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Q 실적, '파운드리 수율·갤럭시S21 판매량'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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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Q 실적, '파운드리 수율·갤럭시S21 판매량'에 달렸다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2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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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망치 평균, 매출 60조2734억원·영업익 8조6475억원
IM부분 실적 핵심은 '갤S21'판매량..."당초 기대치 이하 1100만대 밑돌 수도"
계속되는 파운드리 수율 논란, 외신 "8나노 수율 문제로 GPU 공급 부족"
삼성 "파운드리 생산에 문제 없다, 공급부족은 GPU 수요 증가가 원인"
삼성전자는 다음주에 지난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삼성전자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일주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갤럭시S21시리즈 판매량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수율이 ‘어닝서프라이즈’ 달성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9일 “다음주 중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지만 발표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34.13% 늘어난 8조647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94% 증가한 60조2734억원.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 예측하는 관계자들은 "반도체 부진을 스마트폰 판매 증가가 만회할 것"이라 전망한다. 반도체 부문 부진에 대해서는 이견이 크지 않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생활가전 부문 역시 판매 호조로 1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결국 IM(IT·모바일사업)부문 전망치에 따라 어닝서프라이즈 여부가 갈리는 것이다.   

IM부문 실적 핵심은 ‘갤럭시 S21’ 판매량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을 적게는 7조6000억원(유안타증권)에서 최대 8조9600억원(신한금융투자)으로 전망한다. 전망치에 차이가 나는 이유는 시장조사업체·증권사 등 기관별로 반도체나 생활가전 등 사업부문에 대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비슷한 반면 스마트폰 예상 판매량에 따른 IM부문 영업이익 전망치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 240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23.1%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2300만대를 판매한 애플(22.2%)이다. 삼성전자의 2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26% 늘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2월보다도 12%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말 통상 플래그십 모델 출시 시점보다 한 달 빨리 갤럭시S21시리즈를 내놓으면서 2월달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분석한다. 

1200만대냐 1100만대 밑이냐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 1월말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21시리즈'의 1분기 글로벌 출하량이 1200만대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실제 1분기 출하량이 1100만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영업이익 추정치 역시 4조원 초반대로 조정되는 양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의 핵심은 갤럭시S21의 글로벌 판매량”이라며 “IM부문 실적이 좋긴 좋을텐데 갤럭시S21 판매량이 1200만대를 넘으면 IM 부문 영업이익이 5조원까지 가능하지만 실제 판매량은 1100만대를 밑돌면서 4조원대를 기록할 것 같다”고 말했다. 

SA의 조사는 갤럭시S21을 전격 출시 이후 나온 세계시장 점유율 조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2월달 출하량 2400만대 중에서 갤럭시S21시리즈의 비중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통 플래그십 모델은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 보다 수익성이 3~4배 이상 높다. IM 사업부 영업이익이 갤럭시S21시리즈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갤럭시S21 판매 호조로 인해 IM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1분기 갤럭시S21 판매량은 1100만대 가량으로 추정한다”고 전망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총 8조8000억원)을 반도체 3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4000억원, IM부문 3조8000억원, CE(소비자가전) 1조원으로 추정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M(스마트폰 등)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한 4조원으로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며 “고부가 제품인 태블릿 PC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스마트폰 원가절감 효과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부진, 계속되는 파운드리 수율 논란

업계에서는 이같은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반도체 사업 부문의 부진을 얼마나 상쇄할 것이냐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운드리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문제가 삼성전자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한다. 

텍사스 오스틴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하루 매출이 100억~110억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한파로 한달 가까이 가동을 멈춘 것도 실적에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는 이미 시장이 피해규모를 예상하고 반영한 요소라는 점에서 수율 문제와 다르다. 

현재 전세계 파운드리 기업 중 10나노(nm, 1nm=10억분의 1m)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뿐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의 5나노와 8나노 공정 수율이 TSMC 대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8나노에서 엔비디아의 개인 PC용 GPU를 만드는데 수율 문제가 거론된다”며 “그간 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AP) 등을 위주로 만들다 보니 처음 GPU를 만들면서 생기는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 IT매체 피씨게이머(PC GAMER), 피씨맥(PCmag)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그래픽카드 제조사 에이수스(ASUS)는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1분기 그래픽카드 출하량이 상대적으로 낮은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에이수스 측은 "삼성전자 8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엔비디아 암페어GPU의 낮은 수율로 공급량이 줄어든 것으로 추측한다"고 밝혔다. 

그래픽카드 제조사는 엔비디아 등 그래픽처리장치(GPU) 제조사로부터 GPU를 납품받아 냉각기, 외부출력포트, PCB 보드 등을 더해 그래픽카드를 만든다. 엔비디아의 암페어GPU는 경기도 화성의 삼성전자 파운드리 8나노 공정에서 만든다. 그간 외신에서는 여러 차례 삼성전자 8나노 공정 수율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실적이 안좋게 나와도 그게 파운드리 수율 때문이라는 건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며 “삼성전자 담당자와 고객사 일부 정도만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민감한 정보' 수율, 정확히 알기 어려워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율 문제를 지적한 IT매체 피씨게이머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율에 대한 문제제기는 오랜기간 계속됐지만 이 추측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는 없다”며 “반도체 수율은 제조사와 관련 고객사에 의해 항상 엄격하게 보호된다”고 덧붙였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D램 수율이 90% 이상인 반면 파운드리 수율은 70%대가 목표인데 간혹 이 수율을 못 맞추는 것 같다”며 “수율을 낮으면 고객사에 납품 일정이 밀리거나 수량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실적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종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반도체공동연구소소장)는 “수율이라는게 내부 관련자 아니면 알 수 없는 아주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라면서도 “공정 기술이 뛰어난 삼성전자의 경우 수율이 경쟁사 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면 트랜지스터 소자 설계 단계에서 TSMC에 비해서 축적한 노하우가 부족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운드리 수율에 관해 "사업부서 확인 결과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며 "그래픽카드의 경우 시장 수요 자체가 워낙 많다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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