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가능성 '모락 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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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 가능성 '모락 모락'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22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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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그룹과의 협상 진행 원활하지 않은 듯"
"구글, 폭스바겐 등에 매각은 쉽지 않을 것"
매각 어렵다면 사업 철수가 현실적인 선택지
롤러블·레인보우폰 등 신제품 출시도 불투명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철수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LG전자가 지난 1월 모든 선택지를 열어 놓고 스마트폰 사업의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후, 최근 사업 철수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2일 “그간 빈그룹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알려졌다”면서 “빈 그룹과 LG전자간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으면서 매각보다는 철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전면 사업 철수, 특허 등 지적재산권(IP)을 제외한 일부 매각, 전면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날 “MC사업본부의 향후 방향에 대해 모든 가능성 열어 놓고 결정 중”이라며 “사업 방향의 결정에 대한 일정 관련해서도 아직 확인된게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 했지만, 업계에서는 매각이 아닌 철수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그간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거론됐던 베트남 빈 그룹은 금융·건설·자동차·스마트폰 등 제조업에 걸쳐 다양한 사업체를 보유한 베트남 재계 1위 그룹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 기업들은 협상 중에 태도를 바꾸는 일이 빈번하다”며 “LG전자와 협상에서도 그런 상황이 연출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빈 그룹 외에 구글, 폭스바겐 등이 인수 대상자로 거론됐지만 업계에서는 빈 그룹 이외 업체의 인수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자가 너무 심해서 파는 사업부는 처음부터 매물로서 가치가 높지 않았다”며 “이제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톱 3안에 못들면 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해 1위를 차지했고 애플(15%)과 화웨이(14%)가 뒤를 이었다고 집계했다.

LG전자는 점유율 2%를 차지해 9위에 그쳤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 MC사업본부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이른다.

매각에 특허 등 지적재산권을 포함할지 여부 역시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는 국내 2만5454건, 해외 6만1586건 등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4G·5G 등 통신 기술관련 표준 특허 강자다.

표준 특허는 특정기능을 구현하기위해선 반드시 사용할 수밖에 없는 기술 특허를 말한다.

미국 특허분석기관 테크아이피엠(TechIPM)은 글로벌 4G(LTE) 표준 특허 부문에서 LG전자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고 조사했다.

5G 기술에서 LG전자는 지난 2월 기준 3700여건의 표준특허를 보유해 글로벌 3위를 기록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구글이나 폭스바겐 등 인수 대상자는 스마트폰 사업보다는 LG의 통신기술 관련 특허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AI나 전장부품 사업 등에서 관련 특허가 필요한 LG입장에서 협상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핵심 모바일 기술은 단말뿐 아니라 스마트 가전과 자동차 전장 사업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미래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내재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특허를 제외하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는 매물로서 가치가 크지 않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특허를 제외하면 연구 인력, 생산 시설 등을 사야하는데 한국인 엔지니어 인건비와 한국에 산재한 생산시설의 유지비용은 높은편”이라며 “매각보다는 철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롤러블·레인보우폰 등 LG전자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전망 역시 불투명해 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LG전자는 롤러블폰(가칭)을 통신 3사 전산망에 등록후 제품 테스트를 망연동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신제품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통신 3사 전산망 등록후 3~4개월 간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중에 LG전자가 롤러블폰을 출시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사업철수가 공공연히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은 사실상 의미가 없다”며 “AS도 불확실한 제품을 누가 사겠냐”고 말했다. 

LG전자의 신형 플래그십 모델인 ‘LG레인보우’ 역시 지난 2월 망연동 테스트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오는 24일 열리는 LG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MC사업본부의 향후 사업 방향성에 대해 회사측이 주주들에게 공개할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오는 26일 (주)LG 주주총회 또는 다음달 5일 LG전자 이사회 전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 운영 방안에 대한 최종적인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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