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만 남은(?) 'SKT 지배구조 개편'...중간지주사 몸값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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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만 남은(?) 'SKT 지배구조 개편'...중간지주사 몸값 어떻게 될까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2.01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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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실적발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 언급할 수도"
"지배구조 개편 후 SKT(중간지주+사업회사) 시총 29조원 이를 것"
"SKT 중간지주사 크게 저평가 받을 가능성 높다"는 분석도
SKT "이사회 관련 사항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어"
박정호 SKT 대표. 박 대표는 여러 차례 인적분할 방법을 포함해 SKT의 구조 개편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올 3일 SKT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공개할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선 올 1분기 중 SKT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가운데 지배구조 개편 후 SKT 주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다. 

1일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인적분할 내용이 포함된 지배구조 개편 발표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인적분할은 기존 회사 주주들이 지분율대로 신설 법인 주식을 나눠 갖는 방식의 기업분할 방법이다.

오는 2022년부턴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신설 지주회사는 자회사 지분을 30%이상 보유해야 한다. 현재 SKT가 보유 중인 SK하이닉스 지분이 20.1% 수준이다.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세금정산, 지분에 대한 법적 권리 정리 등을 마치려면 길게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했을 때, 시기를 놓칠 경우 SK그룹 입장에선 약 9조원의 비용을 추가로 써야 한다. 사실상 올해 1분기 중에 관련 절차를 공개적으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SKT를 인적분할해 통신을 담당하는 사업회사와 투자회사(중간지주회사)로 분할하고, 새로 신설된 투자회사가 그룹 내 ICT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방안의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이후 이어질 SKT중간지주회사와 SK(주)와의 합병도 이어지는 수순으로 본다. 

금융투자업계의 의견이 갈리는 지점은 이 인적분할 후 SKT중간지주사 주가 추이다.

"SKT 분할 후 합계 시총 29조원 달할 것"

인적분할 후 SKT중간지주사 주가가 현재 SKT시가총액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과 SKT중간지주사 시총이 불확실성을 선반영해 크게 저평가될 것이란 분석이 엇갈린다. 

SKT 인적분할 시나리오. 자료=유안타증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간 SKT 신사업이 통신사업과 묶여 있어 적정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본다. 이날 종가 기준 SKT 시총은 19조8231억원인데, SK하이닉스 지분 등을 포함한 SK텔레콤의 보유자산은 약 30조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후 SKT 중간지주회사와 통신사업회사 시가총액을 각각 15조원, 14조원 규모로 추정하며 합산 시가총액이 29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향후 SKT 중간지주사는 핵심 자회사인 원스토어, ADT 캡스를 기업공개(IPO)하면서 기업가치 확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T 중간지주사 저평가 가능성 높아"

반면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T중간지주회사의 주가 상승은 향후 있을 SK(주)와 합병에 장애요소가 된다”며 “합병시점, 합병 비율 산정 등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SKT중간지주사 주가가 저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인적분할 후 SKT통신회사 지분을 보유할 필요 없는 SK(주)가 스왑을 통해 SKT중간지주회사 지분을 높일 것인데, 이때 중간지주회사의 주가가 높을 경우 SK(주)가 원하는 만큼의 지분확보를 하지 못할 수 있다. 

스왑은 SK(주)가 보유중인 통신회사 지분을 현물 출자하고 그만큼의 중간지주회사 신주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주식회사는 현금출자가 원칙이지만 신주 발행시 예외적으로 현물출자를 인정해 주식 스왑이 가능하다. 

하나금융투자의 SKT 인적분할 예상안. 자료=하나금융투자

이 경우 SKT 통신회사의 시가총액이 높아지면 중간지주사 몸값 상승도 가능하다. 문제는 현재 통신주 인기가 없어 통신부분의 가치 상승이 어렵다는 것이다. 통신부분만 볼 때 SKT영업이익이 LG유플러스의 1.1배 수준인데, LG유플러스 시총은 5조원 수준이다. 

통신 3사 통신부문 영업이익 비교. 자료=하나금융투자

이런 우려를 시장이 선반영해 SKT중간지주회사 주가가 불확실성 때문에 저평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공개매수 방식 등을 활용해 SKT통신회사 주가를 SKT 중간지주사 주가로 바꿀텐데 이때 매수 시기 등이 모두 최태원 회장 등 오너일가에 유리하게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간지주회사에 대한 지배력 확보는 향후 SK(주)와의 합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김 연구원은 “비통신 사업 가치 제고 등을 이야기하지만 결국 오너일가가 SK하이닉스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고 배당을 확대하는 수순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SKT 중간지주사 시가총액은 10조원을 형성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SKT 인적분할의 진정한 목적이 통신 사업에 묶여 있는 ICT 계열사의 적정가치 평가보다는 오너일가가 SK하이닉스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편 SKT 관계자는 구조 개편에 대해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항이고 경영진이 판단할 문제"라며 "현재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SKT의 중간지주사 전환 가능성을 분석한 금융투자업계 보고서가 나온 이날 주요 SK 그룹사 주가는 상승 마감했다. SK(주)는 전날 종가 대비 5.97% 오른 32만9000원에, SKT는 0.61% 오른 24만5500원에, SK하이닉스는 2.04% 오른 12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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