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인적분할'...반도체와 ICT 선순환 이뤄낼까
상태바
SKT '인적분할'...반도체와 ICT 선순환 이뤄낼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4.14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신에서 분리된 ‘ICT’...기업공개 기대감↑
SKT "SK(주)와 합병 없다"
일간에선 "주주총회 의식한 발언"
향후 장기적 관점에서 SK(주)와 신설회사 합병 가능
합병시, 오너일가 SK하이닉스 지배력↑·규제 완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박정호 SKT 대표. 사진=SKT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는 박정호 SKT 대표. 사진=SKT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SK텔레콤이 설립 37년 만에 인적분할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와 통신업계에서는 향후 신설 중간지주사와 SK(주)의 합병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SKT는 인터넷과 유무선 통신사업을 존속회사인 AI&디지인프라컴퍼니에 남기고 SK하이닉스와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은 신설 ICT 투자회사(중간지주사, 가칭)가 거느린다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다.

통신에서 분리된 ‘ICT’...기업공개 기대감↑

그간 금융투자업계와 통신업계에서는 SKT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통신업계 1위인 SKT는 SK하이닉스 지분 20.1%를 보유하고 있지만 시가총액이 23조6989억원(14일 종가 기준)에 불과하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시가 총액은 99조7363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통신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인 SKT가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 비통신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도 상대적으로 주가는 저평가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통신사업과 신사업이 묶여있는 SKT 지배구조 탓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이는 SKT뿐만 아니라 KT도 마찬가지로 KT는 주가 부양을 위해 기업가치 홍보조직을 운영 중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SKT는 기존 통신 인프라 사업을 존속회사에 남겨두고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한 ICT 사업을 신설 투자회사 아래두는 선택을 했다.

SKT는 올 상반기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 ICT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적분할로 IPO 시 기업가치 역시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SKT 임직원을 상대로한 인적분할 설명회에서 박정호 대표는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SK(주)와 합병 없다" vs "주총 의식한 발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T 지배구조 개편을 일찍이 예상했지만 신설 중간지주사의 향후 주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SK하이닉스에 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향후 신설회사가 SK(주)와 합병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인적분할 후 SK(주)와 신설회사가 합병한다면 최 회장 일가 지분을 희석시키지 않으려고 존속 통신회사와 신설회사 지분의 스왑비율, 매수 시기 등을 오너일가에 유리하게 조성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이 경우 SKT주주들은 주식 저평가에 따른 손해를 보게 된다. 

일각에선 SKT가 SK(주)와의 합병을 위해 ICT 자회사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출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통신회사와 분리된 신설회사 소속 ICT 자회사들이 적정 평가를 받으며 중간 지주사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SKT는 이 같은 우려를 잠식시키려는 듯 “SK(주)와 신설회사의 합병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금융투자업계 에서는 SK(주)와 합병이 없다는 SKT의 입장을 주주총회에서 인적분할을 승인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우호적 여론 형성을 위한 발표라는 의견도 나왔다. 

여전히 공정거래법 적용받는 SK하이닉스

SK(주)와 신설투자회사 간 합병이 없으면 공정거래법상 SK(주)의 손자회사(SK하이닉스)는 인수합병 시 증손자회사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한다. 합작법인(조인트 벤처) 설립도 불가능하다.

SKT는 이날 인적분할을 발표하면서 “New ICT 자회사들의 IPO를 적극 추진해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수익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양한 인수합병(M&A)이 시도되고 있는데 SK하이닉스에게 적용되는 규제는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다만 SK하이닉스를 통해서가 아닌 신설 지주사 차원에서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가능하다. 신설 지주사는 SK(주)의 자회사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앞으로 10년 안에 SKT와 SK(주)가 합병할 수도 있다”며 “오너일가가 SK하이닉스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SKT가 오너일가의 지분가치를 희석시키는 선택을 할수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SKT는 추후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