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고소한 북한 이야기] 북한에서 '핀테크' 사업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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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고소한 북한 이야기] 북한에서 '핀테크' 사업 한다면?
  • 박기찬 신한은행 북한연구회 대외협력 회장
  • 승인 2021.03.04 11: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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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판 위챗페이, 온라인쇼핑몰 등장
유발 하라리, 4차 산업혁명시대 '북한의 강점' 소개
20년전 개성공단 모델 너머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로
박기찬 신한은행 북한연구외 대외협력 회장
박기찬 신한은행 북한연구회 대외협력 회장

[박기찬 신한은행 북한연구회 대외협력 회장] 북한과 핀테크(FinTech)는 생뚱맞은 조합일까. 북한과 핀테크(FinTech)는 한참 거리가 먼 단어들로 보인다. 핀테크는 어느 정도 금융산업이 발전해야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우리의 선입관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개인금융이 본격화된 지 10여년이 채 되지 않아 핀테크 세계 최강국으로 올라섰다. 도대체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전통적 금융산업의 발전이 핀테크 발전의 필수적 선행조건이 아닌 것은 아닐까?

북한판 위챗페이, ‘울림2.0’은 북한의 핀테크 앱

북한의 최근 핀테크 동향부터 살펴보자. 작년 말에 북한판 '위챗페이'라고 부를 만한 모바일결제시스템이 북한에서 나왔다. 2018년의 모바일결제시스템 ‘울림1.0’을 업그레이드한 ‘울림2.0’이 등장한 것이다. 은행에서 발급된 전자카드 ‘전성’과 ‘나래’카드를 손전화기에 충전해 송금과 결제를 할 수 있으며, QR코드를 생성해 간편결제도 가능해졌다. 

2018년의 울림1.0 사진= NK경제
2018년의 울림1.0 사진= NK경제

북한판 온라인쇼핑몰인 전자상점 ‘옥류’, ‘만물상’, ‘실리’ 등에서 결제 및 배송 등 모바일쇼핑도 할 수 있다. 물론 사용자가 평양의 시민들과 지방도시의 간부들이나 사업가들에 제한적일 것이라고 추측은 된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그 발전의 속도가 상상 이상이라는 것과 함께, 핀테크의 발전이 기존 금융산업의 발전 수준과 큰 상관관계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북한의 통신서비스와 휴대폰의 수준, 나쁘지 않아

북한에 휴대폰이 도입된 것은 1990년대 말이다. 2G 서비스가 2002년, 3G 도입이 2006년이라는 점을 보면 남한이나 중국과 큰 차이가 없었다. 북한에는 ‘고려링크’, ‘강성네트’, ‘별’ 등 3개의 이동통신사가 있다. IBK 북한연구소는 2018년 말 현재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600만명으로 추산했다.

수입부품을 조립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체 개발한 OS를 장착한 ‘아리랑’, ‘평양’, ‘진달래’, ‘푸른하늘’, ‘철령’ 시리즈 등 다양한 신제품 휴대폰이 매년 출시되고 있다. 작년에 나온 ‘진달래7’은 지문인식, 음성인식, 안면인식, 문자인식 등 생체인식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기술을 탑재했다.

2020년에 출시된 진달래7. 사진= 조선의 오늘
2020년에 출시된 진달래7. 사진= 조선의 오늘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북한 핀테크 환경의 강점은...

베스트셀러 『호모 데우스(Homo Deus)』에서 미래학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는 북한이 새로운 강점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기술적으로 성큼 도약해 예컨대 모든 차량이 자율주행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되는 것이다. 중앙집권화된 저개발 독재국가에는 이점이 있다. 남한에서 인간의 운전을 전면 금지하고 완전한 자율주행 교통체계로 전환하려 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해 보라.”
 
일당 내지 일인 지도자에 집중된 권력구조를 가진 저개발국 북한이 첫째, 기존의 제도, 시스템, 관습, 그리고 이들과 깊이 얽혀 있는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자유롭다는 점, 그리고 둘째, 단일화된 의사결정 구조와 강력한 실행력을 가진 국가로서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의 젊은이가 2017년 아리랑폰으로 사진찍는 모습. 출처= 메아리
북한의 젊은이가 2017년 아리랑폰으로 사진찍는 모습. 출처= 메아리

개성공단 모델에서 4차산업혁명 모델로

20년 전의 개성공단 모델은 남한의 자본력과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만으로도 큰 시너지를 낳았다. 2020년대에는 4차 산업혁명의 파도와 함께 새로운 남북 경제협력의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

남한의 자본력과 비즈니스 창출 능력, 여기에 북한의 기존 규제가 없는 환경과 집중화된 의사결정구조 및 추진력이 결합된다면, 중국을 넘어설 세계적인 핀테크 단숨도약이 가능하지 않을까.

● 필자인 박기찬은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MBA를 마친 금융인으로, 글로벌하고 미래지향적 시각에서 한반도 이슈에 접근하는 북한연구자이다. 신한은행 북한연구회 대외협력회장을 맡고 있으며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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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주 2021-03-06 03:16:47
북한에 이동통신망이 세개씩이나 된다구요? 중국과 별반 차이없다구요? 고려링크와 강성네트,그리고 별? 성함이 나와 비슷한 분이라 생각되여 자세히 읽어봤건만 완전 사기꾼이네.

설송아 2021-03-04 11:56:33
후발후위죠...맞습니다.
중앙집권화된 후발국의 이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