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OLED 파상공세에 쫓기는 '삼성·LG'...승부처는 애플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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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OLED 파상공세에 쫓기는 '삼성·LG'...승부처는 애플의 선택?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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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차기 아이폰 신작, 폴더블 아이폰 용 OLED패널 수주전 치열
LTPO·폴더블 OLED 부문, 삼성·LG 디플이 중 BOE보다 우위
저가 스마트폰 '삼성 갤럭시M' 차기작에 중국 BOE사 패널 탑재 가능성
"삼성전자 제품 중 BOE 등 중국산 OLED 탑재 비중 증가는 추세적 현상"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s'.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화웨이가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Xs'.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도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애플의 차기 아이폰 시리즈와 개발 중인 폴더블 아이폰(가칭)에 탑재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수주량에 따라 글로벌 OLED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삼성전자 제품에 BOE의 OLED 패널 탑재가 늘어나는 건 추세적 현상으로 본다”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모니터 등 패널이 들어가는 제품 라인업이 다양하고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DM(제조자 개발생산)물량도 많기 때문에 패널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은 원가의 20% 가량이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인데 OEM·ODM 생산을 통한 저가 제품에 OLED 패널을 탑재하려면 중국산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수익성 고려하면 어쩔 수 없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브랜드인 갤럭시M시리즈의 차기 제품에 중국 BOE가 만든 플렉시블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플렉시블 OLED는 기존에 사용하던 유리기판을 활용한 리지드(Rigid) OLED와 달리 폴리이미드(PI)와 박막봉지(TFE, Thin Film Encapsulation)를 활용해 휘거나 구부릴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한 OLED 제품이다. 리지드 OLED 보다 최대 수십분의 1까지 얇게 만들수 있으면서도 무게는 더 가볍다. 

플렉시블 OEL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글로벌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제품인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기업인 삼성전자가 자회사 대신 차기 보급형 스마트폰에 중국 BOE사 제품을 탑재하기로 한 것이다. 

남 연구위원은 “BOE가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를 잃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보조금 등을 지원받아 싼 가격에도 삼성전자가 요구하는 품질을 만족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보급형을 넘어 중저가폰, 나아가 플래그십 모델에까지 중국 기업 OLED 패널이 쓰일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래그십 인기 예전 같지 않아...중요해진 중저가폰

국내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서 플래그십 모델이 예전처럼 많이 팔리지 않다보니 중저가 브랜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중국산 OLED 패널 탑재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를 다양화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가격 앞에 장사가 없기에 LCD패널을 중국 기업에게 넘겨줬든이 OLED도 그렇게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이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저온다결정산화물 (LTPO, Low Temperature Poly-crystalline Oxide) 기술을 적용한 OLED 패널과 폴더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기술에 집중해 중국과 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LTPO 방식 OLED는 저전력으로도 높은 화질을 구현해 아이폰 등 고급 스마트폰에 주로 탑재된다.

승부처는 애플 신제품용 패널 수주전

업계에서는 애플의 차기작인 ‘아이폰13(가칭) 시리즈’와 애플이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폴더블 스마트폰에 탑재할 OLED 패널의 수주 물량에 따라 향후 글로벌 OELD 패널 시장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은 부품 공급사를 엄격히 검증하는 것으로 유명한다. 패널업체 입장에서는 전세계 애플 소비자를 대상으로 물량을 공급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품질까지 인정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애플에 일정 물량을 납품하면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로 고객사를 넓혀가는 게 어렵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4분기에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량이 9010만대(시장 점유율 23.4%)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병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장)는 “앞으로 애플 제품의 탑재 비중에 따라 시장 경쟁력이 평가받게 될 것”이라며 “공급사 다각화가 필요한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BOE도 참여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BOE가 저가에 패널을 제공해도 제품 신뢰성과 안정성 역시 중요한 요소”라며 “애플 제품에 대한 전세계 소비자의 기대감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 기업이 앞서있지만 어느 한 회사가 한 번이라도 삐끗하면 시장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 연구위원 역시 “애플 물량 확보가 중요하다”며 “LTPO와 폴더블 기술에서 삼성과 LG디스플레이가 앞서 있는 상황에서 애플의 관련 물량을 수주하면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에 OLED패널 공급...3파전 양상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3종의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스마트폰 용 폴더블 OLED 패널을 대량으로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뿐이다. 

대만 매체 디지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LG디스플레이에 폴더블 디스플레이 패널 개발을 의뢰했다. 

복수 제품 공급사를 선호하는 애플 특성상 차기 제품인 아이폰13시리즈에 들어갈 LTPO 방식 OLED 패널과 폴더블 아이폰 패널 수주전 역시 BOE 등 중국 업체와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의 3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폰12용 OLED 패널의 공급 비중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0%, LG디스플레이가 20% 정도로 알려졌다. 

특히 시장 개화기에 있는 폴더블 OLED의 경우 애플 제품에 탑재되면 향후 중국 제조사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BOE가 애플의 품질 검증을 통과해 신뢰성 높은 제품을 공급할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영향력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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