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톺아보기] "메이플스토리가 바다이야기냐"...형사처벌·입법규제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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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톺아보기] "메이플스토리가 바다이야기냐"...형사처벌·입법규제 가능할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14 0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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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이용자 넥슨 상대 소송 준비 중
메이플 스토리 유저 불만에 넥슨 "확률 공개"
확률 공개 후 더 커진 논란...엔씨,넷마블도 확률 공개 검토중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확률 공개 의무화 하는 법안 발의
사진=게임 커뮤니티 인벤
메이플스토리 '확률조작' 논란에 대해 게임 이용자들이 트럭을 이용해 불만을 표시했다. 사진=게임 커뮤니티 인벤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세상의 변화를 주도하는 IT트렌드를 놓치기 일쑤죠.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에 영향을 줄 IT뉴스를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지난주 IT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계속됐습니다. 일부 게임 이용자들은 넥슨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중입니다. 국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법률까지 발의됐습니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메이플스토리 유저 모임인 '총대진'은 14일 간담회를 엽니다. 넥슨은 다음달 11일 관련 간담회를 연다는 입장입니다. 총대진 측은 넥슨과 별개로 14일 간담회에 강원기 메이플 스토리 디렉터(게임 총괄 관리자), 백호영 기획팀장, 넥슨 커뮤니케이션 본부장 등을 초대해 확률형 아이템 논란 관련 설명을 듣겠다는 입장입니다. 

유저와 게임사측이 간담회 일정 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따로 간담회를 열겠다는 입장차이는 현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게임유저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에 2000만~3000만원을 결제한 유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적게는 500만~600만원으로 가볍게(?) 게임을 즐긴다는 유저도 있습니다.

이 돈이 모두 확률형 아이템 구입에 쓰인건 아닙니다. 하지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특성상 다양한 요소를 강화해 케릭터를 키우며 경쟁하는 과정에서 확률형 아이템이 도움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지난달 18일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에는 "아이템에 부여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추가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되도록 수정합니다"는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유저들은 즉각 반발합니다. 그동안 모든 옵션에 동일한 확률을 적용한 게 아니었다는 걸 넥슨이 인증한 셈이니까요. 

게임사들은 아이템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했습니다. 확률형인 만큼 옵션 강화를 위해 여러 차례 아이템을 구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확률 조작’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수천만원을 쓴 유저들이 ‘경험상’ 좋은 옵션을 받을 확률이 매우 낮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18일 공지 후 게임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넥슨은 지난 5일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추가 공개했습니다.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이날 넥슨이 공개한 확률 정보에 따르면 ‘보보보’나 ‘방방방’은 게임 설정상 나올 수 없는 옵션이었습니다.

유저들은 그동안 '보스 몬스터 공격 시 데미지' 3개가 연달아 나오는 '보보보'나 '몬스터 방어율 무시' 3개가 연이어 나오는 '방방방'을 뽑기 위해 유료 아이템을 여러차례 구입했습니다. “속았다, 사기다, 메이플이 바다이야기냐” 등 이용자 불만이 폭발하게 된 겁니다. 

메이플스토리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용자들이 ‘확률 조작’ 의혹을 제기한 건 오래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넥슨이 서비스 하는 서든어택에서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 위반을 적발한 바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A3: 스틸얼라이브’ 등 MMORPG 게임은 대부분 확률형 아이템으로 수익을 냅니다. 리지니2M에서 ‘신화등급’ 무기를 만들려면 1억원 이상의 돈을 써야 한다고 알려졌습니다. 리니지 등 수억원이 넘는 돈을 결제한 ‘헤비유저’가 많은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 입장에서 확률 공개는 민감한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일부 이용자들은  넥슨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추진 중입니다. 얻을 수 없는 옵션에 돈을 쓰게한 넥슨에 ‘사기죄’를 적용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겁니다. 법조계에서도 사기죄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최근 이용자 의견을 수렴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천만원 이상의 돈을 쓴 이용자가 많은데 그들이 확률 정보를 원하지 않을리 없습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서 게임사가 ‘시간을 끌고 있다’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정치권에서도 나섰습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습니다. 확률형 아이템 정의와 표시 의무, 확률 조작 금지 조문 신설, 문화체육부장관에 확률형 아이템 조사 부여 권한 부여 등을 골자로 합니다.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공개하면 관련 수익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게임산업협회는 영업비밀이라며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 전면 공개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학계에서는 이번 기회를 성장통 삼아 한국 게임 업계가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해야 한다고 충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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