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한파 '반도체사이클 앞당기나'...삼성전자 현지공장 멈추니 '낸드가격' 상승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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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한파 '반도체사이클 앞당기나'...삼성전자 현지공장 멈추니 '낸드가격' 상승 조짐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2.23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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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오스틴의 삼성전자 S2 가동 중단 일주일째
전기부족, 물공급 중단...재개 시점 불명확
SSD 컨트롤러 공급부족으로 단가 상승 가능성 높아
D램에 이어 낸드 가격 상승시, 반도체 빅사이클 도래
텍사스주 한파 영향으로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사진=CBSAUSTIN 홈페이지 캡처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미국 텍사스주에 불어닥친 한파로 ‘낸드’ 가격 상승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3일 낸드 가격 동향에 대해, “공장의 가격 조정으로 공급 업체들이 재고 판매를 지양하고 있다”며 “최종 거래량은 부진하고 전반적인 가격 추세가 소폭 상승했다”고 말했다. 전날 MLC(Multi-Level Cell) 낸드 64기가 기준 현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2% 올랐다. 

D램과 낸드 가격 변동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2팹(제조 공장)의 가동 중단이 낸드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전날 PC용 D램(DDR4 8Gb 기준) 현물가격은 전날 대비 2.13% 오른 평균 4.075달러(한화 약 4525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이후 D램의 경우 추세적 상승기에 돌입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D램과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양대 축인 낸드의 경우 가격 상승시기에 대한 추측은 엇갈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가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D램과 달리 낸드 시장의 경우 5사가 과점한 상태라 수요 공급에 따른 가격 상승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다. 

'메모리 반도체 빅사이클(장기간 가격상승이 진행되는 시기)' 진입이 곧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제조사의 실적과 직결되는 낸드 가격 상승 시점에 대해 그간 올 2분기 설, 3분기설, 4분기 설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S2 팹 가동 중단 소식이 전해지며 낸드 가격 상승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가동 중단의 영향으로 최근 일부 공급부족이 나타나고 있는 SSD 컨트롤러 공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이라며 “SSD 가격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낸드와 컨트롤러.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낸드를 활용한 저장장치다. 컨트롤러는 SSD,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나 UFS(Universal Flash Storage) 등 낸드 솔루션 제품에서 데이터를 어디에 쓰고 읽을지 결정하는 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eMMC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PC 등에 들어가면서 최근 수요가 늘고 있다. 

시장조시기관 트렌드포스는 지난 12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오스틴 팹 정전이 컨트롤러 칩셋 생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SSD 구매자 긴급 주문으로 잠재적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오후 4시 전력 공급 중단으로 S2가동이 멈춘 지 일주일 이상 지났지만 재가동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낸드 수요기업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한파로 텍사스주 전력수요가 폭증하면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공공수도 시스템도 작동을 멈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물은 전기만큼이나 중요하다”며 “웨이퍼 식각과 가스공정 가스 정화, 클린룸 온도·습도 조절 등에 고도로 정제한 초순수(UPW, Ultra Pure Water)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2팹은 전력공급이 복구된 후에도 용수공급이 원활해 질때까지 제기능을 할 수 없는 셈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부터 반도체 업계에서 컨트롤러 공급 부족으로 기업용 SSD와 eMMC 판매가격 상승에 반영된 바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말 컨트롤러 공급 부족을 이유로 2021년 1분기 기업용 SSD(Client SSD) 예상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기존에는 전분기 대비 10~15% 가격 하락을 예상했지만 수정 후 5~10% 로 하락폭을 낮춘 것이다. 

글로벌 낸드 시장 점유율 상위 5개사중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은 자체 컨트롤러를 자체 생산하는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대만 TSMC, U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제조 기업) 공정을 이용한다. 최근 파운드리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단가가 낮은 컨트롤러 생산이 뒤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공급부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고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의 재가동 시점도 불명확하다. 컨트롤러 부족에 따른 낸드 공급부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 15일 반도체전망 보고서를 통해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의 재고 비축 수요가 늘어나고 노트북 메이커들의 SSD 추가 구매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당초 낸드산업의 턴어라운드 시점을 올 3분기로 예상했으나 지금 분위기라면 이보다 빠른 2분기에 업황이 개선되고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 대비 0.24% 떨어진 8만2000원에,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1.47% 상승한 13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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