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 '최악 불황' 예고 JP모건, '골디락스' 기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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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전 '최악 불황' 예고 JP모건, '골디락스' 기대 이유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0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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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미 경제 골디락스 시대 왔다"
"2023년까지 호황 이어질 것...주가 수준도 정당화될 것"
주가 고점 부담에 3개월래 조정 예고한 도이체방크와 대조적
"빠른 인플레이션·변이 바이러스는 걸림돌 요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7일 연례주주서한을 통해 미 경제의 골디락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7일 연례주주서한을 통해 미 경제의 골디락스 시대가 도래했다고 언급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미 경제가 골디락스(Goldilocks) 구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40%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불황을 경고했던 다이먼 CEO의 시각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최악을 예상했던 미 최대은행 수장이 1년만에 최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CEO "2023년까지 호황 계속된다"

지난해 4월10일(이하 현지시간) JP모건은 2020년 2분기 미국의 GDP 전망을 기존 '마이너스 25%'에서 '마이너스 40%'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실업률도 20%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미국의 고용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당시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던 탓에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미 경제에 대해 우려되는 목소리를 내놓긴 했으나 JP모건의 전망은 특히 비관적이었다.

골드만삭스는 마이너스 34%를 예상했으며, 도이체방크는 추후 마이너스 40%로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으나, JP모건이 전망치를 내놓았을 당시에는 마이너스 13%를 예상했었다. 

1년이 경과한 지난 7일 제이미 다이먼 CEO는 연례 주주서한을 통해 미 경제의 '골디락스 시대'를 예고했다. 골디락스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황을 뜻하는 말로, 경제에서는 주로 물가상승 없이 강한 성장세를 보이는 최고의 상황을 의미한다.

다이먼 CEO는 미 경제가 오는 2023년까지 호황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를 전하며 "불과 1년전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불황을 대비해야 한다'던 다이먼 CEO의 전망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다이먼 CEO 역시 "지난 1년간 미국 정부의 신속하고 깊이있는 통화 및 재정정책 개입은 최악의 상황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무려 60페이지가 넘는 연례주주서한을 통해 1년간 미 경제에 대한 시각이 최악에서 최상으로 바뀌게 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대표적으로는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는데, 높은 저축률과 백신 보급 확대,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안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로 인해 미 경제가 느린 속도의 물가상승 및 금리 상승 환경 속에서 빠른 성장을 이어가는 '골디락스'의 순간을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JP모건은 지난 3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통과되기 이전에 미국인들은 약 2조달러 규모의 저축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 1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이 더해지면서 저축 규모는 더욱 늘어났다는 것.

여기에 대기업들 역시 초저금리 기조 속에서 3조달러 가량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이먼 CEO는 "미국이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와 기업 모두 재무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양적완화 통화정책이 취해지면서 보합적인 효과를 가지고 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호황이 나타난다면 이미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이체방크 "미 증시 3개월간 최대 10% 후퇴" 경고

골디락스까지 언급한 미 최대은행의 전망은 최근 나온 도이체방크의 미 증시에 대한 비관적 전망과는 대조적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앞서 지난 5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미 증시가 3개월간 최대 10%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의 미국 경제 확장 속도가 고점을 기록할 경우 주식시장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가 주목한 경제지표는 최근 발표된 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다. 3월 ISM 제조업 PMI는 64.7을 기록해 지난 1983년 12월 이후 무려 3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빙키 채드하 수석 주식 전략가는 "역사적으로 볼 때 ISM 성장률은 경기후퇴 후 약 10~11개월이 지나 고점을 찍고, 우리는 그것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년간의 자료를 분석해보면 S&P500 지수의 상승률과 ISM 제조업지수는 약 73%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ISM 제조업 지수가 고점을 찍고 하락하면 S&P500 지수는 평균 8.4% 하락했다는 것.

만일 ISM 제조업 지수가 고점 이후 무너지지 않고 횡보하는 흐름을 보일 경우에는 S&P500 지수가 5.9%의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채드하 전략가는 "향후 3개월내 성장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은 극도로 높아진 주가 수준에서 차익실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역시 이같은 하락장에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인다"고 설명했다. 

상당히 강한 경제 성장세가 주식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끌어올린 만큼 경제지표가 온건한 수준으로 나온다면 주식시장은 중요한 촉매제를 잃어버리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JP모건 "빠른 인플레이션·변이 바이러스는 걸림돌" 

JP모건 역시 최상의 골디락스 상황을 예상하면서도 두가지 부정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임을 전했다. 

먼저 인플레이션을 걸림돌 중 하나로 꼽았다. 

골디락스는 느린 속도의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이 이뤄진다는 가정 하에 강한 성장을 예상하지만,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치솟을 경우에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빠른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기업들 및 전체 경제 성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걸림돌로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다. 빠른 백신 보급이 골디락스 상황을 기대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였는데,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별 효과가 없을 경우 모든 상황은 뒤집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먼 CEO는 "골디락스 시나리오가 실현될 개연성이 높지만, 우리는 또다른 걸림돌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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