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號, 경제 승부수] ② 현안은 세계 선두자리 고수..."달라진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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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號, 경제 승부수] ② 현안은 세계 선두자리 고수..."달라진 미국"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4.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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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지표 개선에 주요 IB 및 기관들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 상향조정
골드만삭스는 8%대 성장률 제시하기도
경제학자들 "미국이 중국 제치고 세계 경제 성장에 가장 큰 기여할 것"
미국의 빠른 경제회복 기대감에 주요 투자은행(IB) 및 경제기관들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빠른 경제회복 기대감에 주요 투자은행(IB) 및 경제기관들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달라졌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이 미국의 달라진 행보에 놀라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전례없는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이어, 단순히 코로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미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담은 '인프라 투자법안'까지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다양한 정책 속에서 미국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없는지,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금까지의 역할에 대한 각계의 평가는 어떠한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경제회복에 가속도가 붙었다.

경기회복 기대감은 이미 곳곳에서 조심스레 확산되고 있었는데, 개선된 경제지표가 줄줄이 발표되면서 기대감은 이제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다. 예상보다 빨라진 경기회복 속도에 미 경제학자들과 기관들은 서둘러 미국의 성장률을 상향조정하고 나설 정도다.  

강력한 미국의 경기회복이 전세계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뒤처진 고용지표마저도 개선...경기회복 속도 강력"

미국의 경제회복 속도는 강력하다. 미국의 3월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64.7을 기록해 1983년 이후 약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회복세에 이어 가장 더딘 속도로 이뤄지던 고용지표에서도 뚜렷한 개선이 확인됐다.

지난 2일 미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비농업 일자리는 91만6000개 증가했고, 실업률은 6%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의 예상치(66만개 증가)를 훌쩍 뛰어넘은 것은 물론 올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고용시장이 회복된다면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의 회복도 기대할 수 있는 부문이다.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지표도 나왔다.

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3월 미 소비자경기신뢰지수는 109.7을 기록해 지난달(90.4)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소비자들이 향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폴리티코는 "고용지표와 소비심리가 눈에 띄게 살아났으며 제조업 활동은 거의 40년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넘어섰다"면서 "이는 미국이 올해 말 기록적인 성장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경제회복의 길을 걷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다보니 경제기관들도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기에 여념이 없다.

블룸버그통신이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소 등 80여곳의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12월 3.9%였으나, 1월 4.1%, 2월 4.9%에 이어 지난 3월에는 5.6%로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3월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치에서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6.5%로 제시, 기존(3.2%) 전망치 대비 두 배 가량 높여잡았다. 

여전히 미 경제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하던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6.5%로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8%로 올려잡았다.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미국 성장률은 월가 투자은행 대부분의 전망치를 상회한다. 

악시오스는 "8%의 성장은 코로나19에서 엄청난 반전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성장에 대한 전망 역시 2020년말에서 크게 변화했음을 보여준다"며 "팩트셋에 따르면, 8%의 경제성장은 전례가 없는 일로, 2020년 미 경제가 4% 감소한 후 완전히 회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부양책·백신 보급...미 성장 이끈 원동력" 

미국이 이토록 강한 경기회복을 보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크게 두가지다. 경기부양책 및 인프라 투자안 등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는 적극적인 정책들, 그리고 발빠른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그것이다. 

지난해 12월 9000억달러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이어 올해 3월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달러의 부양책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의 경기회복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월 미국인들이 600달러 상당의 현금지원을 받은 후 가구와 노트북, 의류 등에 지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사상 최대 규모인 2210억달러 상당의 상품을 수입했다"며 "심지어 이것은 3월 1400달러의 현금지원을 받기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책은 미국인들의 소비를 강하게 이끌었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더해지면서 소비 잠재력 또한 상당해졌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말 기준 미국 가계는 2019년 말에 비해 2조8000억달러나 많은 저축과 자산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GDP의 13%에 달하는 규모로, 경제가 개방될 경우 이 중 일부가 소비를 통해 경제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안까지 더해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 투자안에 대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일자리 투자'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다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프라 투자까지 더해질 경우 미국의 경기회복 추세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것. 

이 언론은 "이와 관련한 정치적 반대가 강하지만, 지지자들은 수십년동안 국가에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장기적인 혜택'을 인프라 투자 법안을 지지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나라와는 비교되지 않는 빠른 코로나19 백신 보급 역시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여주는 부분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사람은 17.5%이며, 최소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3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3명 중 1명이 최소 한 번은 백신을 접종했다는 뜻이다. 유럽 지역에서는 전체 인구의 10%만이 1회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2차 접종까지 모두 마친 이들은 4%에 그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최근 연구 자료를 통해 "향후 두어달 안에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임계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며 "코로나19 터널 끝에서 진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중국 제치고 세계 경제 이끌 것"

미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과 발빠른 코로나19 백신 보급은 미국 경제가 세계를 이끄는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올해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미국을 넘어서 세계 경제회복의 주요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세계 성장에 가장 큰 단일 기여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초대형 투자는 연준의 초저금리와 맞물려서 미 호황을 이끌고 있으며, 최소한 당분간은 미국이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주요 엔진이 될 수 있다는 것. 

세계은행(WB)에 따르면 미국은 1976년 이후 중국의 GDP 성장 속도를 뛰어넘지 못해왔다. 월가 IB들의 예상대로 미국의 경기성장률이 7~8%에 달할 경우 6% 성장률을 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스엘라스는 "이것은 미국이 훨씬 더 성숙한 경제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라며 "우리는 이것이 가능할 것이며, 미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띠면 미국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국가들에게도 상당한 이익이 될 수 있다. 

WSJ는 대표적인 국가로 태국을 꼽았다. 태국 자동차부품 제조업협회에 따르면, 태국의 자동차 부품 산업은 지난해 14% 감소한 이후 올해에는 220억달러 안팎의 해외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순히 미국인들의 소비만이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연준의 초저금리는 외국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중국의 거대 인터넷 회사인 알리바바는 지난달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2.1%의 낮은 금리로 50억달러를 조달했으며, 독일 정부가 지원하는 농촌개발은행인 농업렌텐방크(LRB)는 1% 미만의 이자로 17억5000만달러를 조달하기도 했다. 

OECD의 수석 경제학자인 로렌스분은 "미국의 호황은 미 경제 뿐만 아니라 세계 성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해 인도, 호주, 영국, 캐나다 등의 국가들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규 부양책 덕분에 내년 말까지 세계 생산량은 지금 전망보다 3조달러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프랑스'를 추가하는 것과 같은 효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는 여전히 변수

그러나 여전히 경제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진한 부분이 남아있음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여전히 840만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상태라는 것. 여기에 지난주 71만9000명이 실업급여를 신청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3배가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그것이다.

가디언은 "연준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이 포함된 실업률, 즉, 실제 실업률은 9%에 가까울 수 있다"며 "경제학자들은 2022년 후반까지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일자리를 되찾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역시 미국 경제의 향방에 있어 중요한 변수로 남아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빠른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미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의 중요한 근거가 됐는데, 이는 백신이 코로나19 종식을 이끌 수 있다는 기대감 덕분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을지 여부, 그리고 아직까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는 점에서 백신 보급 속도가 '과속방지턱'에 부딪힐 수 있다는 점, 코로나19 위협이 끝났음에도 사람들이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소비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 등은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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