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기전 ‘낸드’가격 오른다"... SK하이닉스 낸드사업, 흑자전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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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피기전 ‘낸드’가격 오른다"... SK하이닉스 낸드사업, 흑자전환 예고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3.10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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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포스, 2분기 낸드 가격 전망치 상향조정
대만 디지타임즈 "삼성전자 컨트롤러 공급부족 SSD 출하 중단"
금융투자업계 "가격 상승폭이 물량 감소분 상쇄할 것"
최소 올 하반기까지 낸드 가격 추세적 상승 가능성 높아
"올 3분기 SK하이닉스 흑자전환 가능성도"
기상정보제공 업체 웨더아이는 올해 오는 24일 제주도 서귀포를 시작으로 4월 5일 이후로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및 산간 지방을 포함한 전국에 벚꽃이 개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초 중순께 낸드플래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이달 말 진행될 2분기 낸드 플래시 고정거래가격 협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가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2분기 가격협상 결과는 통상 4월에 시장에 공개되는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벚꽃의 본격적인 개화전에 낸드 플래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기상정보업체 웨더아이는 오는 24일 제주도 서귀포를 시작으로 내달 5일이면 전국에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다음달 초·중순 즉, 한달 내 낸드 플래시 가격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셈이다. 

대만 IT 매체 디지타임즈는 지난 9일 “컨트롤러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삼성전자의 PCIe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출하가 중단됐다”며 “삼성전자가 고객사에게 5월까지 생산량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는 것으로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컨트롤러는 SSD에서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제어해 데이터를 읽고 쓰고 저장하게 해주는 시스템반도체다. PCle SSD는 노트북과 서버에 탑재하는 제품이다.  

지난해 말 이후 낸드 플래시 고정거래가격 (64GB 멀티레벨셀 기준) 2.9달러 수준에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노트북·스마트폰·서버 수요가 늘면서 낸드 가격 상승폭이 컨트롤러 공급문제로 줄어든 생산량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며 "3월 말 진행할 고정거래가격 협상에서 SK하이닉스 등 제조사의 낸드 가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말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위)과 낸드 플래시 가격 변화 추이. 자료=D램익스체인지, 메리츠증권

컨트롤러 공급부족이 낸드 플래시 제조사와 수요사간 고정거래가격 협상에서 제조사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로 불리는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노트북·PC·스마트폰 제조사 등 수요기업과 2분기 낸드 플래시 고정거래가격 협상을 이달 말에 진행한다.

이때 정해진 가격을 2분기 거래에 반영하고 6월말에 다시 3분기 가격 협상에 들어간다. 2분기 고정거래가격 상승은 추세적 가격 상승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송 연구원은 “올 1분기까지 낸드 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은 하락세였지만 최근 노트북과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클라이언트 SSD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올 2분기에는 서버 생산도 본격화하면서 엔터프라이즈 SSD 출하량도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클라이언트 SSD는 노트북 등에 탑재하는 제품이고 엔터프라이즈SSD는 서버용 제품이다.

올 2분기 낸드 플래시 가격 전망. 자료=트렌드포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도 지난 9일 올 2분기 낸드 플래시 고정거래가격 전망치를 기존의 보합에서 전분기 대비 3~8% 상승으로 상향조정 했다. 구체적으로 엔터프라이즈SSD와 클라이언트SSD의 2분기 가격이 각각 직전 분기 대비 0~5%, 3~8% 상승할 것으로 봤다. 

노트북과 서버 수요는 늘어나는데 삼성전자 텍사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의 영향으로 컨트롤러 공급 부족까지 더해져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상승이 최소한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 사업장에 낸드 플래시 생산을 위한 라인 구축에 착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8조~9조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평택 사업장의 낸드 플래시 생산라인은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제품. 사진=SK하이닉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비트그로스(Bit Growth)를 각각 32%, 36.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트그로스란 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 증가율을 말한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낸드 가격 상승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진 것은 낸드 전체 소비의  70%를 차지하는 노트북·PC·태블릿·스마트폰의 수요가 지난해부터 크게 늘며 제조업체가 재고축적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생산라인 증설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아웃풋이 나올텐데 IT기기 수요 증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상승으로 그간 수익성이 저조했던 SK하이닉스 낸드 사업부 흑자전환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4분기 이후 지난해 4분기까지 9분기 연속 낸드 플래시 사업에서 적자를 냈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의 낸드 플래시 사업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NH투자증권

증권업계의 한 연구원은 “낸드 제조 공정에서의 기술력 차이로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은 경쟁사 대비 제조 원가가 많이 드는 구조였다”며 “2분기부터 낸드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낸드 플래시 사업이 메모리 사이클에 들어설 올 4분기에야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낸드 가격 상승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빠르면 올 3분기에 SK하이닉스 낸드 사업부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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