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까지 번진 '산업용 반도체 품귀'...삼성전자도 '걱정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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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까지 번진 '산업용 반도체 품귀'...삼성전자도 '걱정 수준'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2.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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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탑재 반도체 자체수급 한계
퀄컴 스냅드래곤은 TSMC에서 생산
차량용 반도체 증산 압받 받는 TSMC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 상승 불가피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월 15일 열린 ‘갤럭시 언팩 2021’에서 ‘갤럭시 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 1월 15일 열린 ‘갤럭시 언팩 2021’에서 ‘갤럭시 S21’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전문업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자동차 업계를 넘어 이제는 스마트폰 생산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6일 "현재 상황을 주시하며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는 없는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자체 파운드리 공정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갤럭시S1시리즈 등에 탑재하는 스마트폰향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서 자유롭지 않은 분위기다.

확산되고 있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21시리즈 AP에는 ‘엑시노스21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한다. 출시국과 제품 라인업에 따라 채택하는 AP가 다르다. 

엑시노스2100과 스냅드래곤888은 각각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퀄컴이 설계했다. 두 AP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전량 생산한다. 갤럭시S21 시리즈에 탑재하는 AP만 놓고 보면 반도체 수급에서 삼성전자가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다. AP외에도 30~40여가지에 이르는 스마트폰 탑재 반도체를 전부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할 수도 없고 전작에 탑재하는 AP 역시 자체 수급이 어렵다.

전작인 갤럭시S20시리즈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중저가 스마트폰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65, 730, 618 등 AP를 채택했다. 이는 대부분 대만 TSMC 등 해외 파운드리사가 만드는데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를 포함해 업계 전반에서 반도체 공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10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파운드리 기업은 TSMC와 삼성전자 두 곳 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고성능 컴퓨터(HPC, High-Performance Computing), 스마트폰 등 IT 제품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양사의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은 이미 10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주문기업의 생산 계획 변경, 시제품 시험 생산 등을 위해 파운드리 생산능력 일부를 비워둬야 하지만 초호황으로 인해 그런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생산 늘리면 풍선효과 생겨”

특히 포드, 폴크스바겐, 다임러, 토요타, 닛산 등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공장 가동을 멈추기도 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독일‧일본 정부가 직접 대만 정부를 통해 TSMC에 자동차향 반도체 생산을 늘려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각국 정부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결국은 풍선효과로 나타난다”며 “전체 생산라인이 꽉찬 상태에서 차량용 반도체를 늘리면 다른 반도체 생산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TSMC의 수급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사진=TSMC

삼성처럼 반도체를 직접 수급할 수 없는 애플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크다. 지난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은 “애플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12 프로의 생산량을 늘리는데 제약이 있다”고 전했다.

아이폰12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인 프로맥스의 경우 지난해 10월 출시 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도 일부 고객이 제품을 못받아 대기 중일 정도로 인기가 높다. 아이폰12시리즈에 탑재하는 AP는 전량 TSMC에서 만든다. 

“중저가 스마트폰 가격 상승할 것”

반도체 공급부족이 장기화되면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생산 증산 압박을 받고 있는 TSMC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C) 등 스마트폰 패널에 탑재하는 반도체 생산량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SMC는 3월부터 12인치 팹(Fab)의 55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TDDI) 캐파의 15∼20%를 자동차용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 및 파워 반도체쪽으로 할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5월부터 스마트폰, 노트북, TV용 DDI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구동 칩(DDI), 터치디스플레이드라이버(TDDI) 등은 액정디스플레이(LCD)의 작동을 위해 필수적인 반도체로 주로 중저가형 스마트폰에 탑재된다. 플래그십 모델은 주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공급부족이 업계 전반의 문제인 상황이라 삼성전자라고 해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며 “TSMC와 삼성전자가 만드는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스마트폰 제조사 수익성이 악화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판매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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