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영의 홍차수업] (32)인도는 언제부터 홍차를 마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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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영의 홍차수업] (32)인도는 언제부터 홍차를 마셨을까
  •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21.04.1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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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 인도 아삼주, 1860년부터 홍차 본격 생산,,,1900년대 10만톤 이르러
당시 인도엔 차 음용 전통 없어...영국 차회사들이 인도에 홍차 보급
최근 세계적 인기몰이 인도 '차이', 끓여먹는 홍차...다양한 레시피 있어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국가 단위로 세계에서 (6대 다류 합해서) 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는 중국이고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도 중국이다. 홍차로만 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인도이고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도 인도다. 두 나라 모두 자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85% 전후) 국내 소비하고 수출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중국의 차 음용역사는 곧 인류의 차 음용역사다. 전설로 본다면 약 5천 년 전 신농황제 때부터 마셨다고 전해진다. 그렇다면 인도는 언제부터 홍차를 마시기 시작했을까?

1860년 인도 아삼주서 차 본격생산...영국으로 차 수출 시작 

인도 홍차역사는 영국 홍차역사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170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영국 홍차 소비량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차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중국과는 정치적인 이유들로 사이가 나빠지고 있었다. 이로 인해 영국은 중국 외 지역에서 홍차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서서히 찾기 시작했다.

왼쪽 지도에서 붉은 표시가 인도 홍차 생산량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아삼주다. 오른쪽은 아삼컴퍼니 마크. 사진=구글
왼쪽 지도에서 붉은 표시가 인도 홍차 생산량의 절반정도를 차지하는 아삼주다. 오른쪽은 아삼컴퍼니 마크. 사진=구글

1823년 인도 아삼지역에서 차나무가 처음 발견되면서 기회를 찾았고, 아삼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차 12박스가 1839년 런던에 도착하면서 영국인은 아삼에서의 홍차 생산가능성에 환호했다. 같은 해 아삼컴퍼니(Assam Company)가 만들어지고 아삼에서의 홍차 생산 프로젝트가 엄청난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비가 많이 오고 무덥고 밀림지역인 아삼을 개척해서 다원을 만들고 홍차를 생산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중국은 차나무 수출과 차를 가공할 줄 하는 중국인들의 이주를 엄격히 금지했다. 20년 동안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시행착오와 인명적, 재정적 손실 후 1860년이 되면서 아삼에서 어느 정도 물량의 홍차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했다.

1840년대 아삼주 개척 당시 모습. 사진=구글
1840년대 아삼주 개척 당시 모습. 사진=구글

이 20년 동안 영국인들 특히 아삼컴퍼니가 겪은 어려움은 비록 자신들을 위한 것이기는 해도 영국인들이 홍차 발전에 남긴 공헌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1862년 570톤에 불과했던 아삼 생산량은 약 30년 후인 1890년경에는 4만 톤까지 이르러(인도 전체 생산량이지만 아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드디어 영국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을 초과하기 시작했다. 또 다시 10년이 지난 1900년경에는 인도 생산량이 10만 톤에 이르면서, 영국이 중국으로부터 홍차 수입에 의존하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해 낮아진 홍차가격으로 온 국민이 홍차를 마음껏 즐기게 되면서 귀족들만의 문화였던 애프터눈 티가 영국 온 국민의 문화로 확산되는 시기가 이 무렵이다.(연재 글 9번, 영국 홍차문화의 꽃, 애프터눈 티 참조) 

차 문화 없던 인도, 영국인에 의해 차음용 시작

문제는 인도에서의 홍차생산량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되면서 (이 무렵에는 스리랑카에서 생산되는 물량도 상당했다) 영국 내 소비량을 초과하게 된 것이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영국 홍차생산회사들은 늘어나는 생산량을 위한 새로운 소비처를 찾아야만 했다. 이 때 이들이 주목한 곳이 바로 인도 시장이었다.

인도인이 차나무를 재배했거나 차를 음용했다는 과거 기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 마시는 전통이 없었던 인도인이 영국인에 의해서 처음으로 차음용을 시작한 것이다. 

1905년(4350톤, 인도소비량)경부터 시작해 1910년(8150톤)을 지나면서 인도 최상류층을 중심으로 홍차음용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1910년 영국 소비량 13만 톤과 비교하면 인도 소비량은 아주 미미한 상태였다. 알다시피 인도 인구도 중국에 버금갈 정도로 많다. 

1930년대 초반 영국 차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가격이 대폭락하게 된다. 이 때부터 영국홍차회사들은 인도인의 홍차 소비증대를 위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치게 된다. 이 무렵부터 인도사람들이 홍차를 본격적으로 음용하기 시작했다고 본다면 인도인의 홍차음용역사는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 

1930년대 차이를 판매하는 가게 사진. 힌두(Hindu)는 인도를 의미한다. 사진= 구글
1930년대 차이를 판매하는 가게 사진. 힌두(Hindu)는 인도를 의미한다. 사진= 구글

인도 전통음료 '차이', 독특한 레시피 눈길...세계적 인기몰이

현재 인도인의 국민음료인 '차이(Chai, 혹은 짜이)'는 홍차에 우유와 설탕 그리고 향신료를 넣은 것이다. '차이' 가공법에서 한 가지 특징은 홍차를 우리는 것이 아니라 끓인다는 것이다. 주로 우유에 홍차와 향신료를 넣고 함께 끓인 후 설탕을 넣는다. 음용 초기 여전히 홍차는 비싼 음료였다. 이런 방법으로 양도 늘리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만들었다고 한다. 

인도 차이. 수많은 레시피가 있다. 사진=구글
인도 차이. 수많은 레시피가 있다. 사진=구글

인도 홍차여행을 가면 이동 도중 곳곳에 있는 휴게소나 작은 식당에 들러 '차이'를 사먹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다. 주문을 하면 바로 만들어 주는데 집집마다 만드는 방법도 맛도 조금씩 다 달랐다. 우리는 그냥 '인도 차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말하기에는 그 넓은 나라에 너무나 다양한 레시피가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인도 여행중 차이를 직접 만들고 있는 필자.
인도 여행중 차이를 직접 만들고 있는 필자.

인도의 전통음료였던 차이는 10여 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차이 티(Chai Tea), 차이 티 라떼(Chai Tea Latte), 차이 라떼(Chai Latte) 등 다양한 이름과 다양한 레시피로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다. 오늘은 인도 스타일 홍차를 한번 즐겨 보길 바란다.

● 홍차전문가 문기영은  1995년 동서식품에 입사, 16년 동안 녹차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제품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홍차의 매력에 빠져 홍차공부에 전념해 국내 최초, 최고의 홍차전문서로 평가받는 <홍차수업>을 썼다. <홍차수업>은 차의 본 고장 중국에 번역출판 되었다. 2014년부터 <문기영홍차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홍차교육과 외부강의, 홍차관련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홍차수업2> <철학이 있는 홍차구매가이드> 가 있고 번역서로는 <홍차애호가의 보물상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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