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의 정문일침] 저점매수보다는 매도시기의 중요성을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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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의 정문일침] 저점매수보다는 매도시기의 중요성을 알자
  •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 승인 2021.03.10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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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점 매수' 전략보다는 추가 상승 가능한 종목 찾아야
매도 타이밍 놓치면 예상했던 수익률 나오지 않아
현재 수준 인정하고,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전략을
서기수 다올 연구소장
서기수 다올 연구소장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부동산 가치평가 연구소장] 괴테는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지 않은 사람은 인생을 논하지 말라’라고 했다. 사람의 인생이 어렵고 고난이 많다는 의미이고 그러한 고난을 겪은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알 수 있다는 교훈을 주려고 한 듯 싶다.

현대소설을 대표하는 ‘토지’의 박경리 작가는 행복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고,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소설을 쓴 알랭 드 보통은 불행한 청년시절이 있어서 글을 쓸 수 있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도서의 제목 중에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제목이 기억난다. 모두 어렵거나 힘든 시기에 대한 극복의 의지를 키워주기 위한 긍정적인 의미라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아프지 않게 청춘시절을 보내면 안될까, 어려운 시기를 겪지 않고도 인생과 삶의 의미를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건 투자시장에서 투자자들 반응 때문일 것이다.

바닥권에서 매수? 바닥권에 매도하면 '낭패' 

필자에게 질문을 하는 투자자들 질문 내용을 매수와 매도에 관한 질문으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절대적으로 매수에 대한 질문이 많다. 언젠가 시장의 바닥이냐를 고민하다가 바닥이라고 생각되었을 때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겠다는 기본적인 생각은 이해한다. 하지만 바닥권에서 매수해서 똑같은 바닥권에서 매도를 하면 무슨 의미겠는가?

관점을 바꿔서 적절한 매수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수익을 창출한 후 매도하는 매도 타이밍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은 ‘차라리 그때 적당히 수익보고 매도할 걸 그랬어요’라며 매도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의 푸념을 많이 들어와서 그럴지 모르겠다.

'저점 매수'에 집착말아야...더 상승할 종목을 찾아야 

괴테나 박경리 작가나 알랭 드 보통의 어록과 달리, 그냥 쭉 꽃길만 걸어보자는 목표를 세워 보는 것은 어떨까. 이러한 관점은 주식시장에서 상한가 종목을 쫓아 투자하는 전략과도 일맥상통하다고 보면 된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해서 가격이 하락할 때를 기다리기 보다는 지금 가격보다 더 상승할 투자가치 있는 종목을 고르는 전략에 대한 제안이다.

위 그림은 최근 36년간 코스피지수의 흐름이다. 그래프에 필자가 원형의 표시와 아래쪽의 화살표 표시를 해두었는데 원형은 일정 시기별로 고점을 표시한 것이고 화살표는 일정 기간의 저점 즉 일반인들이 가장 알고 싶은 매수타이밍에 대한 표시다.

어떤 투자자에게 이 그래프를 보여주면 당연히 화살표에 대한 시기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였지...라든가, 이때가 2008년도 쯤인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지...이거나, 그리고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시기였지...라고 과거를 회상하며 '이때에 투자를 했으면 큰 수익을 냈을 텐데'라고 아쉬워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하지만 그 시기에 투자를 했다고 하더라도 매도 시기 즉 원형이 표시된 시기를 놓친다면 기대나 예상했던 수익률이 아닌 손실 내지는 턱없이 낮은 수익률을 거두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정확한 고점은 아니더라도 상승세 중간에만 투자를 했더라도 꽤 높은 수익을 낼 수는 있었다. 반대로 매 시기 바닥권에서 투자한 것이 아닌, 바닥을 치고 상승추세에 투자했다면 더 수익률을 올렸을 것이란 아쉬움이 들 것이다. 

지금은 고점이니까 조금 하락하면 투자하자?

바로 위 두 그림은 최근 40년간 국제 금 선물가격과 최근 21년간 원달러 환율에 대한 그래프에 똑같이 일정 기간별 고점과 저점을 원형과 화살표로 표시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저점에만 투자했으면 상당한 수익률을 올렸겠지만 어디까지나 매도 시기가 고점일 경우를 가상한 것이지, 매도시기를 잘못 잡았으면 일반적인 수익률에 그쳤을 것이다. 물론 코스피지수와 금을 수십 년간 투자해서 보유했으면 상당한 수익률을 올렸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투자를 권유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그래프만 보여주고 지금은 상당히 고점이기 때문에 조금 하락하게 되면 그때 투자를 하자고 다시 ‘저가매수 고가매도’의 주장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개별 종목으로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를 따진다면 지금보다 더 상승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병행하는 것이 좋고, 오히려 원형으로 표시한 일정 기간마다의 고점에서 지금이 중간쯤 올라가고 있는 시기라고 본다면 투자시기의 저점 잡기 보다는 현재 기준 가치상승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도 좋은 투자전략이 아닐까 싶다.

'저점 매수'를 위해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가는 시간만 허비할지 모른다. 현재의 시장 상황을 인정하고, 추가 상승할 종목을 찾아 투자한 후 매도 타이밍을 제대로 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진= 연합뉴스
'저점 매수'를 위해 시장을 지켜보고 있다가는 시간만 허비할지 모른다. 현재의 시장 상황을 인정하고, 추가 상승할 종목을 찾아 투자한 후 매도 타이밍을 제대로 결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사진= 연합뉴스

지금 시장 상황에서 중요한 투자전략은

2020년 COVID-19로 인해서 여행주나 호텔, 항공주 등 종목의 주가가 많이 하락했을 거라고 흔히 생각한다. 지금도 평일에 인천국제공항에 가면 사람이 많지 않고 썰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해당 종목들은 주가가 떨어지기는커녕 오히려 2배가 오른 종목도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오히려 업황의 어려움이라는 악재를 덮은 것인데, 그렇다면 백신이 공급되고 COVID-19가 잠잠해지면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더 올라가지 않을까?

이제는 COVID-19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마냥 저점만 노리고 '주가야 떨어져!'라는 주문을 외우기보다 현재의 수준을 인정하고 향후 시장의 변화를 고려한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전략을 세워보도록 하자.

최근에 미국의 금리인상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조정에 대한 의견이 많다. 이러한 부분을 겨냥한 분할매수 전략이나 철저한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 회피 전략도 고려해보자.

서머셋 모옴(Somerset Maugham)의 장편소설 《인간의 굴레(Of Human Bondage)》에서 주인공 필립이 이런 말을 했다. “돈은 제6감과 같아서, 그것이 없으면 다른 감각을 완전하게 이용할 수 없다.” 필립 케어리 식으로 말한다면 결국 우리는 다른 감각은 물론이고 6감을 더 얻으려고 저가매수를 위한 타이밍만 생각하며 눈이 벌개져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보고 있지만, 실제 투자가치를 따져보는 노력은 게을리 하는게 아닌가 생각해보자.

● 서기수 다올 은퇴설계 & 부동산가치평가 연구소장은 한성대에서 재무관리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미은행, 한국씨티은행에서 재테크 팀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세무회계학과 겸임교수, 한성대학교 경영학과 외래교수, 한국금융연수원 외래교수 등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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