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뉴스=이수민 기자]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 결렬 소식에 현대차그룹주가 동반 하락했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애플간 협업이 성사될 경우 파트너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 기아는 8일 전거래일 대비 14% 넘게 하락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기아는 전일 대비 15200원(-14.98%) 내린 8만6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6.21%를 비롯한 현대모비스 –8.65%, 현대글로비스도 –9.5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만큼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카 기대감으로 매도를 주도했던 개인투자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만 한 달간 개인투자자 자금만 1조8689억800만 원이 몰렸기 때문이다. 한 달 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상위 4위에 현대차, 7위에 기아차가 랭크 됐다.

전문가들은 쉽사리 낙담할 상황은 아니라고 조언했다. 현대차그룹이 애플과의 실제 협력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우수한 실적, 신차 발표 등을 앞두고 상승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조정이 있겠지만 다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올해 현대차 실적이 전년 대비 이익의 개선 폭이 크고, 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전망은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충분한 조정을 거친 것으로 분석돼, 주가는 매수 구간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단호한 공시에 따라 주가가 급하락 하는 등 조정이 왔지만 언젠가 올 ‘조정’으로 풀이된다”며 “현대차그룹의 견조한 펀더멘탈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조정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애플과의 협력 여부와 상관없이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과의 실제 협력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번 이슈를 통해 미래기술·사업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시장에서 톱 플레이어로서의 위상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과 파트너가 될 수 있을 만한 규모나 기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소수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조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주가는 상승 추세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전동화 사업 관련 사업 확장성이 가장 높은 현대모비스와 내연 기관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미래 사업구조를 변화해 나가고 있는 현대위아에 대한 장기 투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애플카’ 생산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기아와 애플의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애플 입장에서도 계약을 완전히 무산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또 애플이 자체 목표로 설정한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생산이 이뤄지려면 기존 자동차 제조업계와 협업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애플의 이번 논의 중단이 현대차·기아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고, 기밀유지에 대해 강조하려는 시도로도 분석할 수 있다”며 “협상이 완전히 무산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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