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 한글로 지은 월인천강지곡, 국보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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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 한글로 지은 월인천강지곡, 국보 지정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7.01.0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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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오바마가 돌려준 국새 등은 6건은 보물로

세종대왕이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직접 지은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과 강원도 평창의 「월정사 석조보살좌상」(月精寺 石造菩薩坐像)」이 국보로 지정됐다. 또 「국새 황제지보」(國璽 皇帝之寶)」 등 6건이 새로 보물로 지정됐다고 문화재청이 3일 밝혔다.

국보 제320호로 지정된 「월인천강지곡 권상」은 세종임금이 직접 지은 찬불가로, 훈민정음 창제 이후 가장 빠른 시기에 지어져 활자로 간행됐다. 따라서 한글 창제 후 초기의 국어학 연구와 출판인쇄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문헌이다. 비록 일부만 남아 있으나 이 책이 갖는 국어학적, 출판 인쇄사적 가치가 매우 높아, 국보로 승격 지정됐다.

▲ 국보 제320호 월인천강지곡 권상 /문화재청

국보 제48-2호로 지정된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전체적으로 양감이 강조된 모습이며, 균형 잡힌 안정된 자세와 적절한 비례를 갖추고 있다. 보관과 귀걸이, 팔찌, 가슴 영락(瓔珞, 구슬 목걸이) 장식 등 세부표현도 화려하고 섬세하다.

국보 제48호 「평창 월정사 팔각 구층석탑」의 남쪽 전방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탑을 향해 공양을 올리는 자세를 비롯해 발굴조사 결과 탑과 공양보살상이 같은 지표면 위에 만들어졌다는 점 등을 살펴볼 때, 원래부터 탑과 공양보살상은 하나의 구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이해된다. 이같은 탑전(塔前) 공양보살상은 이전에는 찾기 힘든 고려 전기적 특징인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도상과 구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국보로 지정된 석탑과 묶어 국보로 승격하여 조성 당시의 조형적, 신앙적 의미를 모두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국보 제48-2호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문화재청

보물 제1618-2호 「국새 황제지보)」, 보물 제1618-3호 「국새 유서지보(諭書之寶)」, 보물 제1618-4호 「국새 준명지보(濬明之寶)」는 한국전쟁 중 미국으로 유출된 것을 2014년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미국 대통령 방한(2014. 4. 25~26) 당시 돌려받은 문화재이다.

<황제지보>는 고종이 1897년에 제작한 대한제국 국새이고, 1876년에 제작한 <유서지보>는 국왕의 명령서인 ‘유서’에 사용되었던 국새이며, 1889년에 제작한 <준명지보>는 세자시강원 관원의 교지에 사용되었던 국새이다. 이러한 황제지보, 유서지보, 준명지보는 환수문화재라는 상징성뿐만 아니라 국가 행정용으로 사용된 역사적 가치, 왕실공예품으로서의 예술적 가치, 의궤 등 다른 자료들과 상대 비교할 수 있다는 학술적 가치 등의 지정 가치가 있다.

▲ 보물 제1618-2호 국새 황제지보 /문화재청

보물 제1925호「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직전에 많은 신하와 함께 발원한 사리장엄구로서 1932년 금강산 월출봉 석함 속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 석함 안에서 사리외기(舍利外器)인 백자대발(白磁大鉢) 4개, 은제도금 라마탑형사리기(銀製鍍金 喇嘛塔形舍利器), 이 사리기를 안치한 은제 팔각당형사리기(銀製 八角堂形舍利器), 그리고 동제발(銅製鉢) 등이 발견되었다.

이 유물 중에는 발원자와 발원 목적과 내용, 제작 장인 등 조성경위를 알 수 있는 명문이 있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 명문이 갖는 사료적 가치 외에도 출토 장소, 제작 시기가 분명하고 이 시기에 사용된 공예기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 예술적, 학술 가치가 크다. 특히, 백자사리기는 기년명 고려백자라는 점과 제작자가 ‘방산 사기장 심룡(方山 砂器匠 沈竜)’이라는 도공임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도자사에도 중요한 자료이다.

* 기년명(紀年銘): 비석이나 기물에 제작이나 사용 따위의 연시(年時)를 기입한 명문(銘文)

보물 제1926호 「협주명현십초시(夾注名賢十抄詩)」는 과거 시험 준비생들의 수요를 염두에 두고, 권람의 교정을 거쳐서 간행한 한국(신라)과 중국의 시인 30명의 시선집이다. 내용은 각 시인의 작품 중에서 7언 율시 각 10편씩 총 300편을 뽑아 주해(註解)를 붙인 것이다. 이 책은 경상도 밀양부에서 간행한 지방관판본으로서, 한국인이 그 대상을 선정하고 직접 주해한 최초의 한ㆍ중 시선집으로 매우 귀한 사례이자 고려 시대의 한문학과 지방 출판사 연구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보물 제1927호 「박동형 초상 및 함(朴東亨 肖像 및 函)」은 1728년에 그려진 박동형의 ‘전신좌상본’ 및 1751년에 그려진 ‘반신상본’과 각 함(函)이다. 박동형(1695~1739)은 무신란 당시 반란 주동자 중 하나인 박필현의 포획에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며 공신 반열에 올라 충주박씨 가문을 공신 가문으로 격상시킨 인물이다. 두 초상은 동일 초본에서 비롯한 것으로 전신좌상은 유소(流蘇, 매듭 장식)를 비롯해 옛 장황(裝潢, 서화의 표지 장식)을 간직한 상태이고 반신상은 최근 장황을 새로이 바꾼 점에서 차이를 보이며, 초상들의 보관함은 처음 초상 제작 때 것으로 보인다. 오사모(烏紗帽, 관복을 입을 때 쓰는 모자)에 단령(團領), 소매 안으로 처리한 두 손, 배경 없이 교의(交椅)에 앉아 있는 전신좌상, 쌍학흉배(雙鶴胸背)와 학정금대(鶴頂金帶), 표피가 덮인 교의, 족좌 위에 놓인 두 발 등 일반 공신상의 전형적인 형태로 그린 화가의 기량을 알려주는 섬세한 필치에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 단령(團領): 조선 시대 관원들의 집무복
* 쌍학흉배(雙鶴胸背): 당상관(堂上官)인 정 1ㆍ2품의 문관(文官) 상복, 왕의 종친(宗親), 부마(駙馬) 등의 관복에 부착한 학 두 마리가 그려진 도안
* 학정금대(鶴頂金帶): 조선 시대 종2품의 관리가 관복이나 조복 착용 시 갖추어 띠는 띠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다.

 

지 정 목 록

 

연번

지정번호

문화재명

수량

소유자

(관리자)

1

국보 제320호

월인천강지곡 권상

(月印千江之曲 卷上)

1책

㈜미래엔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

2

국보 제48-2호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平昌 月精寺 石造菩薩坐像)

1구

(좌대포함)

대한불교조계종 월정사

3

보물 제1618-2호

국새 황제지보

(國璽 皇帝之寶)

1과

국유

(국립고궁박물관)

4

보물 제1618-3호

국새 유서지보

(國璽 諭書之寶)

1과

국유

(국립고궁박물관)

5

보물 제1618-4호

국새 준명지보

(國璽 濬明之寶)

1과

국유

(국립고궁박물관)

6

보물 제1925호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

(金剛山 出土 李成桂 發願 舍利莊嚴具 一括)

10점

국유

(국립중앙박물관)

7

보물 제1926호

협주명현십초시

(夾注名賢十抄詩)

3권 3책

손성훈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8

보물 제1927호

박동형 초상 및 함

(朴東亨 肖像 및 函)

2건 4점

박무남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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