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오픈 D-1 ‘더현대 서울’..자연친화적 설계에 '핫플'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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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오픈 D-1 ‘더현대 서울’..자연친화적 설계에 '핫플' 수두룩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2.25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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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파크원 '더현대 서울' 26일 정식 오픈
실내 공원, 폭포 등 자연친화적 공간 곳곳에
MZ세대 겨냥 위해 '인스타 핫플' 매장 모아놔
동선의 어색함과 3대 명품 부재는 아쉬운 부분
25일 프리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 서울' 백화점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25일 프리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 서울' 백화점의 내부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26일 개점하는 여의도 파크원의 ‘더현대 서울’.

10년만에 서울에서 오픈하는 백화점인 데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 터라 실제 모습이 어떨지에 대한 세간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곳이다.

개점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더현대 서울'의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받은 첫 인상은 ‘백화점 맞나’였다.

1층에서부터 중앙이 아닌 사이드에 위치해 있는 매장들 덕분에 눈이 트일 정도로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분명 줄서서 입장했을 만큼 손님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느낌이 없었다. 

백화점 곳곳에는 크고 작은 식물들이 놓여있었고, 중정을 가로질러 2층부터 천장까지는 박선기 작가의 ‘언 애그리게이션’과 서혜영 작가의 ‘하나의 전체’가 설치돼 있었다. 백화점이라기보다는 흡사 5성급 호텔이나 자연친화적인 복합쇼핑몰 같기도 했다. 

또한 12m에 달하는 인공폭포 ‘워터폴 가든’이 백화점 중앙 3~4층에서부터 1층까지 길게 떨어지고,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매장 방문객들이 층마다 서서 이를 구경했다. 폭포 위로 솟아있는 나무 덕에 잠깐 공원에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사운즈 포레스트.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co.kr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사운즈 포레스트.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s.co.kr

공원 조성 위해 기둥 없애고 크레인 설치

더현대 서울은 2011년 롯데백화점 김포공항점 이후 10년 만에 생긴 서울 백화점이다.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힘쓰는 유통계의 흐름을 거스르는 만큼, 혁신에 중점을 뒀다. 

가장 큰 특징은 더현대 서울의 전체 영업면적이 8만9100㎡(2만6953평)임에도 불구하고, 매장 면적(4만5527㎡·1만3772평)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덕분에 매장과 매장 사이 간격이 좁은 타 백화점들과 달리, 유모차 8대에서 11대까지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간격이 넓다. 

지하 7층~지상 8층까지 있는 더현대 서울의 백미는 단연 5층 ‘사운즈 포레스트’다. 1000평대 공간을 공원으로 꾸몄다. 5층에 도착하자마자 ‘롯데월드’를 연상케 하는 모습 사이로 새 소리와 폭포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사운즈 포레스트 바닥에는 실제 풀이 자라고 있었고,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있었다. 천장은 유리로 제작돼 어디에 있어도 햇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꽤 많은 손님들이 자리에 앉아있었다.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블루보틀.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co.kr
'더현대 서울' 5층에 있는 블루보틀.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s.co.kr

사운즈 포레스트 맞은편에는 백화점 내에 처음으로 입점한 블루보틀 커피 매장이 크게 위치했다. 블루보틀에서 음료를 기다리던 한 남성은 “꼭 공원 안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 같다”면서 “일상에서 벗어난 느낌이라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5층의 시원한 개방감이다. 건물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기둥이 하나도 없었다. 백화점 외관에 설치돼 있는 빨간색의 크레인 8개가 방패연 모양의 천장을 들고 있는 형태여서 탁 트인 느낌을 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크레인이 인테리어가 아니다”면서 “공원을 만들기 위해 기둥을 없애고 크레인을 활용해서 지붕을 들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더현대 서울' 지하1층 테이스티 서울 식품관에 있는 카페 레이어드.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s.co.kr

2030세대 저격하는 ‘힙한’ 음식점들

더현대 서울의 또 다른 자랑은 지하 1층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이다. 축구장 2배 크기에 달한다는 판교점(1만3860㎡·4192평)보다 300평정도가 더 크다. 

금융·증권 중심지인 여의도에 문을 열어 고소득 직장인과 용산·마포 등에 거주하는 VIP고객들은 사로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MZ세대들을 끌어당기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는 기우였다. 

줄서서 들어가는 ‘인스타 핫플(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 매장들이 대거 입점한 덕분이다. 빵집으로 유명한 카페 레이어드를 비롯해 테일러커피, 버틀러커피, 카멜커피 등 유명한 커피숍들이 지하 1층 곳곳에 위치해 있었다. 각각의 매장들은 분위기와 특색을 살린 고유 인테리어들을 재현했다. 

'더현대 서울' 지하1층 테이스티 서울 식품관에 있는 BBQ브랜드 수티.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s.co.kr

또한 짚불 우대갈비 원조 몽탄, 미슐랭 최초 돼지고기 금돼지식당, 청담동의 뜨락이 모여서 만든 BBQ 브랜드 수티(Sooty)를 최초로 선보였다. 미국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 일본식 돈까스 전문점 긴자바이린 등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음식점들도 들어서 있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힙한’ 음식점과 카페들에는 젊은 손님들이 가득했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사원증을 멘 근처 직장인들까지 테이스티 서울을 찾았다. 국내 1호점인 홍콩음식점 호우섬을 방문한 한 중년 남성은 “여의도에 먹을 만한 음식점이 생각보다 없었는데, 식품관이 크게 생겨서 점심시간 때 자주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하 2층에도 패션에 관심 있다면 잘 알만한 매장들이 가득했다. 모두 ‘최초’ 입점이다. 스웨덴 패션그룹 H&M의 하이엔드 브랜드 '아르켓(ARKET)'의 아시아 첫 매장을 비롯해 일본 가방브랜드 '요시다 포터', 번개정터의 첫 오프라인 매장인 ‘BGZT Lab(브그즈트 랩) by 번개장터’도 더현대 서울에 최초로 입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하 2층과 1층 같은 경우, 젊은 세대들을 겨냥하기 위해서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25일 프리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 서울' 백화점의 내부 모습.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s.co.kr
25일 프리 오픈한 여의도 '더현대 서울' 백화점의 내부 모습. 사진=김리현 기자 rihyeon@opinionnews.co.kr

어색한 동선과 3대 명품 부재는 아쉬워

다만 아쉬운 부분은 천장부터 1층까지 건물 전체를 오픈시키는 건축 기법(보이드) 때문에 방향이나 동선이 헷갈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기존 백화점들과 다른 구조로 인해 가이드 책자 없이는 매장의 위치를 바로바로 파악하기 어려웠다. 

3대 명품인 ‘샤에루(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입점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또 생로랑·티파니 등은 입점을 확정했으나 아직 매장이 준비 중이었다. 

명품은 백화점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루이비통 등 다수의 브랜드와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명품 브랜드를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 매출을 ‘개점 후 1년간 6300억 원, 오는 2022년에는 70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25일까지 사전 개장하고, 오는 26일 정식으로 오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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