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다음 타깃은...銀 넘어 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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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톱' 다음 타깃은...銀 넘어 비트코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2.02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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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개인 투자자, 게임스톱 이어 은 가격 끌어올려
다음 타깃은...CNBC "비트코인이 새로운 게임스톱 될 수 있을 것"
머스크의 "비트코인은 좋은 것"이라는 발언 이후 급등
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을 중심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결집해 게임스톱 주가를 끌어올린 가운데 비트코인이 다음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을 중심으로 개미 투자자들이 결집해 게임스톱 주가를 끌어올린 가운데 비트코인이 다음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분주하다.

비디오 게임 체인점인 게임스톱의 주가를 한 껏 끌어올린 데 이어 은(銀) 가격도 8년래 최고치로 이끌더니, 이제는 다음 타깃을 찾아나서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출렁이는 등 전례없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레딧 군단 게임스톱에서 눈 돌린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30% 급락했다.

미국 대형 커뮤니티 레딧의 주식토론방을 중심으로 개인 매수세가 결집하면서 이미 지난 한 주간 주가가 400% 오른데다, 로빈후드 등 일부 온라인 주식 플랫폼이 게임스톱 등에 대한 거래 제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로빈후드는 이날 거래제한 주식을 종전 50개에서 8개 종목으로 줄였으나, 게임스톱 주식의 경우 여전히 1인당 4주까지만 살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또 이미 4주 이상을 보유한 고객은 추가 매수가 불가능하게 했다.

줄리안 애마뉴엘 BTIG 최고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가는 "게임스톱의 매수를 일부 제한한 것이 수요의 중요한 원천을 앗아갔고, 이로 인해 투기성 투자자들이 관심을 덜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스퀘한나 인터내셔널그룹의 크리스 머피 파생전략 책임자는 "레딧 군단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듯 하다"며 "과열 열기가 빠지면서 주가가 하락했고, 변동성 또한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주가가 급락하면 변동성이 커지지만, 게임스톱의 경우 사람들의 관심이 다른 종목으로 옮겨감으로써 주가와 변동성이 함께 낮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레딧 군단'이 게임스톱에서 은(銀) 시장으로 눈을 돌리자, 조용하던 은 가격이 8년래 최고치로 치솟기도 했다. 

레딧 주식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WSB)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은 매수를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형 은행들이 은의 공급부족을 감추며 가격을 억제하고 있다는 주장도 곳곳에서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달러대를 넘어서면서 지난 2013년 이후 8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세계 최대 은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실버트러스트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의 유입되면서 최근 3거래일간 15% 가까이 올랐다. 

금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비교적 차분한 움직임을 보여온 은 시장의 급등세에 전문가들조차 놀랍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카고 귀금속 거래회사인 불리온 볼트의 에드리안 에쉬 연구원은 "귀금속이 이처럼 관심을 받았던 적이 없다"며 "지난 주말 신규계좌 개설이 2020년 하루 평균의 4배에 육박하는 수준이었고, 이는 불리온볼트 창립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ED&F 맨캐피털 마켓의 에드워드 마이어 전략가는 "은이 마치 상품시장의 게임스톱처럼 됐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 내려가는 길은 똑같이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품 전략가들은 반도체부터 태양광 패널까지 모든 산업의 수요를 충족할만큼 충분한 은이 있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상품시장에서 목격됐던 것과는 전혀 다른 투기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례없는 움직임에 규제 당국은 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은 선물 시장을 관리감독하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로스틴 베남 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위원회는 은 파생상품 시장의 건전성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규제당국 거래소 및 이해 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시장 조사의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CNBC "새로운 게임스톱은 비트코인"

'레딧 군단'은 게임스톱에 이어 은 가격까지 끌어올린 후 다음 타겟을 물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은 '비트코인'이 다음 주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CNBC는 이날 "비트코인이 새로운 게임스톱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게임스톱의 경우 공매도에 나서는 헤지펀드들과, 소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군집한 개인 투자자들의 싸움이 주가를 끌어올렸는데, 비트코인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분석 업체인 더블록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 시장에서 헤지펀드들은 10억달러 이상의 비트코인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숏 포지션이란 비트코인의 가격 하락에 베팅했음을 의미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 200% 가까이 급등하고 있는데, 이 시점부터 숏 포지션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스톱에서 헤지펀드를 상대로 승리를 경험한 개인 투자자들이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오프라인 점포를 줄이는 등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게임스톱과는 달리 비트코인의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서면서 오히려 더 유망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부셀라 블록타워캐피탈 총괄대표는 "2020년부터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비트코인의 공급은 제한된 반면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랠리를 펼치자,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던 기관 투자자들의 이득도 커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고, 이들이 '레딧'을 중심으로 다시 결집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BC는 "게임스톱 주식은 대규모 개인 집단에 의해 움직였고, 그 중 일부는 적어도 월가에 대항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것과 유사한 흐름이 비트코인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록체인 플랫폼 넴(NEM)의 니콜라스 펠리카노스 트레이딩 대표는 "로빈후드가 게임스톱 등 일부 거래를 제한하고 규제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진다"며 "이를 계기로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 자산을 둘러싼 새로운 물결이 나타날 것"이라고 언급햇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및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트위터 소개란을 '#비트코인'으로 변경한 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점도 주목할 만 하다. 머스크는 이날도 소셜 오디오 앱 '클럽하우스'에서도 "비트코인은 좋은 것(Bitcoin is a good thing)"이라고 언급했다. 

머스크의 트위터 문구와, 말 한마디에 비트코인은 일시적으로 가격이 20% 이상 급등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3만4000달러 수준의 제자리로 다시 돌아왔으나 이같은 움직임은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쿼스의 매트 블룸 트레이딩 헤드는 "현 가격 수준에 더 오래 머물수록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투자회사인 쓰리애로우 캐피털의 수주 대표 역시 "암호화폐 시장은 장기적으로는 매우 강세로 보인다"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자, 가장 성공한 기업가인 머스크가 비트코인의 신봉자임을 밝힌 것은 암호화폐 흐름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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