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美, 경제낙관론' 우려 목소리... "백신 접종, 코로나 종식 아닌데..."
상태바
확산되는 '美, 경제낙관론' 우려 목소리... "백신 접종, 코로나 종식 아닌데..."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3.22 15: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데이터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 증가 나타나
미국 역시 코로나19에서 자유롭지는 못해
전문가들 "향후 한달 혹은 6주가 관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강한 경제회복이 가능할 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의 강한 경제회복이 가능할 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유럽 지역에서 코로나19 3차 확산이 뚜렷해지면서 다시 봉쇄조치에 나선 국가가 많아지고 있는 반면, 미국에서는 경제 재개방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이로인해 미 경기에 대한 강한 낙관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여러 데이터에서도 코로나19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어, 과연 미국에 대한 경제 낙관론을 신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휴양객 몰려드는 미국...마스크 의무 해제 등 규제 완화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 비치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봄방학철을 맞이해 휴양객들이 몰려들면서 코로나 19 확산 우려가 심화된 탓이다. 

최근 미국의 공항 이용객수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 항공사들은 많은 미국인들은 봄이나 여름 휴가를 대비해 미리 항공권을 예약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는 유럽이나 브라질 등 다른 국가들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일부터 4주간 이동제한 조치에 돌입하고, 이탈리아 역시 내달 3일부터 사흘간 전국적인 도시 봉쇄에 들어갈 예정이다. 브라질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통제 불능'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유럽에서는 봉쇄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에서는 몰려드는 휴양객을 감당할 수 없는 정반대의 상황이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가능한 이유로 ▲천문학적인 규모의 경기부양책과 ▲놀라운 속도의 백신 보급을 꼽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백신의 영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 5월1일까지 모든 성인들이 백신을 접종할 자격을 가질 수 있게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까지는 코로나19로부터 미국이 독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놀라운 백신 보급 목표는 현재 백신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유럽 상황과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백신의 빠른 보급이 가능해지면서 미국은 전세계 코로나19 3차 파동 속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지난 1월에 비해 코로나19 확진자 수나 사망자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5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8일 30만명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일일 사망자 수 역시 지난 1월 3400명에서 현재 1300여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렇다보니 규제를 완화하는 주정부도 적지 않다. 텍사스주는 지난 2일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했으며, 미시시피주 역시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끝내고, 식당 등에서도 정원의 100% 범위에서 영업이 가능토록 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전체 50개주 가운데 10여개주가 마스크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전히 우려...2월 중순 이후 확진자수 늘어

문제는 일부 데이터에서는 여전히 코로나19를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월 코로나19 위기를 통제할 수 있을 듯 했던 미시간주는 최근 2주간 확진자 수가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지난해 12월 최고점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증가세가 눈에 띄게 강해진 것이다. 마이애미에서는 6일 연속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서는 등 지속적으로 높은 감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시간주의 최고의료책임자인 존하이 칼둔 박사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한달동안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증가하고 있고, 2월 중순 이후에만 77% 늘었다"며 "입원률 역시 최근 2주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움직임을 볼 때 확진자수의 증가는 입원환자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사망자수의 증가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우려된다는 것이 칼둔 박사의 설명이다. 

특히 CDC 자료에 따르면 미시간주는 플로리다주 다음으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비롯해 주요 언론은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 차이점으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여부를 꼽기도 했는데, 미국 지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미국 역시 유럽과는 다르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것.

CNN은 "미국 지역 곳곳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어 보건 당국의 우려가 크다"며 "지난해 12월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콜로라도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현재 미국 50개 관할지역에서 발견됐고, 미국 내 감염의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변이 확산...미 경제 낙관론 괜찮을까

미국 내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면서 미국 내 경제 낙관론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진다. 지난주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2월 4.2%에서 6.5%로 대폭 상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을 기존 7.6%보다 높은 8.1%로 제시한 바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이 중국보다 세계 성장에 더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 중앙은행과 연구기관, 투자은행들이 미 경제에 대해 강한 낙관론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백신보급 가속화가 그 근거가 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백신에 기대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은 궤적을 바꿀 수 있다"며 "우리가 마스크를 벗고 규제를 완화하는 등 너무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더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백신이 꽤 좋은 속도로 보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 주 또는 지역에서 매일 발병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불행하지만 놀라운 일이 아니다"면서 "지역사회에서 감염이 하루 5만3000건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돌아가기 이전에 승리를 선언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베일러 의과대학 국립열대의학대학원의 피터 호테즈 박사는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지금은 절체 절명의 시기"라며 "만일 우리가 이 상황에서 한달 호혹은 6주를 버틸 수 있다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나, 지금은 누가 이기는지 판단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시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