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원 칼럼] 기관투자자의 주식 매도, 왜일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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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칼럼] 기관투자자의 주식 매도, 왜일까①
  •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 승인 2021.03.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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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최근 들어 금리 급등과 함께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작년 3월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된 이후 올해 초 사상 최고치까지 올라갔고, 여전히 코스피 기준 3000포인트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전염병 방역을 잘 했다는 점, 여행 등 오프라인 활동을 줄이는 대신 제품 구입이 늘며 제조 강국으로서 수혜를 받았다는 점, 이 때문에 작년 성장률 방어에 성공했다는 점 등을 증시 호조세의 주된 이유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증시 참여도 주가 상승 이유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다. 작년 한해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 코스닥을 합쳐 64조원 가량 순매수를 보였고, 고객 예탁금은 2019년말 대비 37조원 이상 늘었다. 총 100조원 이상의 자금이 국내 기업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이동했던 것이다.

역사적인 개인 매수세와 기관의 순매도 행진

게다가 올해 들어서는 3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40조원을 순매수한 상태다.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만 개인이 순매수한 규모는 이제 105조원에 달한다. 

이러한 흐름은 역사적인 관점에서 봐도 대단한 일이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총 32조원을 순매도했는데, 순매수했던 해의 경우에도 그 규모가 연간 10조원 내외였다. 따라서 최근 1년여 동안 엄청난 개인 자금이 단기에 쏟아져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의 순매도 행진이 지속되고, 올해 들어 매도세가 더 커지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기관투자자의 자산운용 방식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주가 조정 기간이 길어지면서 올해 들어 단 이틀을 제외하고 줄곧 순매도를 이어 온 연기금의 주식 운용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이라는 게 매수를 한 사람이 있으면 매도를 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지만, 기관투자자의 지속적인 매도가 시장 가격을 억압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언론 보도는 연기금 중 가장 큰 국민연금이 전략적 자산배분의 조정 폭을 유연하게 함으로써 매도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중기적인 자산배분 목표는 유지하면서도 운용 담당자들이 상황에 따라 매수 매도를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소식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그렇다면 기관투자자는 왜 꾸준한 매도 기조를 유지한 것일까?

올들어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의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개미투자자들의 반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관에게 나름의 사정이 있다

일단 기관투자자를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러 방식으로 나눌 수 있지만, 보통 기관투자자의 매수·매도 통계는 연기금, 은행, 보험, 자산운용, 사모펀드, 금융투자(증권사)로 나누어 제공된다. 그리고 이중 적극적인 주식투자자는 연기금과 자산운용 및 사모펀드로 볼 수 있다.

은행의 경우 자산의 대부분이 대출로 이뤄져 있고, 보험사의 경우에는 채권과 대체 투자를 많이 하는 대신 주식 비중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경우 P&C(property & causalty) 보험, 즉 우리로 따지면 손해보험사는 주식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다. 자산의 20% 정도를 보통주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 손해보험사의 소극적인 주식 투자를 문제삼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생명보험사의 주식 비중은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더 낮다. 오래된 장기 부채를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어 이자율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손해보험사들이 주식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은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장기보험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3년 정도의 부채 듀레이션을 갖는 미국 P&C 보험사와는 다른 부채 구조인 것이다. 오히려 생명보험사와 유사하게 부채 듀레이션이 큰데, 이러한 성격의 자금은 어느 나라에서나 자산-부채 관리 관점에서 운용되도록 규제되기 때문에 주식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갈 수 없다.

특히 보험사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최근 수년간 보험사가 주식 비중을 줄였지만, 그 규모는 2019년초부터 지금까지 7조원을 조금 넘는 정도다. 주된 매도 세력이 아니란 얘기다. 

다시 돌아와 적극적인 주식투자 기관들이 주식을 파는 이유는 뭘까? 일단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맡아서 운용하는 기관인데, 작년과 올해 중 의미 있는 규모의 매도에 나섰다. 작년 초부터 현재까지 각각 13조원과 10.5조원 정도를 팔아 총 23조원을 순매도했다.

이들의 의사 결정은 자금의 유출입에 연동된다. 즉, 주식 운용을 맡기는 돈의 규모가 늘어나면 그만큼 주식을 매수하고, 유출되면 그만큼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직접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주식형 수익증권과 사모펀드가 줄었음을 감안하면, 매도한 주식의 대부분은 환매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 수익률을 낮추기 위해서 일부러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2편에 계속)

 

● 최석원 센터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다. 대우증권 삼성증권 한화증권 등에서 채권분석, 경제분석 파트장을 역임했으며 과거 수차례에 걸쳐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한화증권에서 리서치센터장을 거친 후 메리츠화재에서 직접 자산운용을 맡기도 했다. 2016년부터 SK증권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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