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뉴욕증시 상장한다는데... 골판지 종목, 왜 상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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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뉴욕증시 상장한다는데... 골판지 종목, 왜 상한가?
  • 이수민 기자
  • 승인 2021.02.16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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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관련주 초강세...동방(29.89%), KCTC(29.92%) 기록
국내 이커머스 업체 재평가↑...이마트 쓱닷컴·네이버 등 
쿠팡 상장, 이커머스 시장 '촉매제' 역할 가능성 높아 
쿠팡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쿠팡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수민 기자] 온라인 쇼핑몰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 작업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쿠팡 수혜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쿠팡의 상장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재평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만으로 포장재료로 쓰이는 골판지 업체까지 상힌가가 속출하는 등 묻지마 투자가 기승을부려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쿠팡의 기업 가치는 최대 500억 달러(한화 5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는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외국 기업 상장으로 꼽힌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효과에 관련 종목들이 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네이버다. 쿠팡 상장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36만원대를 유지하던 네이버는 16일 39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네이버는 쿠팡과 규모 면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업체로 꼽히면서 주가가 강세를 유지중이다. 

네이버 쇼핑이 거래액 기준으로 유일하게 쿠팡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이버와 쿠팡의 거래액은 각각 26조8000억원, 20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역시 네이버가 앞선다. 네이버는 17%의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쿠팡의 점유율은 13%다. 

지난해 12월 기준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1485만명으로, 이 중 32%가 로켓와우 멤버십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결제자 수는 2000만명으로,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사용자는 수는 지난 12월 250만 명을 돌파했다.

판매자(공급자) 수 측면에서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수는 41만 명으로, 쿠팡 대비 2배 이상의 판매자 풀을 갖추고 있다. 

박지원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 2위 이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이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아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1위 사업자인 네이버 쇼핑 또한 재평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쿠팡이 커머스 사업만으로 50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네이버 쇼핑에 대한 기업가치 재평가도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현재 시가 총액은 64조7198억원이다. 

자료: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자료: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이마트 역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살아남을 만한 상장 유통기업으로는 ‘이마트’가 꼽혔다. 이마트는 16일 무려 6% 이상 오르며 18만9000원까지 치솟았다. 

이마트 쓱닷컴의 경우 쿠팡과 유사한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인데다 온라인 소비가 크지 않은 식품과 생필품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잠재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앞서 이마트는 오는 2025년까지 현재 하루 배송량인 12만5000건보다 3배 증가한 37만5000건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쓱닷컴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성장률이 빠르게 확대되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4조원을 돌파했다”며 “쿠팡과 비교했을 때 규모 면에서 열위에 있지만, 온라인 신선식품 2위인데다 올해 거래액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 연구원은 “쓱닷컴의 지난 2019년 기업가치는 약 3조원 수준이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약 6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쿠팡의 상장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 상장이 단기적으로 국내 시장의 경쟁을 야기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 이 연구원은 “쿠팡이 차지하는만큼 새로 열리는 시장도 클 것”이라며 “현재 이커머스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는 기타 사업자들이 대형 플랫폼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지난해 161조원에서 오는 2025년 270조원으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온라인 소비 비중은 지난해 33%에서 2025년 45%까지 상승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성 연구원은 “쿠팡이 상장하는 등 경쟁이 증가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전체의 재편과 성장도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종목들은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에 따른 수혜가 전혀 예상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어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골판지 업체들이다. 

쿠팡의 택배 물량이 늘면 골판지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에 골판지 업체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적 개선으로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대영포장(29.96%)과 영풍제지(29.54%)는 상한가로 거래를 마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뉴욕증시에 상장한다고 해서 골판지 업체들의 실적 등 펀더멘털이 곧바로 좋아지진 않는다”며 “현재 관련주들이 오르고 있는 것은 개인 쏠림 현상으로도 풀이된다”고 밝혔다. 

쿠팡 물류전담 운송사인 동방(29.89%), 물류 협력사인 KCTC(29.92%) 등도 상한가로 마감했다. 특히 동방의 경우 최근 주가가 연일 급등하면서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 17일 1일간 매매가 정지되기도 했다. KCTC 역시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 예고됐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쿠팡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상장 하나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면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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