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오아시스, '새벽배송 강자’들의 가파른 물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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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오아시스, '새벽배송 강자’들의 가파른 물류 확장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3.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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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IT 기술 등으로 ‘물류 효율성’ 확보
마켓컬리 "일평균 주문 18만 여건 배송 처리 가능"
오아시스 모회사 지어소프트, 50억 규모 실크로드 주식 취득
“‘라스트 마일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 될 것”
마켓컬리는 2일 김포 물류센터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마켓컬리
마켓컬리는 2일 김포 물류센터를 오픈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마켓컬리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새벽배송의 강자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이 각자 물류 사업 강화에 나서며 세를 키우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 강자였던 롯데, 신세계 등 전통 기업들이 기존 오프라인 매장 일부를 물류센터로 바꾸며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격차를 줄이려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한발 앞선 투자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2일 마켓컬리는 국내 최대 신선물류센터인 김포 물류센터를 오픈해 매년 2배 이상의 성장에 대비한 물류 시스템 운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포 물류센터는 총 2만5000여 평으로 식품을 취급하는 신선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상품의 최적 온도에 따라 상온, 냉장, 냉동센터를 갖췄으며, 기존 운영해 오던 서울 장지 센터 등 4개를 포함한 전체 운영 면적의 1.3배의 규모로 운영된다.

특히 마켓컬리는 자동화 솔루션 QPS(Quick Picking System)을 도입해 물류 효율을 높였다. 분류 담당자의 자리로 상품이 바로 이동해 올 수 있는 컨베이어를 설치해 상품을 이동하고 분류하는 작업 동선을 최소화하고, 작업도 단순화했다. 

자동으로 도착한 상품을 각 주문별로 분류한 이후 바로 포장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병렬식으로 배치해 별도의 이동 없이 포장 작업자가 바로 포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는 일평균 주문 처리량인 9만 여건의 2배 가량의 배송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수도권 동남 지역에 치우친 물류 기반을 서부로 확대해 배송 효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물류 인프라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내부적으로 따로 계획하고 있지는 않은 상태”라면서 “당장은 같은 수도권이라고 하더라도 배송이 원활하지 않은 지역들이 있어서 샛별배송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아시스의 경기 성남 본사 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모바일 앱으로 고객 주문 물품을 확인하며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오아시스
오아시스마켓의 경기 성남 본사 물류센터에서 작업자들이 모바일 앱으로 고객 주문 물품을 확인하며 포장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오아시스

마켓컬리의 대항마로 불리며 새벽배송 시장 파이를 천천히 키워나가고 있는 오아시스마켓의 모회사 지어소프트도 최근 물류 사업 강화에 나섰다. 

지어소프트는 지난달 19일 자회사인 풀필먼트 서비스업체 실크로드 주식 100만주를 50억 원에 취득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자기자본(95억원) 대비 52.6% 규모다. 

지어소프트는 “유통사업부의 사업다각화 전략에 따른 100% 자회사 설립”이라며 “풀필먼트 서비스업 및 물류대행업 등 비대면 소비증가에 따른 전자상거래시장 확대를 위한 신사업 진출”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오아시스마켓은 성남 물류센터와 오프라인 직영 38개를 포함한 총 71개 매장을 연계해 운영하고 있다. 

오아시스마켓 역시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IT 시스템을 ‘오아시스 루트’ 앱을 개발했다. 물류센터 직원들이 상품 발주, 선별, 배송 등 전 과정을 확인하며 작업할 수 있어 새벽배송 시스템의 효율화를 높였고, 이는 기업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정민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아시스가 최근 카카오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고 올해도 공격적인 오프라인 매장 증설, 신규 물류센터 확장, 새벽배송 일 수 증가 등을 통해 가파른 외형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물류 인프라 구축은 ‘라스트 마일(last mile)’에 사활을 걸고 있는 온라인 쇼핑 전쟁의 최대 승부처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배달 지역을 촘촘히 연결하는 물류망과 물류센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새벽배송’을 원활하게 이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진열대 역할을 물류센터가 하는 격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누가 더 빠르게 배송하느냐’의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 서비스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축구경기에서 골을 집어넣을 수 있는 공격수가 많아야 승리할 수 있는 것처럼, (이커머스 업계에서의) 킬러 콘텐츠는 배송 속도다”라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마켓 실적 추이. 자료제공=오아시스
오아시스마켓 실적 추이. 자료제공=오아시스

한편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영업이익 100억 원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대비 900% 증가한 수치로, 새벽배송 업체들 중 유일한 흑자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3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마켓컬리는 당분간은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일단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고, 서비스를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규모의 경제를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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