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4일 정기회동, '증산 여부' 논의...60달러대 유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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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4일 정기회동, '증산 여부' 논의...60달러대 유가 향방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3.02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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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현지시간) OPEC+ 회의서 증산 결정 여부에 주목
'미국-사우디' 긴장관계, OPEC+ 회의에 영향 미칠 가능성도 있어
中, 원유 비축량 급증 및 제조업 경기 둔화 또한 변수 요인
주요 투자은행은 장기적 강세 전망
오는 4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 및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증산 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4일(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 및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증산 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오는 4일(이하 현지시간)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의 정기 회동이 예정돼있는 가운데 유가 향방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그간의 감산 조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OPEC+ 회의 뿐만 아니라 유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어 유가 전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4일 OPEC+ 회동에 쏠린 눈

지난해 11월 초만 하더라도 배럴당 30달러대에 머물던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는 지난 1일 기준 배럴당 60.64달러를 기록하며 60달러대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 WTI는 1월 7.6% 상승한 데 이어 2월 들어서는 18% 급등했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칠 수 있었던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바로 주요 산유국의 감산 조치다. 주요 산유국들은 지난해 4월 이후 감산합의를 통해 지금까지 생산량을 21억배럴 가량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유국들간 이견은 있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2월과 3월 자발적으로 100만배럴 추가 감산을 결정하면서 유가 상승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유가가 60달러대 위로 올라서면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을 지속할만한 명분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OPEC+가 4월부터 하루 50만배럴 증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현재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철회하게 될 경우 오는 4월부터 산유량은 하루 150만배럴씩 늘어나게 된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 정부의 자문관들이 3월 OPEC+ 회의에서 증산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이 내려진 것이 아니며, 상황에 따라 계획이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감산 조치를 중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상품전략본부장은 "오는 4월부터 산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며 "사우디의 자발적 감산 조치는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루이스 딕슨 석유시장 분석가는 "브렌트유 가격이 2월 한달에만 18% 이상 상승했다"며 "여름까지 수요 전망이 점차 유망해지고 있는 점 등은 산유국들이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우디 관계 악화도 변수 

OPEC+ 회의에 있어서도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긴장 관계다. 

최근 미국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과 관련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배후에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빈 살만 왕세자를 제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역사적으로 미국은 외교관계를 맺은 국가의 정부 지도자에게 제재를 가한 적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필립 스트레이블 블루라인퓨처 수석 시장 전략가는 "중요한 OPEC+ 결정을 앞두고 미국과 사우디아리비아 관계에 긴장이 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우디가 보복을 위해 원유생산을 늘려 미국 셰일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했다.

미 셰일업체들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40달러 안팎으로 알려졌으며, 배럴당 5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10~20달러대로 알려져있다. 사우디가 산유량을 늘려 유가를 떨어뜨린다면 미 셰일업계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것이다. 

그는 "사우디가 미국에 보복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생산을 늘려 미국 셰일기업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치적인 요인이 OPEC+ 회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입장도 내놓고 있다. 

UBS의 조반니 슈타우노보 상품 분석가는 "정치적 요인들이 산유국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번 회의는 공급과 수요의 미묘한 균형을 유지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비축량 급증..제조업 경기 둔화 여부 주목해야

오히려 중국의 수요 둔화 여부가 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호주의 커먼웰스뱅크 에너지 이코노미스트인 비벡 다르는 CNBC 인터뷰를 통해 "상품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지속될 지 여부는 중국에 달려있다"며 "2020년에는 중국 정부의 막강한 수요에 힘입어 상품 가격이 상승한 측면이 있는데, 이것이 2021년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하면서 막대한 원유 구매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로 인해 현재 중국의 원유 비축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저장공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 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제조업 경기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빨라지고 있고,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 등이 원유 수요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르 이코노미스트는 "석유 소비의 약 3분의 2는 이동 및 운송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전선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들리다면 석유 수요 기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추이.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 추이.

주요 투자은행들은 장기적 강세 추세 전망

주요 투자은행들은 유가를 둘러싼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OPEC+ 회의 결과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상승 추세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데미안 쿠르발린 골드만삭스 에너지 분석가는 지난달 23일 "올해는 펀더멘털 주도 아래 좋은 수요와 부진한 공급으로 예상보다 훨씬 더 타이트한 수급 환경을 만들어냈다"며 "소비는 7월말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공급은 수요에 비해 비탄력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WTI는 2분기 배럴당 67.50달러, 3분기에는 72달러에 이르고, 브렌트유는 2분기 70달러, 3분기에는 7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전망치보다 10달러 상향조정한 것이다. 

JP모건의 크리스티안 말렉 석유·가스 총괄은 "유가는 물론 구리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치솟는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가 필요없어지는 시점 이전에 석유 부족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사이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혹은 그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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