즈는 인공지능(AI)과 AR 기술을 활용해 안경과 선글라스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이다. 

라운즈 앱을 활용하면 3000개가 넘는 안경과 선글라스를 인공지능 가상피팅(Virtual Fitting) 기술을 통해 자신의 얼굴에 직접 써보는 체험을 할수 있다. 사진=앱 스토어 캡쳐

라운즈를 운영하는 이스트포스트 관계자는 “아이폰은 하드웨어에서 AR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우선 어플을 IOS 기반으로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며 “안드로이드는 탑재 기기가 너무 다양해 기기마다 최적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AR 앱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스마트폰이 AR 기능을 지원해야 한다. 애플의 경우 LG이노텍이 제작한 ToF 카메라 모듈을 ‘라이다센서’라는 이름으로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가 ToF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찍으면 라운즈 앱에서 3D 이미지로 구현한 자신의 얼굴 위에 AR 기술을 활용해 선글라스와 안경을 써볼 수 있다.

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종류가 너무 많아 기기별 서비스 최적화가 어려워 현재 안드로이드 버전 앱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스트소프트관계자는 “이미 IOS 기반 AR앱을 구축한 업체가 수천곳이 넘는다"며 "향후 ToF 모듈을 탑재하는 스마트폰이 늘면 IOS 앱 기반으로 빠르게 안드로이드 버전 AR앱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5G 가입자 유치를 위해 이통사가 직접 AR·VR 콘텐츠를 만들었지만 사실 통신사의 본래 역할은 제작이 아니다”라며 “투자 대비 성과는 낮아도 5G 가입자를 위한 킬러콘텐츠 확보를 위해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5G 스마트폰 확대에 따라 관련 앱 제작사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병호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ToF 모듈은 AR 기기 뿐만 아니라 VR 하드웨어에도 쓰인다”며 “최근 주목 받는 메타버스 구현에도 VR과 함께 AR 기능을 활용하기 때문에 관련 콘텐츠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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