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 리포트] '위태 위태' 스가 정권...총리 장남이 공직자 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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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팬 리포트] '위태 위태' 스가 정권...총리 장남이 공직자 접대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 승인 2021.02.04 16:27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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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성 간부, 이해관계 있는 장남 소속 기업 접대 받아
스가 총리 장남, 모든 접대 자리에 동석
스가 총리, 과거 관련 기업서 거액 정치헌금 수령 의혹도
스가 총리 "모르는 사실"이라고 발뺌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방송언론 연구소장.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 일본 주간지인 ‘슈칸 분슌'은 ‘스가 총리의 장남, 총무성 간부들에게 접대, 결정적 장면 특종 포착’이라는 제목으로 3일 보도 했다. 

이날 ‘슈칸분슌’의 보도에 따르면 총무성의 간부들이 총무성과 이해관계가 있는 위성방송 회사에 근무하는 스가 요시히데 총리의 장남으로부터 ‘국가 공무원 윤리법’에 저촉되는 위법한 접대를 반복해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최근 허술한 코로나 대응과 자민당 의원들의 잇따른 구설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스가 총리는 더욱 궁지에 빠졌다.

슈칸분슌’에 따르면 4명의 총무성 간부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에 걸쳐 총 4차례 ‘주식회사 토호쿠신사’의 접대에 응했다고 한다.

그리고 도쿄에서 1인당 요정이나 전통 요리점, 초밥 가게에서 4만 엔(약 43만원)이 넘는 접대와 함께 선물과 택시 티켓까지 받았다. 

또 공직자가 이해당사자와의 회식에서 비용을 각자 부담하더라도 1인당 금액이 1만 엔(약 10만5000원)을 넘으면 의무적으로 신고하게 돼있는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접대를한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스가 총리의 장남이 4차례의 모든 접대에 동석한 장면과 불법적인 금권 수수 순간까지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전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총무성은 일부 사실을 인정하고 위법성에 관한 확인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본 총리 관저 기자단은 3일 스가총리를 만나 총무성 접대 관련, 아들에게 직접 물어볼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그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총무성 간부에게 위법 접대 보도’라는 자막을 내보낸 TBS의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일본 총리 관저 기자단은 3일 스가총리를 만나 총무성 접대 관련, 아들에게 직접 물어볼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그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총무성 간부에게 위법 접대 보도’라는 자막을 내보낸 TBS의 밤 메인 뉴스 ‘news23’. 사진=TBS화면 캡처.

스가 총리의 장남이 근무하는 ‘토호쿠신사’는 ‘슈칸분슌’의 취재에 응해 ‘(접대에 대해서는) 정보 교환을 목적으로 당사 사원이 총무성 쪽과 회식할 때도 있다. 그때마다 공무원 윤리 규정을 지키고 있다. 당사는 이해관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식하고 있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이와함께 이 매체는 ‘총무성은 4명의 간부가 상대방 요청으로 회식에 참여 한 것은 사실 이라고 인정했지만 접대의 위법성에 대한 견해를 묻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므로 답은 삼가고 싶고  편의 제공 등은 일절 받지 않았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이어서 ‘슈칸분슌’은 ‘총무성은 지난 2005년에 우정(郵政) 행정국장이 이해관계자인 NTT 커뮤니케이션의 간부로부터 택시 티켓을 받았다고 해서 국가 공무원 윤리법 위반으로 처벌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 상황에서 총무성 간부들은 왜 접대에 응했는가? 스가 총리는 과거 총무성 장관을 지냈고 인사권을 휘둘러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도호쿠신사’의 창업주 부자는 과거 스가 총리에게 총 500만 엔의 정치헌금을 냈는데 그 영향은 없었을까? ‘도호쿠신사’에 근무하는 장남이 벌인 불법 접대에 대해 스가 정부가 앞으로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3일  산케이신문의 취재에 의하면 총무성은 ‘슈칸분슌’의 취재를 계기로 조사를 시작했으며, 국가 공무원 윤리 심사회와 함께 접대의 횟수나 금액 등, 상세한 내역을 조사할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스가 총리는 3일 밤 총리 관저에서 ‘나 자신은 전혀 알고 있지 않다. 총무성에서 적절히 대응하리라 생각한다.’라고 기자단에게 짧게 답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장남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볼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또, 가토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도 자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고 있지 않으므로 논평을 삼가겠다’라고 말했다.

스가총리 아들이 총무성으로 부터 위법적인 접대를 받은게 드러나 일본 사회가 시끄럽다. 사진=TBS뉴스23 화면 캡쳐.

이에 대한 일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랬다. ‘이것이 진짜라면 스가 정권은 끝이군. 총리 본인은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자민당 의원들이 회식을 하는 등, 주위에 발목 잡히는 느낌이네. 하지만 지금 총선거해도 의미가 없잖아.’, ‘뭔가 잇따라 스캔들이 나오네. 분슌이라 대충 나온 기사는 아닐 것이다. 여론의 동향, 스가 총리의 대응에 따라서는 2탄, 3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부모와 아들이라고는 해도 배경에 직책이나 청탁의 힘이 작용하고 있기에 전혀 관계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거 참... 전임자(아베 전 총리)라면 그럭저럭 시치미를 뗄 수 있을 사안이겠지만, 스가 총리는 어떻게 헤쳐나갈 생각일까? 국회 추궁은 물론, 집안일이므로 자신의 자녀에게 처분을 내릴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고 생각한다.’, ‘훌륭해요. 역시 슈칸분슌은 대단해요. 앞으로 받게 될 압력에 지지 말고 힘내세요!’ 등과 같이 다른 곳도 아니고 ‘슈칸분슌’에 의한 특종이므로 스가 총리가 이번 사태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그동안 스가 정권의 허술한 신형 코로나 대응과 잇따른 자민당 의원들의 생활 방역 수칙 위반이 큰 논란이 됐다. 게다가 스가 총리가 적극 선거 활동을 지원했던 카와이 안리 전 의원이 같은 날, 지방 의회 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받았던 재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이 나와 의원직 사퇴를 하면서 스가 총리는 더욱 궁지로 몰리고 있는 분위기다. 

‘오늘 오후 의원직 사퇴서 제출’이라는 자막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카와이 안리 전 의원의  모습을 전하는 3일 밤 NHK의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오늘 오후 의원직 사퇴서 제출’이라는 자막과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카와이 안리 자민당소속 전 참의원의 모습을 전하는 3일 밤 NHK의 ‘뉴스워치9’. 사진=NHK화면 캡처.

이런 가운데 스가 총리의 장남이 총무성 간부들에게 위법한 접대를 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져 향후 추가 보도와 여론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스가 정권 몰락에 결정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일본 언론의 중론이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건강상의 이유로 퇴임한 후, 그동안 거론됐던 온갖 스캔들에서 아베 전 총리는 대중의 뇌리에서 사라지는 분위기이다. 반면,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가 남겨 놓은 부정적인 유산을 모두 뒤집어쓴 상황인 가운데 향후 어떤 대응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재훈 일본 방송언론 연구소장은 국비 유학생으로 선발돼 일본 국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방송 연구를 전공하고, 현재는 '대한일본방송언론연구소'에서 일본 공중파 방송사의 보도 방송과 정보 방송을 연구하고 있다. 그리고 일본 방송의 혐한과 한국 관련 일본 정부 정책의 실체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라미TV'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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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렐정리 2021-02-09 20:17:48
개판도 저런 개판인 나라가 ㅋㅋ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parkminwoong 2021-02-08 18:23:52
수고 많으십니다. 라미씨

꽃보다 2021-02-06 01:19:06
님 덕분에 일본소식 정말 빠르게 듣고 있어요.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부탁드려요~♡

이현중 2021-02-05 16:47:14
정말 좋은 기사입니다.

땡큐지존 2021-02-04 21:52:39
일본현지 소식을 자세히 알 수 있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