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1위 인텔, 파운드리 진출...삼성에 위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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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1위 인텔, 파운드리 진출...삼성에 위협일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2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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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펫 겔싱어 인텔 CEO "파운드리 진출한다"
2분기 중 7나노 CPU 발표...대량 생산은 2024년 경
10나노 이하 파운드리 업체 TSMC·삼성·인텔 3파전 될듯
"삼성과 인텔의 강점 달라...삼성 피해 적을 듯"
결국 파운드리는 생산량·수율·원가
인텔이 24일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매출 기준 글로벌 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이 24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장 진출을 선언한 '2030년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하는 삼성전자에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파운드리시장...'TSMC·삼성·인텔' 3파전 예고

 펫 겔싱어 인텔 CEO는 24일(현지시간)“EUV(극자외선) 활용률을 높여 3나노(㎚·10억 분의 1m) 공정까지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Intel Foundry Service)는 우선 22나노 공정을 제공할 전망이다. 자체 중앙처리장치(CPU) 등의 생산을 위해 7나노 공정을 완성하면 이를 활용해 파운드리에서도 7나노 공정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7나노 CPU를 대량 생산하는 시점을 오는 2023년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갖춘 곳은 삼성전자와 TSMC 두 곳 뿐이다. 인텔이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완성하고 7나노 이하 공정 기술을 확보한 오는 2024년 이후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의 시장 구도가 3파전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TSMC 물량은 줄것...삼성과 인텔은 강점이 달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점유율 54%로 1위를 기록했고 삼성은 점유율 17%로 2위를 차지했다. 

파운드리 부문 생산량이 삼성전자의 3배에 달하는 TSMC의 경우 미디어텍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부터 AMD의 CPU, 애플이 설계한 M1, A14 등 제품에 차량용 반도체까지 미세공정을 요구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시스템 반도체를 제작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생산한 엑시노스2100. 사진제공=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엣지 컴퓨팅, 하이엔드 모바일 칩, 클라우드 서비스 등 관련 수요가 늘면서 향후 미세공정을 활용한 반도체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인텔이 파운드리에 들어오면 거의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TSMC의 물량은 줄어들 수 있다”며 “삼성의 경우 AP 등 일부 강한 품목이 있는데 이게 인텔과 겹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텔의 화려한 설계IP 포트폴리오...AI·CPU·車반도체

인텔은 그간 서버용 CPU 등에서 세계적 수준의 설계와 제작 역량을 축적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세계최고 수준의 자율주행차량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모빌아이를, 인공지능 반도체를 만드는 스타트업 하바나랩스를 인수했다.

안 상무는 “인텔이 CPU 등 향후 AI와 관련,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설계역량과 제조역량을 갖췄다”며 “파운드리 시장에서도 관련 분야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CPU. 사진=픽사베이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인텔이 삼성이나 TSMC보다 공정에서는 약간 뒤쳐졌지만 설계 역량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며 “5나노는 아니어도 7나노 수준에선 IP측면에서 인텔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제작은 공정과 설계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인텔이 개발 중인 7나노 CPU의 설계 IP를 고객사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에 제공하면, 팹리스는 인텔 IP를 활용해 생산공정과 설계를 최적화한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만들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CPU와 GPU 설계 IP가 없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윈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물량의 절반가량이 AP 등 삼성이 설계한 제품”이라며 “AP 등 반도체는 기술 형태가 조금씩 바뀔 수는 있어도 향후 수요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생산 물량의 약 50~60%는 엑시노스 등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주문한 물량으로 알려졌다. 

현재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AP는 대부분 인텔이 아닌 ARM 설계 IP를 활용한다. 삼성전자 역시 ARM IP를 기반으로 최신 엑시노스 시리즈를 설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스마트폰, 차량 등 다양한 형태의 AP가 등장하라 것으로 전망한다.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관련 반도체 제작 수요를 가져갈 가능성 역시 높다.  

파운드리 핵심, '생산량·수율· 공정원가'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파운드리의 핵심은 생산용량(반도체 생산량)과 수율, 공정원가”라며 “TSMC가 같은 5나노나 7나노 공정에서 삼성과 현격한 수율 격차를 보이며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량에서 TSMC가 삼성전자보다 3배 가량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이날 200억달러(약 23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 주에 두 개의 신규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라인은 평택 1개, 기흥 2개, 화성 3개, 미국 오스틴 1개 등 총 7개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 등에 8번째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10나노 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은 인텔이 생산량, 수율, 공정원가 측면에서 삼성 파운드리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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