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왕국 사우디] 코로나에 지친 사우디, 변화의 계기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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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왕국 사우디] 코로나에 지친 사우디, 변화의 계기를 맞다
  • 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 승인 2021.02.15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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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경제, 코로나 확산과 국제 석유수요 감소로 큰 타격입어
부가세 인상으로 물가 폭등세 나타나...내외국인 모두 힘든 한해
코로나 대응에 사우디 정부 발빠르게 움직여..."정부가 변하고 있다" 호평도
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오피니언뉴스=신승민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원] 사우디는 어떤 곳일까?  사우디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숫자화된 사우디를 알아보자. 

사우디에 등록된 인구는 2019년 기준 3421만8169명으로 이중 30%가 IQAMA(외국인등록증)를 소유한 외국인이다. 지난 2020년 3분기 국내총생산 GDP는 4.2% 역성장한 반면, 3분기 실업률은 14.9%나 치솟았다. 물가상승률은 2020년10월기준 5.8%나 뛰는 상황에서 2020년 11월기준 산업생산은 10.0% 감소하는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GDP는 줄고 물가는 급등한 사우디

약 1년전 COVID-19의 세계적 유행이 시작될 무렵 사우디는 국경을 닫고 확진자가 발생하는 도시별로 도시폐쇄와 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한 결과다. 사우디내에 모든 교육기관은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거나 극히 제한적인 영업만 가능하도록 조치됐다. 

학교버스 운전사부터, 식당 웨이터, 이발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외국 근로자들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고 고국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현지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외국회사들도 프로젝트를 축소시키거나 연기하며 최소인원만 사우디에 체류하는 형태로 간신히 업무를 이어나갔다. 

직장을 잃고 사우디를 떠나는 외국인 노동자들. 사진= 구글
직장을 잃고 사우디를 떠나는 외국인 노동자들. 사진= 구글

설상가상일까? 사우디 정부는 5%였던 부가가치세를 15%로 인상하는 한편, 수입 농수산물에 대해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렸다. 2020년 하반기 한국 물가상승률이 0.6~1.0%였던 것에 비해 2020년 평균 3.4%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나타난 사우디에서는 내외국인 모두 살림살이가 힘들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나 2020년 7월 5%의 부가세가 15%로 인상된 후 음식 및 음료 가격이 9.0%, 교통비가 3.8%나 오르는 상황이 빚어졌다. 

특히 육류값이 평균 11.5% 상승했는데 남미산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즐겨먹던 필자가 체감한 가격상승률은 훨씬 더 컸다. 채소값도 17.1%나 오르는 폭등세를 보였다. 수입한 신선식품 가격은 세계적인 펜데믹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소비자들의 장바구니는 더욱 가벼워질 수 밖에 없었다. 담배가격도 7.1% 정도 올랐는데, 미국산 말보로 담배 한갑이 24리얄(한화 7200원)이 됐다. 한 갑에 4500원인 한국과 비교하면 사우디 애연가들의 고통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사우디 식료품점. 사진= 구글
사우디아라비아의 식료품점 모습. 사진= 구글

전세계 석유수요 감소로 산업생산도 큰 타격 

지난해 Covid-19는 사우디 산업부분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2019년 11월과 비교하면 산업생산이 10% 감소했다. 사우디 원유생산은 전년 대비 100만배럴 감산한 일일 890만 배럴에 그쳤고, 공장생산활동도 15.6%나 감소했다.   

국제무역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수출이 전년대비 28.1% 감소했다. 수출액이 전년도 808억 리얄에서 2020년 581억 리얄로 한화 기준으로 약 6.8조원 줄어든 것이다. 대부분의 수출이 석유 관련이었기에 석유감산과 더불어 현저히 줄어든 국제석유 수요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비석유관련 수출은 오히려 12% 정도 늘어, 전년대비 약 6600억원 증가했다. 주요 수출품으로는 플라스틱과 고무등의 화학제품들이다.

사우디에서 부동산 가격도 전체적으로 0.2% 떨어졌다. 상업용 부동산은 1.9% 하락했으며, 주거용은 0.5% 상승한 것으로 기록됐다. 크고 작은 수많은 가게들이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자 급기야 문을 닫고 점포를 폐쇄하는 모습이 속출했다.  

상점
사우디에서 코로나 여파로 많은 상가들이 비어있다. 사진=구글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에도 학생들이 이용하던 커피숍이나 식당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제한적인 영업을 해오다가 2학기도 온라인 수업이 결정된 후 영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그중엔 버거킹,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한 프렌차이즈 음식점들도 포함될 정도였으니, 일반 영세업자들이 버텨내기엔 그 부담이 매우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카페
코로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사우디의 식당들. 사진= 구글

전국민 무료접종 시행... 발빠른 대응에 찬사도

전세계가 Covid-19으로 큰 고통중에 있다. 매우 폐쇄적이며 독자적인 길을 걸어갈 것 같던 사우디도 어쩔수 없는 지구촌 가족의 일원이었다라는 사실이 여러 통계를 통해 여실히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사우디 코로나바이러스 누적확진자는 약 37만명에 사망자는 6400여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드라이빙 스루를 이용한 PCR검사와 통금이나 집합금지등 여러 조치등을 취해온 사우디 정부는 아마도 건국이래 가장 바쁘게 움직이며 일했던 한해로 2020년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발빠르게 백신을 확보해 이미 지난해말부터 백신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게 되자, 백신을 접종한 한국 교민들의 입에서 "사우디가 변화하고 있고 확실히 이전과 다른 속도와 효율성으로 일하고 있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왕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고 있는 85세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 사진=구글

코로나 펜데믹은 많은 이들에게 여전히 씻을수 없는 상처를 만들고 있지만, 이것을 발전의 계기로 삼아 크게 도약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독자분들이 힘찬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길 부탁드린다.

● 필자인 신승민 교수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서 학위를 마치고 2017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Dharhan(다란)에 위치한 king Fahd University Of Petroleum & Minerals(국립 킹파하드 석유광물 대학교) 체육학과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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