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대중에 대한 예의' 망각한 서예지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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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상희의 컬쳐 인사이트] '대중에 대한 예의' 망각한 서예지의 침묵
  • 권상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21.04.19 1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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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뉴스=권상희 문화평론가] 시간에 기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문제의 본질이 배우 김정현의 소속사 갈등에서 촉발됐으니 지금의 논란이 본질을 벗어났다고 주장하고 싶은 걸까. 그도 아니라면 연일 쏟아진 의혹들을 어디서부터 해명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이제 서예지만 남았다. 상황이 그렇게 돼버렸다. 불행히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의혹들은 더 이상 이 또한 지나갈 일이 아니게 됐다. 

침묵은 의혹을 키울 뿐

‘김정현 조종설’이 불거지고 일주일이 지난 현재, 그녀는 여전히 침묵 중이다. 13일 소속사가 입장문을 낸 게 전부일 뿐, 사태 해결을 위해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적어도 그녀에겐 개봉 예정작인 영화 ‘내일의 기억’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때 관련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었다. 본인은 작품 홍보가 아닌 과거 연인과의 일에 포커스가 맞혀질 자리가 불편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자면 불참을 택한 것은 패착이었다. 

혹자는 공사 구별 운운하지만 이미 커져버린 문제를 덮고 공적 이슈에만 접근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안타깝게도 유명 연예인의 과거사가 기사화 되어 대중이 접하는 순간, 그건 더 이상 사적 영역에 해당되지 않는다. 가혹하겠지만 그것이 유명세인 걸 어쩌겠는가. 때론 정면 돌파를 택할 필요도 있다.

시사회를 통해 괜찮은 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일의 기억’은 서예지가 여주인공이라는 이유로 흥행에 빨간불이 켜질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작품의 몰입을 방해하는 인성 논란의 그녀가 오버랩 되기 때문이다. 

그녀가 침묵으로 일관하는 동안 유노윤호는 과거 또 다른 가스라이팅의 피해자로 등장했고, 염문설에 언급된 연출가 장태유PD는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대응을 시사하고 있다. 또 출연 광고들은 서둘러 서예지 손절에 나섰고, 하차하는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아일랜드’는 촬영 시기를 10월로 미루는 등 일대혼란을 겪고 있다. 사태가 이쯤 되면 최소한 그들을 향해 사과하는 예의라도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학폭 의혹, 스텝 갑질 의혹, 학력 위조 의혹까지... 총체적 난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 한차례소속사의 입장문이 면죄부가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을진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침묵은 무책임의 다른 이름이다. 

배우 서예지. 사진=연합뉴스
배우 서예지. 사진=연합뉴스

스타라면 대중에 대한 매너 지켜야

대중은 스타의 이미지를 소비한다. 스타의 몸값이란 이미지에 대한 레테르다. 그것이 허상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현실과 괴리감이 크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 간극을 좁히는 일이 대중에게 ‘신뢰감’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겠다. 

서예지의 광고 한 편당 개런티는 5억~10억으로 알려져 있다.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로 인정받은 연기력과 스타성은 그녀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그로 인해 스타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스타의 높은 몸값에는 ‘이미지 유지를 통한 신뢰감 확보’라는 의무가 담겨 있다. 서예지는 그 의무를 저버렸다.

여전히 그녀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는 대중이라면 작금의 사태를 여론의 마녀사냥쯤으로 치부할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다면 최근 제기된 여러 의혹들로 인해 악녀가 돼버린 자신의 이미지를 그냥 지켜만 보고 있을텐가.

이미 발생한 문제보다 더 중요한 건 그 문제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어찌된 건지 그녀에겐 사태 수습의지도, 염치도 찾아볼 수가 없다. 이건 정말이지 스타라는 훈장을 준 대중에 대한 매너가 아니다. 제기된 각종 의혹들보다 더한 민낯을 보게 된 것 같아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침묵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깨져버린 신뢰는 회복 불가능하다. 대중에게 손절당하고 싶은가. 사태 해결은 온전히 서예지의 몫이다. 

 

●권상희는 영화와 트렌드, 미디어 등 문화 전반의 흐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글을 통해 특유의 통찰력을 발휘하며 세상과 소통하길 바라는 문화평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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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20 01:20:56
마녀사냥들 하시네요
얼라도 아니고 조종설을 뭐지...
그만들 좀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