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코인베이스', 날개단 비트코인 덕 좀 볼까
상태바
나스닥 상장 '코인베이스', 날개단 비트코인 덕 좀 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14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14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전문가들 기대와 우려 엇갈려...비트코인 가격 연동한 움직임 보일 듯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투자가 더 낫다는 의견 나와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접 상장한다. 사진=연합뉴스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접 상장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14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투자자들과 월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거래가 코인베이스의 수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한 월가 전문가들의 의견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것과 마찬가지로, 코인베이스 주식에 대한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나스닥 직접상장하는 코인베이스...준거가격 250달러

미국의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직접 상장 방식을 택했다.

직접 상장(Direct Listing)이란 신규주식을 발행하지 않고 현재 가지고 있는 주식을 상장하는 방식을 말한다.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 시장의 대활황에 따른 실적개선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극대화된 점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자들을 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이다. 

13일 나스닥은 코인베이스의 준거가격을 250달러(약 28만원)로 책정했다. 코인베이스는 나스닥에 보통주 1억1490만주를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준거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는 653억달러(약 73조원)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 주식 수량과 전환증권, 스톡옵션 등이 추후 주식으로 전환되는 경우를 모두 합산한 수치다. 

앞서 주요 언론들은 코인베이스의 시장 가치가 약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공식 상장하기 이전에 비공개 주식 거래가 가능한 나스닥 프라이빗 마켓 경매에서 코인베이스 청산 가격은 주당 200~375달러 선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상단 가격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코인베이스의 시장가치는 대략 1000억달러가 될 것"이라며 "앞서 민간 투자자들이 2018년 이 회사 가치를 80억달러로 추정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준거가격인 시초가와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는 점에서 1000억달러의 가치가 큰 무리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CNBC에 따르면, 앞서 직접상장한 5개사, 즉 스포티파이, 슬랙, 팔란티어, 아사나, 로블록스 등도 준거가격 대비 평균 37% 높은 수준에서 시초가가 형성된 바 있다. 

CNBC는 "코인베이스 역시 이들과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가정한다면 시초가는 343달러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엇갈리는 코인베이스 전망...비트코인 가격에 달렸다

코인베이스에 대한 향후 전망은 극과 극으로 엇갈린다. 

코인베이스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강조한다. 비트코인 가격은 코인베이스 상장을 하루 앞둔 지난 13일 6만3220달러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펀드스트랫의 창업자인 톰리는 "나는 암호화폐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며 "아무도 코인베이스 상장을 앞두고 암호화폐를 팔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암호화폐를 팔려는 이들이 없다면 가격은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특히 코인베이스 상장 이슈가 더해지면서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신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질 수 있고, 이것은 암호화폐 시장의 강세를 더욱 이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식시장이 상승 모멘텀을 잃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가 위험회피 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줄리안 에마뉴엘 BTIG 주식 및 파생상품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우려와 달러화 가치 하락, 미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 등 극단적인 상황에서의 위험회피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 보더라도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케이티 스톤턴 페어리드 스트래지스의 수석 전략가는 "3월 최고치인 6만1700달러 선에서 돌파구를 찾던 비트코인은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비트코인은 이제 6만9121달러를 새로운 목표로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일 그 수준까지 오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50일 이동평균선인 5만4900달러에서 확실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톰리는 "암호화폐 시장의 장기적인 스토리는 매우 긍정적"이라며 "코인베이스 상장 이후 암호화폐가 계속 랠리를 지속한다면 이는 암호화폐가 주류 시장으로 편입될 수 수 있음을 더욱 긍정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급락시 코인베이스 타격도 상당할 것"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대표적인 우려는 암호화폐의 급락 가능성이다. 암호화폐 시장은 사이클을 탄다는 점에서 현재 사상 최고가를 쓰고 있는 암호화폐 가격이 다시 급락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포브스는 "암호화폐 시장은 본질적으로 순환 사이클이 있으며, 큰 폭의 반등 후 가격이 급격히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2010년 이후 4차례의 암호화폐 가격 사이클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4년에 한 번 주기로 이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고공행진을 펼치며 12월 2만달러에 근접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불과 1년만인 2018년 12월 3500달러선까지 떨어진 바 있다. 1년만에 5분의 1 토막이 난 셈이다.  

만일 비트코인이 급락을 한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매출이 편중된 코인베이스의 타격은 더욱 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마켓워치는 칼럼을 통해 "코인베이스 전체 거래량의 56%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차지하고 있고, 이는 거래 수익의 56%도 이 두 암호화폐가 차지함을 의미한다"며 "두가지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면 코인베이스의 거래량과 수익에서도 상당한 감소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오히려 더욱 큰 위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도 꾸준한 우려 요인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앞서 지난 2월 "비트코인은 매우 투기적 자산"이라며 "투자자들의 잠재적 손실이 우려된다"고 언급, 규제 강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 역시 "암호화폐는 투기적 자산에 가깝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코인베이스보다 비트코인이 낫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는 긍정적인 반면 코인베이스 주식은 좋은 투자가 아니라는 평가도 내놓는다. 

이유는 암호화폐 시장의 활황이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 거래소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를 매수하거나 매도할 때 약 0.57%를 수수료로 거둬들이며, 이것이 지난해 매출의 86%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코인베이스의 매출은 18억달러 규모인데, 15억달러 상당이 수수료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암호화폐 시장이 활황을 보일수록 더 많은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며 '수수료 인하' 전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로빈후드 등 온라인 증권 플랫폼들이 주식거래 수수료를 없애면서 사실상 '제 살을 깎아먹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켓워치는 "암호화폐 시장 역시 성숙해질수록 경쟁은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고, 경쟁사들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수수료를 낮추거나 무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만일 코인베이스의 0.57% 수준의 수수료가 0.01%로 인하된다면 올해 1분기 수익은 15억달러가 아닌 3500만달러에 그쳤을 것이며, 이는 코인베이스의 실적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는 것이다. 

핸리비즈니스 스쿨의 앤드류 우크하트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암호화폐 자체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