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당선에 강남 등 재건축 대상지역 반색…부동산시장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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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당선에 강남 등 재건축 대상지역 반색…부동산시장 향방은
  • 안은정 기자
  • 승인 2021.04.08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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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시장 "일주일 내 재건축 규제 완화하겠다"
잠실·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 기대감 커져
규제 완화로 일부 재건축 단지 집값 자극 가능성
서울 전체 부동산 시장에는 영향 미미할 것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잠실주공5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안은정 기자] ‘부동산 선거’였던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승리하면서 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렀던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화색이 도는 분위기다.

신임 오 시장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푼 까닭이다.

전문가들은 1년 남짓 재임기간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신호만으로도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하거나 과열 양상을 띨 수 있다고 내다봤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 공약집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1호 공약으로 ‘스피드 주택공급’을 제시했다. 정비사업 구역 지정 기준을 하향해 5년 간 18만5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오 시장은 또 1년 내로 서울시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한강변아파트 35층 규제를 폐지하는 등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달 말 서울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잠실5단지, 은마아파트 등 도시계획위원회에 계류돼 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단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안전진단을 통과한 노후 아파트는 신속하게 사업시행 인·허가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잠실과 강남 재건축 대장주 아파트 위주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정복문 잠실주공5단지 조합장은 “단지 재건축사업 계획안이 수권소위원회에 상정되고 3년째 표류 중”라며 “잠실5주공의 경우 서울시장 지시로 안건만 통과하면 바로 사업에 돌입할 수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신호는 아파트 가격에도 반영되는 추세다. 재건축 조합설립인가를 앞둔 압구정 재건축 단지가 대표적이다. 압구정3구역에 속한 현대7차 아파트 245㎡(이하 전용면적)은 지난 5일 80억원(11층)에 팔리며 주택형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아파트는 종전 신고가보다 13억원 올랐다.

재건축 촉구 현수막이 붙은 서울 목동 아파트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재건축 촉구 현수막이 붙은 서울 목동 아파트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시장 권한이 제한적인 탓에 국회와 시의회의 공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규제 완화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한다.

재건축사업의 대표적인 규제로 꼽히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법으로 정해져 있어 내용을 바꾸려면 국회를 설득해야 하고, 35층 규제 역시 시의회를 통해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모두 서울시장 권한을 벗어난 일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현재 서울 시의회 90%가 여당 소속이고 여당이 장악한 국회가 규제 완화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지 의문”이라며 “임기 1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은 조직을 정비하고 부동산 정책의 비전을 제시하는 정도만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섣부른 규제완화 신호가 재건축 단지와 한강변 아파트들의 기대감을 키우면서 일시적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고 우려했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민간 정비사업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부각되면서 기대 심리가 부동산 시장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서울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고가 혹은 대형 아파트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데 공공재건축으로 공급이 가능할지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려워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도 “층고 제한은 사실상 재건축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 없었는데 규제가 풀리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게 되면 기대감이 호가에 그대로 반영돼 가격이 오르는 건 예상 수순”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건축 규제 완화가 서울 전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는 관측도 나온다.

김인만 소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과도하게 누적된 데다가 세금, 대출규제로 인해 자금력이 받쳐주거나 똘똘한 한채 갈아타기 일부 수요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요층은 현재 얇아진 상태”라며 “기대감으로 인해 일부 재건축이나 한강변 단지 집값이 들썩일 가능성은 있지만, 서울 전체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다시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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