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광풍처럼 몰아치는 반중(反中)기업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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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광풍처럼 몰아치는 반중(反中)기업 '불매운동'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1.03.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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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인권문제를 지적한 기업들이 주요 타깃
연예인들 동참으로 불매운동 점점 확산돼
정부와 관영매체들도 인권문제 제기한 기업 때리기 나서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대응한 기업들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신장 위구르자치구에 대해 강제 노동, 종교 차별 등에 대한 인권문제를 제기했다.

이러한 움직임과 맞물려 인권문제를 이유로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지 않겠다고 밝힌 스웨덴 SPA 브랜드 H&M 관련 불매운동이 중국 전체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불매운동은 단지 H&M에 한정되지 않는다.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불매운동은 H&M과 함께 BCI(지속가능한 코튼 생산이라는 과제를 위해 조직된 단체) 회원사인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캘빈 클라인, 퓨마, 토미 힐피거, 유니클로, 버버리, 컨버스 등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연예인들 동참...불매운동 점차 확산

중국 연예인들이 신장지역 인권문제를 제기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BCI 회원사 제품과 관련한 중국 연예인들의 전속 모델 계약 해지가 이미 40여 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신장 위구르자치구 인권문제를 제기한 H&M 등 BCI 회원사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이 거세다. 사진=박신희 통신원.
신장 위구르자치구 인권문제를 제기한 H&M 등 BCI 회원사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이 거세다. 사진=박신희 통신원.

아디다스의 전속 모델인 중국의 아이돌 그룹 TFBOYS는 “중국과 신장을 비하하는 브랜드와는 협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계약을 파기했다. 

아이돌 스타인 왕이보 또한 나이키와의 관계를 청산했다며 SNS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고 갓세븐 출신 잭슨도 아디다스와의 모든 협력을 끊었다고 밝혔다.

연예인들은 불매운동 분위기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자칫 소비자들에게 비애국적 연예인으로 낙인이 찍히고 이로 인해서 국민들의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서둘러 관련업체와의 계약 해지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계속해서 SNS를 통해서 밝히고 있다. 
 
중국 인권문제를 제기한 기업들에 대한 중국 스타들의 전속 계약 해지는 연예계뿐만 아니라 스포츠 및 산업 각 분야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연예인들이 중국 인권문제를 제기한 기업들과의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사진=빅토리아공작실 웨이보 캡처.
중국 연예인들이 중국 인권문제를 제기한 기업들과의 전속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사진=빅토리아공작실 웨이보 캡처.

정부, 관영매체...인권문제 제기 기업 때리기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지금 중국 일반 국민은 일부 외국 기업이 한편으로는 중국의 밥을 먹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의 밥그릇을 깨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중국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으로 중국을 모독한 기업들을 혼내줄 것이라면서 "중국 면화는 부드럽지만 중국인은 강하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그래픽을 만들어 웨이보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관련 주제는 조회수가 20억 건에 육박했다.
미중 관계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동조하는 국가들이 중국의 인권문제를 제기할수록 중국정부와 관영매체들을 중심으로 관련된 각국 기업 때리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 사진=인민일보 웨이보 캡처.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 사진=인민일보 웨이보 캡처.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애국소비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중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의 긴장감도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외국 기업은 언제든 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불매운동의 표적이 될 수 있음에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한국기업들도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사드 문제가 한중간에 외교문제로 부각되면서 중국에서 한국기업과 한국상품 그리고 한국문화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된 바 있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정치적 논쟁을 멀리하는 게 다국적 기업의 공통점인데 서구의 일부 의류 회사가 신장 제재에 참여함으로써 금기를 깼다"고 비난한 뒤 "중국 네티즌은 이 회사들의 잘못을 폭로하고 시장을 통해 대가를 치르게 할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미중 관계의 악화속에서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당분간 중국정부의 입장과 중국정부에 반대 입장에서 위태롭게 줄타기를 지속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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