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4대 금융지주 주총…공통이슈는 '배당확대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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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겁게 끝난 4대 금융지주 주총…공통이슈는 '배당확대 제고'
  • 권상희 기자
  • 승인 2021.03.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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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반대에도 신한·우리금융 임기 끝나는 사외이사 재선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임기 1년 더 연장돼
금융지주들 분기배당·중간배당 통해 주주가치 제고

[오피니언뉴스=권상희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주총이 26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돼 순조롭게 끝나면서 각 금융지주 회장들은 주주들에 대한 환원정책을 약속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25일 신한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이날 KB·우리·하나금융지주까지 모든 금융지주의 주총이 마무리됐다. 

이번 주총에서는 주로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이 논의됐다. 

ISS 반대에도 주주들 기존 사외이사 재선임에 찬성 던져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비상무이사 선임과 박안순·변양호·성재호·이윤재·최경록·허용학 등 6명 사외이사의 재선임건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진 행장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임 사태와 관련돼 중징계를 통보받은 법률적 리스크가 크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은 진 행장을 비상임이사로 재선임했다. 사외이사 6명을 그대로 재선임하고 신규 사외이사 4명도 선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ISS는 의결권 자문사로서 주총 안건을 분석하고 의견을 낼 수 있다"며 "다만 판단은 주주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SS는 이외에도 우리금융의 사내·외 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표한 바 있다.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라임펀드 사태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기존 이사들이 현 최고경영진(CEO)을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해 지배구조의 위험을 키웠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연금과 한국지배구조원도 마찬가지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이원덕(사내이사), 노성태·박상용·전지평·장동우(사외이사) 등 5명의 이사 연임과 정찬형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처리했다. 

ISS는 KB금융이나 하나금융에 대해서는 특별히 반대 의견을 내지 않았다.

KB금융은 주총에서 스튜어트 솔로몬,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김경호 등 사외이사 5명에 대한 재선임 안건을 최종 의결했다. 이들의 추가 임기는 각 1년씩이다. 선우석호, 최경희, 김경호, 오규택 사외이사는 감사위원으로도 선임됐다. 

하나금융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1년 연임과 사내이사 안건이 통과됐다. 김 회장은 금융권에서는 드물게 4연임에 성공하게 됐다. 다만 만 70세 이상은 회장 취임을 제한하는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임기는 1년으로 제한된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장으로 취임한 박성호 행장을 지주의 비상임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박원구·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백태승 등 6명의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박동문·권숙교 등 2명의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배당성향 20% 제한 권고에 금융지주들 주주환원정책 제시

앞서 금융당국은 각 금융지주에 2020년 배당성향을 20%로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금융당국이 실시한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도 이유가 됐다.

이에 따라서 금융지주들은 신한금융을 제외하고 배당성향을 20%로 맞췄다.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진 신한금융 역시 배당성향을 전년보다 다소 축소한 22.7%로 정했다. 

금융지주의 주식이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알려져있다 보니 이러한 배당 축소는 주주들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다. 이에 따라서 은행들은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주총에서 정관을 일부 변경해 분기배당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제 3월·6월·9월 각 분기별로 배당을 실시할 수 있어 연 4회 배당이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7월 1일 한 번만 중간배당이 가능해 연 최대 2회까지만 배당이 가능했다.

우리금융은 '자본준비금 감소'안건을 의결했다. 별도제무재표 기준으로 자본잉여금으로 분류되는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4조원 가량의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실적개선과 더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B금융도 배당성향을 올리고 중간배당, 분기배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 상황이 수습 단계로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일관된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간배당, 분기배당은 정관에 이미 허용돼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자사주 매입, 소각도 금융당국과의 교감 통해 주주들의 이익 지키는 방향으로 적절하게 조절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도 주주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 전무(CFO)는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포함해 주주가치가 지속적으로 증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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